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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신 신고 왔던 천홍욱…핵펀치 2연타에 '불명예 퇴진'

  • 보도 : 2017.07.17 15:13
  • 수정 : 2017.07.1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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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돌아오지 않았다면...? = 지난해 5월25일 열린 관세청장 취임식에서 천 전 청장의 모습. 천 전 청장은 취임식에서 "제28대 관세청장으로 취임해 여러분과 다시 함께 일하게 된 것을 더 없이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관세청 안팎의 큰 기대를 받으며 관세청장 자리에 올랐던 천홍욱 전 관세청장이 지난 14일 변변한 퇴임식도 치르지 못한 채 쓸쓸히 관세청을 떠났다.

지난해 5월25일 취임, 418일 동안 경제국경을 지키는 관세청의 수장으로 일해 온 천 전 청장은 취임 당시 지난 2008년 성윤갑 전 관세청장(제22대·재임기간 2005년 5월27일~2008년 3월6일) 이후 배출된 '내부승진 관세청장'으로 관세청 직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인물이다.

사실 천 전 청장은 1983년 행정고시 27회를 합격하고 관세청에 입사해 차장으로 퇴직하기 전(2015년 3월)까지 무려 30년 동안 관세청에 몸 담은 '관세맨'으로 퇴직 직전까지도 그가 내부승진 관세청장 전통을 이어주길 기대하는 직원들의 열망이 컸었다.  

지난 2014년 7월 이러한 관세청 직원들의 열망이 최고조로 달했지만, 백운찬 전 관세청장의 뒤를 이어 관세청장에 부임한 인물은 김낙회 전 청장이었다. 김 전 청장 재임하에 9개월 가량을 더 차장으로 재임한 그는 2015년 3월 명예퇴직 후 민간인 신분이 됐다.

1년2개월이 흐른 지난해 5월 그는 힘차게 강물을 거슬러 돌아온 연어마냥, 제28대 관세청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일이었고 그 누구도 그의 부활 과정에 일말의 의구심 조차 품지 않았다.   

관세청 명예 먹칠한 '충성맹세·면세점 파문'
 
천 전 청장 취임 후 7개월 동안 관세청은 탄탄대로까지는 아니었지만 큰 대과 없이 흘러왔다. 하지만 지난 1월 김대섭 전 인천세관장이 최순실의 측근인 고영태에게 금품을 건네고 1급지인 인천세관장으로 영전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최순실 등과 천 전 청장이 어떤 형태로든 관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대세였다. 지난 4월 일련의 문제로 검찰 소환 조사까지 받았던 천 전 청장 스스로 이들과의 관계를 강하게 부정(심지어 보도자료까지 내고 관계를 부정했었다)했기 때문이 컸다. 

하지만 지난 6월 천 전 청장이 검찰 조사에서 고영태와 최순실을 만났다는 사실을 시인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거짓말 논란도 논란이었지만 관세청장 취임 다음 날 최순실을 만나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등 부적절한 언행으로 '충성맹세' 논란까지 불거졌다.

가뜩이나 이 문제로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던 천 전 청장은 최근 발표된 감사원의 면세점 선정 관련 감사 결과, 일련의 부적절한 행위(자료 파기 지시)를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설 자리를 완전히 잃게 됐다. 일찌감치 교체 대상으로 분류되어 있었지만, 후임자가 완전히 결정되지 않은 마당에 면세점 비리 유탄에 맞아 퇴임식도 없는,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된 것이다.

떠나는 순간까지 업적 나열한 천 전 청장

일련의 추문에 휩싸인 순간부터 천 전 청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관세청 내부에서 흘러나왔지만 천 전 청장은 상당기간 동안 관세청장으로서의 대내외 활동을 강행했다.

일부에서는 후임 관세청장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천 전 청장이 직을 내려놓는 것이 무책임한 처사라는 '옹호론(?)'을 펴기도 했지만 이미 그를 등진 관세청 내부의 시선은 싸늘했다.

천 전 청장은 의원면직으로 관세청을 떠나게 된 마지막날까지도 상식밖의 행보를 보였다. 지난 14일 천 전 청장이 전국 4500명 관세청 직원들에게 발송한 퇴임사는 미안한 마음보다는 자신의 업적을 나열하기에 바빴다.

천 전 청장은 "지난해 5월 청장 부임 제안을 받고 많은 고민을 했다"며 "관세청에서 오래 근무했던 경험과 자식을 바탕으로 그 당시 관세청의 어려운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청장직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본인의 업적을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10개의 내용을 숫자로 일일이 표시해가며 1)무역통계를 우리 청 단독으로 발표하게 된 일, 2)수출지원 대책을 마련하여 우리 경제성장의 토대를 닦은 일, 3)장장 3년 간에 걸친 4세대 국종망을 성공적으로 개통한 일, 4)특송물류센터를 구축해 국민들의 해외직구 폭발적 증대를 뒷받침한 일, 5)감사관과 EU관세관에 우리 청 직원을 임명한 일, 6)WCO Officer를 새롭게 추가한 일, 7)관세국경위험관리센터/정보개발과를 신설한 일, 8)우리 청의 세종시대를 열 관세평가분류원을 이전한 일, 9)관세국경을 든든히 지켜낼 인천세관 휴대품통관2국장과 T2 필요인력을 확보한 일, 10)급변하는 관세환경에 발맞춰 우리 청의 미래 지향점이 될 관세행정 중장기 발전전략을 수립한 일 등을 나열했다.

관세청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한 대목에서는 1)제 말과 행동으로 인해 상처 받으신 분 2)제 임기 중에 여러가지 이유로 공직을 떠나신 분 3)승진에 누락되어 섭섭했던 분 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만 밝혔다.

천 전 청장은 "우리 청이 처한 상황을 보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저는 평생 배운대로 법과 원칙에 따라 모든 업무를 처리했다고 굳게 믿고 있다"며 "자연인으로 돌아가 우리 모두의 명예와 자부심을 회복하는데 최대한 노력하겠다'고만 언급, 자신이 연루된 의혹이나 문제에 대한 설명이나 사과는 단 한 줄도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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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홍욱 전 관세청장 퇴임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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