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석·보좌관 회의 주재 "대통령에 이견 제시가 의무"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대통령 지시에 대해서 이견을 제시하는 것은 꼭 해야 될 의무"라며 새로운 청와대 회의 방식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취임 후 첫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과거에 어떻게 운영했다는 사실은 다 잊어 달라. 문재인 정부에서는 수보회의를 문재인 정부답게 새롭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잘못된 방향에 대해 한 번은 바로 잡을 수 있는 최초의 계기가 여기인데, 그때 다들 입을 닫아버리면 잘못된 지시가 나가버린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결론·받아쓰기·계급장'이 없는 이른바 '3무(無) 회의'를 원칙으로 내세웠다.
그는 "수석·보좌관 회의는 대통령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이 회의를 지시사항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원칙적으로 소통하고 공유하고 결정하는 자리다. 여기서 격의 없는 토론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시는 그렇게 못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격의 없는 토론이 필요하기 때문에 회의는 미리 정해진 결론이 없고, 배석한 비서관들도 언제든지 발언할 수 있다"며 "대통령의 참모가 아니라 국민의 참모라는 생각으로 자유롭게 말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받아쓰기는 이제 필요 없다"며 "여기서 오간 내용을 전파하려면 자료가 필요할 수 있는데 자료는 정리해서 배포할 테니 여기서는 그냥 논의에만 집중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얘기하면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얘기했을 것이란 생각에 내가 궁금하게 여기는 부분들도 '다 걸러 졌을테지' 라고 생각하기 쉽다"면서 "상식적으로 잘 맞지 않는 부분은 자유롭게 얘기를 해줘야 말 그대로 자유로운 토론이 된다"고 거듭 다양한 의견 제시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부서 간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참여정부의 이라크 파병 당시 부처 간 소통이 부재했던 점을 지적하며 "파병은 정무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사안인데 상당기간 안보실에서만 논의가 됐고,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 이후 비판여론이 생기니 그 다음에 정무쪽에서 논의에 참여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다 일찍 정무가 논의에 참여했으면 결정이 다르게 흘러갔을 수도 있고, 똑같은 결정을 하더라도 조금 더 여론에 대한 설득도 해가면서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책적인 사항이나 안보에 대한 사항이라 하더라도 정무적인 판단도 필요하다 하는 사항들은 회의에 올려서 같이 공유하든 논의하든 해야 정무도 일을 함께 추진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오늘은 페이퍼 회의를 하는데, 앞으로는 노트북 회의를 하겠다"며 "가급적 종이 문서를 사용하지 않고, 업무 시스템인 'e-지원'을 업그레이드해 사용하면 모든 게 그 속에 담겨 전자문서로 자동 저장·보관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는 매주 월요일 오후와 목요일 오전에 정례적으로 수석보좌관 회의를 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월요일 오전에 회의하면 실무진이 일요일 특별근무를 하게 되니 월요일은 오후에 하겠다"며 "당분간은 제가 주재하고, 정착되면 한 번은 제가 하고 한 번은 비서실장이 주재하도록 하고 비서실장도 안 되면 정책실장께서 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