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중반부로 들어서면서 후보들의 선거전략 및 유세 일정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지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유세행보를 살펴보면 기조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문 후보의 초반 유세 핵심 기치는 '통합 대통령'과 '준비된 대통령'이었다.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17일부터 22일까지 첫 주차엔 최대한 많은 지역을 순회하며 '통합'과 '준비된' 대통령의 모습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24일부터 2주차에 들어선 이번주에는 토론 집중과 안보행보를 적극 내세우며 '든든한 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1일 1정책발표 기조를 유지하며 '준비된 대통령'의 모습도 각인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유세기조 변화는 선거구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전병헌 전략본부장은 "선거흐름에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며 "2강(문재인‧안철수) 3약(홍준표‧유승민‧심상정)에서 1강(문재인) 1중(안철수) 3약(홍준표‧유승민‧심상정)으로 변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든든한 정책, 준비된 정책을 전략적으로 기조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2위 후보와의 격차가 오차범위 이상으로 벌어진 상황에서 대세론을 다지면서 '든든한 대통령'을 강조하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부산 서면 일대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문 후보 측)
문 후보의 유세전략 변화에는 지난 주 선거운동 첫주에 나타난 압도적 현장 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7일 대구-대전-수원-광화문 전국 4권역을 찍는 첫날 순회 유세부터 지지자들의 열기가 대단했다. 이후, 전북 전주와 광주, 부산, 인천 부평, 충남 천안 등 가는 곳마다 인파로 둘러쌓인 장관이 연출될 정도였다.
지난 17일부터 26일까지 10일 간의 이동거리는 총 4,350km에 이른다.
문 후보는 4차TV토론이 있었던 23일과 안보 집중행보를 보였던 전날(26일)을 제외하곤 지역유세를 한 지역 이상 다녔다.
그간 그가 유세를 다닌 지역은 15곳이다. 대구를 시작으로 대전‧수원‧서울‧제주‧전주‧광주‧춘천‧원주‧청주‧인천‧부산‧울산‧창원‧천안에 이른다.
특히 지난 공식선거 이래 첫 주말이었던 22일(토) 방문한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 유세는 발 디들 틈 없이 3만 명(후보측 추산)이 자리해 문 후보 측 유세인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인천 부평 유세 역시 '2002년 월드컵 이래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였다.
문 후보는 부산 서면 유세에서 "대통령 선거일 다음날부터 바로 실전이다. 곧 바로 경제위기, 안보위기, 외교위기, 다 해결해야 한다. 저 문재인 대통령 준비 끝났고, 국정운영 설계도 완성했으며, 성공한 대통령 자신 있다"며 '준비된 대통령', '든든한 대통령'을 강조했다.
이와 같은 연설을 하는 동안 시민들의 박수와 함성이 끊이지 않았으며 "안보 대통령, 경제 대통령의 적임자가 누구냐"는 문 후보의 질문에 시민들은 "문재인"을 거듭 연호하며 환호했다.
문 후보는 이날 부산 연고인 롯데 야구단 소속이던 박정태 전 선수와 함께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소위 '봉다리'라 불리는 사직야구장의 상징적 응원 차림인 주황색 비닐봉투를 머리에 둘러 묶었다. 그는 '부산갈매기'와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시민들과 함께 부르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4일 오후 천안 동남구 신부문화의 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문 후보 측)
문 후보는 첫 주에 여러 권역을 거미줄처럼 촘촘히 다니며 지역유세에 힘쓴 반면 선거운동 중반부로 들어선 이번 주부턴 충남 천안 한 지역에서만 유세를 벌인 상태다.
지난 21일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이 노무현 정부가 북한에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의견을 물었다는 '쪽지'를 공개하며 다시 한번 '안보 색깔론'이 화두가 됐다.
이에 문 후보는 잠시 수세에 몰렸지만, 보수성향이 강한 충청지역에서 유세를 진행하며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안보 공세'에도 불구, 지난 24일 문 후보가 찾은 천안 신부문화의 거리유세에 1만 5,000여명(문 후보 측 추산) 시민들이 모여들어 '대세'를 입증했다.
특히 이날 경선 경쟁자였던 안희정 지사의 부인인 민주원 씨와 아들 안정균 씨까지 참석했고 세종시 의원인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천안, 충남 지역의 의원들이 다수 참석해 당내 통합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문재인 대선후보가 26일 오후 경기 포천 육군승진과학화 훈련장에서 열린 '2017 통합화력격멸훈련' 참관을 마친후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문 후보 측)
선거유세 시작 2주차에 들어 문 후보의 이동거리는 크게 줄었다.
단순비교는 힘들지만 첫 주 3일 간(월~수요일)의 이동거리는 2,100km인 반면 2주 차에 들어선 3일간(월~수요일)의 이동거리는 600km에 불과했다.
유은혜 수석대변인은 "문 후보는 국민들의 삶이 바뀌는, 생활밀착형 1일1정책 제안으로 정책주도 선거를 선거 마지막 날 까지 이어 가겠다는 의지를 1일1정책 행보로 통해 재차 강조한다"고 밝혔다
전 전략본부장은 "이번 주는 주로 TV토론에 집중하겠다. 금요일까지 TV토론을 정리 하면서 1일 1일 정책 할 것"이라며 "주말에는 다시 현장 유세로 전환해서 토요일, 일요일엔 현장유세에 집중 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유세 '숨 고르기'에 들어간 문 후보는 '안보 행보'를 늘려 '든든한 대통령'을 강조했다. 보수진영의 '종북 프레임'과 '색깔론' 공세를 타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26일 '천군만마(千軍萬馬) 국방안보 지지선언' 행사와 '2017통합화력 격멸훈련'에 연이어 참석했다.
'천군만마 지지선언'에 참여한 인사들은 군‧경찰‧국가정보원 등의 출신 1000여 명으로 구성됐으며 이에 문 후보는 "참여하신 국방전문가가 1000명이 넘는다고 하니 이제 대한민국 안보 더불어 민주당이 확실히 책임질 수 있다고 국민들께 자신 있게 보고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에는 예비역 여군들이 '젊은여군포럼'을 창설해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또 대선후보들 중 유일하게 '통합화력 격멸훈련'에 참석해 “안보태세에 있어서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생각으로 대선후보들까지도 함께 안보에 관심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오늘 훈련 참관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나아가 한반도민주청년연합, 남북현대사산책 등 4개 탈북청년단체도 26일 성명을 통해 "김일성 왕조가 지배하는 독재체제가 싫어 남쪽으로 내려온 우리는 문재인 후보에게 희망을 걸어본다"고 지지선언을 했다.
이들은 최근 '주적 논란'에 대해 "'주적' 문제를 꺼내든 한 후보는 대북정책에 대한 검증을 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문재인 후보를 북한과 엮어보려는 꼼수를 쓴 것"이라며 "우리 탈북청년들의 눈에 문재인 후보는 종북이 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5일 오후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로 열린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문 후보 측)
한편 문 후보 측은 "27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가 있고, 이후, 경기 남부 벨트에서 집중 유세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28일은 선관위주최 2차 토론이 예정 되어 있으며, 29일은 전북과 전남 곳곳에서 유세를 하고, 통합 대통령 행보를 이어간다.
30일 일요일은 대전·세종의 충청 유세에 이어, 서울로 올라와, 서울 집중 유세를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 측은 토론회, 지역유세 중에도 '1일 1정책' 기조를 유지해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시리즈 정책발표가 이어질 것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