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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박근혜 정부가 남긴 숙제, '담뱃세'

③이번에도 꼼수 증세?…'궐련형 전자담배'가 뭐길래

  • 보도 : 2017.07.17 07:20
  • 수정 : 2017.07.1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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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출시된 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현재 국내에선 궐련형 전자담배를 전자담배로 보아야 할지, 일반담배로 보아야 할지를 두고 팽팽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권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로 구분될 경우 지금보다 높은 세금이 부과되고 이에 따라 가격도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 궐련담배에 이어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세금 논쟁이 뜨거운 이슈로 급부상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궐련담배와 전자담배를 혼합한 형태의 담배로, 현재 국내에선 한국필립모리스에서 지난 5월 출시한 '아이코스'가 유일하다.

아이코스는 전자홀더에 담뱃잎으로 만든 '히츠'를 끼워 피는 담배. BAT코리아도 올해 궐련형 전자담배(글로)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KT&G도 출시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전자담배는 액상을 이용하지만 궐련형 전자담배는 실제 담뱃잎을 사용한다.

일반담배와 같이 담뱃잎을 불에 태우지 않고 찌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냄새나 재가 거의 남지 않는다. 또 니코틴은 함유되어 있지만 일반 담배에 비해 유해물질이 90~95% 적다는 것이 필립모리스 측의 설명이다.

플라스틱 피스를 물어야 하는 전자담배와 달리 담배를 무는 부분도 일반 담배와 거의 흡사하게 만들어지는 등 이런 저런 이유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궐련담배냐 전자담배냐"

인기몰이도 잠시, 고속 순항을 하던 궐련형 전자담배도 '세금'이라는 암초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는 전자담배와 같은 세금이 부과되고 있는데, 전자담배가 아닌 일반담배와 동일하게 높은 세율의 세금을 부과해야 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는 올해 초 이미 담배소비세와 건강증진부담금에 대한 과세 근거를 담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들은 궐련형 전자담배를 일반 담배가 아닌 전자담배로 보고 담배소비세 1g당 88원, 건강증진부담금 1g당 73원을 각각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기획재정위원회가 담당하고 있는 개별소비세에서 불거졌다.

더불어만주당 박남춘 의원 등이 개별소비세를 전자담배 수준인 1g당 51원으로 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지만, 일부 의원들이 궐련형 전자담배에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특혜'라며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 등이 발의한 20개비당 594원을 적용해야 한다고 맞선 것.

이에 따라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배소비세와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이 액상형 전자담배와 비슷한 수준으로 부과되고 있지만 해결되지 못한 개별소비세는 세율이 가장 낮은 파이프 담배 수준(연초 고형물 1g당 21원)으로 부과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코스 궐련 히츠는 일반담배와 비슷한 1갑당 43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담배소비세,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지방세 등의 각종 세금은 일반담배(1갑당 3318원)의 60%수준(관세포함 1갑당 2000원 가량)으로 납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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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는 담배일 뿐, 흡연 장려하지 말자"

지난달 자유한국당 김광림 의원 등 야당과 무소속 의원 10인이 궐련형 전자담배에 일반 담배와 동일한 세금을 물리자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며 상황은 급변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담배처럼 담뱃잎을 원료로 하고 모양과 흡입 방식이 같은데다, 입에서 증기 형태의 연기가 배출된다는 이유로 일반담배와 사실상 동일하다는 것이 법안 제출의 이유다.

김 의원은 "현행법은 궐련형 전자담배에 일반담배 보다 현저히 낮은 세율을 적용하며 일반담배는 금연을, 전자담배는 흡연을 장려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궐련형 전자담배가 몸에 냄새가 배지 않고 실내에서 피워도 연기와 냄새가 적다고 홍보하며 '착한 제품'으로 오인하게 하는 점은 청소년들이 부정적 인식 없이 쉽게 흡연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기존 1g당 88원이던 담배소비세는 1갑 기준 1007원으로, 73원이던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841원으로 변경된다.

개별소비세 역시 일반담배와 동일한 수준으로 상승한다. 일각에선 법안대로 궐련형 전자담배에 일반담배와 동일한 세금이 부과될 경우 현재 4300원에 판매되는 히츠 1갑이 6000원 후반대로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꼼수 증세…유해성 줄였으면 세율 낮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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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아이코스 전문 매장.

업계와 흡연자 인권단체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가격인상 조짐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궐련형 전자담배를 일반담배와 동일시해 같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외부불경제로 인해 담배에 세금을 부과하는 과세 논리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안드레 칼란조폴로스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회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아이코스 스토어에 방문, 궐련형 전자담배의 세금 부과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칼론조폴로스는 "담배에 세금을 부과하는 이유는 흡연자 의료비 부담과 금연 정책의 두 가지 측면이 있다"며 "논리적으로 유해성을 줄인 제품이라면 세율도 이에 상응해 낮아져야 맞다"고 말했다.

아이코스의 유해성이 일반 담배보다 덜한 만큼 의료비 부담도 줄어들고 이에 따라 세율도 낮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어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런 정책을 적용하고 있고 한국 정부도 그렇게 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재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는 영국·독일·이탈리아·스위스·한국 등 25개국, BAT의 글로는 일본·캐나다 등 2개국에 출시한 상태다.

실제 일반담배 대비 궐련형 전자담배 세율은 영국 12%, 네덜란드 16% , 덴마크 18% , 스위스 21% , 루마니아 27% , 그리스 27% , 포르투갈 46% , 이탈리아 47% , 스페인 53% , 일본 53% 수준으로 대부분 낮게 책정되고 있다. 

일각에선 김 의원의 법안이 국민건강 증진 보단 세수확보, 그리고 외국계 담배회사에 비해 기술에서 뒤쳐져 있는 국내 기업을 위한 법안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흡연자 커뮤니티 아이러브스모킹은 "국회에서 세율조정의 마지막 단계인 개별소비세 확정이 미뤄지고 있는데 세금을 더 부과하기 위한 '꼼수 증세'를 시도하는 것 아닌지 의심된다"며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의 인상으로 가격이 오를 경우 실질적인 피해자는 서민 흡연자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작은 부분의 인상이라 할지라도 이를 통해 전체적인 담뱃세 인상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떠한 형태의 담배든 담뱃세 증액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세전문가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일반담배로 취급해 같은 세금을 부과하는 나라는 없다"며 "담배에 세금을 부과하는 목적이 건강이라면 건강을 그만큼 덜 해치는 경우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과세논리에 맞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가격이 오르면 일반담배 수요가 늘어날 텐데 이는 정책목적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국회의 결정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 3월 국회 조세소위에서 박남춘 의원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아이코스에 붙는 개별소비세에 대한 부과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박남춘 의원안, 박인숙 의원안, 김광림 의원안이 제출되어 있는데, 정부에서는 국회의 합의가 이루어지는 부분에 대해선 반대할 입장이 없다. 과세 근거를 서둘러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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