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대구지방세무사회 투표에서 연설하는 백운찬 회장 후보(왼쪽)와 이창규 회장 후보(오른쪽)
장외 설전 이어 또 다시 비방전 벌이다 '연설중단'
이창규 후보 '예산공약' 쟁점으로…"지방회 홀대하나"
서울과 대전, 광주지방세무사회 선거가 종료되고 제30대 한국세무사회장 선거전이 2라운드(대구·부산·중부)로 접어들면서 후보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져가는 모습이다.
이번 선거전 1라운드는 일부 후보들의 과도한 상대후보 깎아내리기 등 '비방전'으로 얼룩지면서 투표율(서울 : 79%→68%, 대전 : 80%→69%, 광주 : 84%→78%)이
2년 전 선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흥행 측면에서도 실패한 선거로 귀결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부 후보들은 장외에서까지 설전을 벌이는 등 날선 신경전을 계속했다.
22일 대구지방세무사회 정기총회가 준비 중이던 이른 아침, 행사장을 둘러보던 일부 후보들은 서로의 소견문 내용을 둘러싸고 한참 동안 언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신경전의 여파인지 이날 소견문 발표에서는 또 다시 '마이크 중단' 사태가 빚어졌다.
이날 대구회 투표에서는 비교적 객석이 텅 비었던 타 지방회와 달리 총회장에 회원들이 가득 착석한 채로 소견문 발표가 진행됐다.
◆…총회장을 가득 메운 대구지방세무사회원들.
하지만 전날 광주회 소견문 발표에서는 아무런 제재없이 무난히 연설을 마쳤던 김성겸 윤리위원장 후보가 돌연(?) 백운찬 현 세무사회장에 대한 비방 발언을 재개하면서 다시 아수라장이 됐다.
선관위 경고를 3차례 받은 김성겸 후보의 연설은 중단됐다.
김형상 감사 후보는 소견문 발표 도중 "세무사 신문에 사실을 기반으로 한 기고문을 게재했는데, 이를 이유로 한 회원에게 고소를 당해 생애 처음으로 경찰서 출두를 앞두고 있다"며 잔뜩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최원두 선관위원장은 "선관위가 후보들의 공보물에서 허위사실, 비방으로 판단해 삭제한 내용마저도 연설에서 공표되고 있어서 매우 유감스럽다"며 "선거규정을 위반했을 시 엄정하게 대응할 예정이며, 위반 시 그 책임은 전적으로 후보자에게 있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과 중부세무사회 순회투표를 남겨둔 선거전은 이창규 후보가 내놓은 예산공약을 둘러싼 논란이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예산공약을 두고 전현직 지방회 임원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서울과 대전, 광주 순회투표 소견문을 통해 업무추진비 3억1000만원, 판공비 7200만원, 행사지원비 8000만원, 회의비 15억1000만원 등 총 60억원 가량의 회 운영 관련 경비를 삭감하겠다고 밝힌 상황.
불요불급한 예산을 제외한 부분들을 걷어내 예산 슬림화를 추구하겠다는 취지에도 불구,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모습이다.
세무사회에 따르면 이 후보가 삭감을 약속한 판공비 및 행사지원비 등은 본회가 아닌 지방회가 대부분 사용하는 예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비의 경우에도 15억1000만원 중 30% 수준인 4억4000만원이 지방회 사용분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 예산들은 본회와 지방회의 회무를 추진하는 데 소요되는 경비로 매년 본·지방회 임원들이 당면 현안 등을 감안해 예산결산위원회에서 논의해 결정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방회의 씀씀이를 줄이겠다는 공약이나 다름없다는 것. 활성화를 해야 할 지방회를 홀대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한 지방회 현직 임원은 "예산 편성의 이유와 목적을 알고 있다면 할 수 없는 공약"이라며 "지방회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것으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후보가 내놓은 제도개선비 4억4000만원과 대외전략비 7000만원 폐지 공약 또한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제도개선비와 대외전략비는 세무사의 업무영역 확대를 위한 대외기관 활동비 성격의 예산으로 이익단체인 세무사회로서는 필요불가결한 예산. 이와 관련해 세무사회는 올해 예산편성에서 김영란법 시행을 감안, 2017년 제도개선비를 전년대비 축소, 3억6000만원 수준으로 편성한 바 있다.
세무사회 한 임원은 "회원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예산을 줄이고 투명하게 쓰겠다는 취지는 이해한다"며 "다만 제도개선비 등 예산이 왜 필요한지는 회 임원을 해본 사람이라면 다 안다. 이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이 과연 현실성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