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향해 "핵 포기 결단 하면 적극 도울 것" 압박
문재인 대통령이 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을 맞아 "남북관계는 새롭게 정립되고 발전되어야 한다"며 "김대중 정부의 화해협력정책과 노무현 정부의 평화번영정책을 오늘에 맞게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을 향해 "북한의 핵 포기 결단은 남북 간 합의의 이행의지를 보여주는 증표"리며 "이를 실천한다면 적극 도울 것"이라고 압박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식에서 "남북공동선언에 담긴 꿈이 반드시 이뤄지도록 함께 노력하자"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께서 짊어지셨던 역사의 무게가 깊게 느껴진다. 김 대통령님은 '행동하는 양심으로', '두렵지만 나서야 하기 때문에 나서는' 참된 용기를 보여주신 분"이라며 "그 용기가 대한민국의 민주화 시대를 열었다"고 고(故) 김대중 대통령을 추모하기도 했다.
이어 "무엇보다 김 대통령님의 큰 발걸음은 남북화해와 평화, 햇볕정책에 있었다. 김 대통령님은 한반도 문제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몸소 실천적으로 보여주셨다"며 "분단 후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관계의 대전환을 이끌어냈다. 남과 북의 평화통일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시켜 주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경색된 남북관계를 지적하며 새로운 남북관계 정립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6.15공동선언은 남북문제의 주인이 우리 민족임을 천명했다. 남과 북은 또 10.4 선언으로 분명히 약속했다"며 "남북의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보장을 위한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관련국 정상들의 종전 선언을 추진해가기로 약속했다. 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한다고 약속했다"며 "이 약속에 북한 핵문제 해결의 해법이 모두 들어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을 겨냥, "최근 북한이 6.15 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의 존중과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핵과 미사일 고도화로 '말 따로 행동 따로'인 것은 바로 북한"이라며 "북한의 핵 포기 결단은 남북 간 합의의 이행의지를 보여주는 증표다. 이를 실천한다면 적극 도울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어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추가 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 그리고 북미관계의 정상화까지 포괄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핵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거듭 압박했다.
문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님은 북한의 도발적 행동으로 인한 한반도 위기 속에서도 남북화해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위기는 기회"라며 "미국을 비롯해 국제적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며 남과 북이 함께 번영을 구가할 수 있는 의지와 지혜, 역량을 우리는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과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2000년 6.15공동선언, 2007년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10.4정상선언 등 우여곡절 끝에 일궈낸 남북 관계의 발자취들을 언급하며 "남북당국 간의 이러한 합의들이 지켜졌더라면, 또 국회에서 비준되었더라면 정권의 부침에 따라 대북정책이 오락가락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남북합의를 준수하고 법제화 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남북합의 법제화를 강조했다.
이어 "역대 정권에서 추진한 남북합의는 정권이 바뀌어도 반드시 존중되어야 하는 중요한 자산이다. 정부는 역대 정권의 남북 합의를 남북이 함께 되돌아가야할 원칙으로 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당면한 남북문제와 한반도문제 해결의 방법을 그간의 합의에서부터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의 온 겨레가 경제공동체를 이뤄 함께 잘사는 역사, 한강의 기적이 대동강의 기적을 일으켜 한반도의 기적이 되는 역사, 그 모든 역사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라며 "너무 오랫동안 닫히고 막혀 있었다. 남북이 오가는 길만 막힌 게 아니라 우리들 마음까지 닫혀있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야와 보수진보의 구분 없이, 초당적 협력과 국민적 지지로 남북화해와 협력, 평화번영의 길이 지속되게끔 하겠다"면서 "여러분도 함께 노력해 주십시오. 국민들 마음속의 분단이 평화로운 한반도를 향한 벅찬 꿈으로 바뀌어가도록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께서 함께 노력해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올해 만 94세인 김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건강을 기원하며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생전에 여사님께 보냈던 존경과 사랑을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있다. 여사님께서 평화를 이룬 한반도를 보시는 것이 우리 모두의 기쁨이 될 것이다. 이희호 여사님,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꼭 좋은 세상 보십시오"라고 인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