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여신상 디케
기한 후 신고로 증여세를 납부했지만, 주식 증여일 당시와 주식이 상속으로 인해 다시 명의신탁된 날을 기준으로 봐도 주식의 소유명의자가 아니었다면 실제소유자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은 것으로 볼 수 없어 과세가 잘못이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하태흥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제기한 증여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A씨의 주장이 이유 있다"며 A씨의 청구를 인용하고 과세처분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2002년 12월 31일 당시 N사가 발행한 보통주 3320주의 주주명부상 명의자였다.
A씨는 N사의 회장 B씨로부터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 받았다가 2010년 2월 17일 B씨가 사망하자 그 아들인 C씨가 이 사건 주식을 다시 명의신탁한 것으로 보아 2013년 4월 30일 국세청에 기한 후 신고하고 증여세를 납부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상증세법의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해 수증자를 A씨, 증여자를 C씨, 증여일을 2012년 1월 1일로 한 증여세 19억원을 납부했다.
한편, 국세청은 2014년 8월 25일 A씨의 기한 후 신고를 그대로 받아들여 증여세 19억원을 결정했는데(이 사건 신고시인결정), A씨는 그 통지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2015년 7월 3일 국세청에 이 사건 신고에 대한 결정을 통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국세청은 2015년 7월 20일 A씨에게 'A씨의 기한 후 신고는 2014년 8월 25일 결정됐으며, 통지 여부는 현재 확인할 수 없으나 해당 통지문을 붙임과 같이 보내드리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며 A씨의 기한 후 신고대로 증여세 19억원을 결정했다고 취지의 공문을 첨부해 회신했다.(이 사건 신고시인결정 통지)
A씨는 이러한 국세청의 '신고시인결정 통지'에 불복해 2015년 7월 31일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으나 2016년 5월 20일 기각결정을 받았다.
이 사건의 쟁점은 2 가지로 모아졌다.
첫 번째는 A씨가 전심절차인 조세심판 청구기간을 도과했다는 국세청의 입장과 그렇지 않다는 납세자의 입장 대립이다.
이에 대해 행정법원 재판부는 국세청의 본안 전 항변이 이유 없다며 A씨의 입장을 받아들여 "전심절차(조세심판 청구)의 기산일은 2015년 7월 20일이고, A씨는 2015년 7월 31일 조세심판을 청구했으므로 적법하게 전심절차를 거쳤다"고 판단했다.
두 번째 쟁점은 이 사건 신고시인결정 통지의 적법 여부다.
A씨는 "이 사건 주식의 증여일인 2012년 1월 1일 현재 이 사건 주식의 명의자가 아닌 자신에 대해 명의신탁에 따른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신고시인결정 통지'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행정법원 재판부는 "A씨는 이 사건 신고시인결정 통지에서 이 사건 주식의 증여일로 본 2012년 1월 1일에 이 사건 주식의 소유명의자가 아니었고, 또 C씨가 이 사건 주식을 상속했다는 2010년 2월 17일에도 이 사건 주식의 소유명의자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 사건 주식의 명의자가 아니언서 실제소유자로부터 이 사건 주식을 증여받은 것으로 볼 수 없는 A씨에게 상증세법에 따른 증여세를 부과할 수는 없다"며 "따라서 이 사건 신고시인결정 통지는 위법하다"고 판시해 A씨의 청구를 인용했다. [참고 판례 : 2016구합72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