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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장학재단 기부자 재단 설립 관여해야 증여세 부과 가능"

  • 보도 : 2017.04.20 17:37
  • 수정 : 2017.04.20 17:37
대법원 전경

◆…대법원 전경

"황필상 수원교차로 회장 180억 기부에 140억 증여세 부과 부당"

공익재단에 기부한 주식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려면 기부자가 재단 정관 작성이나 이사 선임 등 설립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때에만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일 구원장학재단이 제기한 증여세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경제력 세습과 무관하게 기부를 목적으로 한 주식 증여에까지 거액의 세금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다시 서울고법에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공익재단에 기부된 주식에 증여세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기부자가 재단의 정관 작성, 이사 선임 등 설립 과정에 실질적으로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기부자가 설립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재단 설립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재산을 출연한 것만으로 증여세 부과 처분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원심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원고인 구원장학재단은 생활정보지인 수원교차로 창업자인 황필상씨가 지난 2002년 주식 90%(177억원 상당의 가치)와 현금 2억원을 기부해 설립됐다. 

국세청은 이와 관련해 지난 2008년 구원장학재단에 대한 세무조사를 통해 "황 씨의 주식 기부는 현행법상 무상증여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재단에 140억원 가량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이에 구원장학재단은 증여세 부과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황씨와 수원교차로가 상증세법 규정상 '특수관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경제력 세습과 무관한 주식 증여에도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1심 법원은 "황필상씨의 주식 출연은 경제력 세습 차원이 아닌 순수한 장학사업을 위한 것이므로 거액의 세금 부과는 부당하다"며 구원장학재단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반해 항소심인 고법은 "황씨와 재단의 주식을 합하면 수원교차로의 주식 전부가 되는 점 등에 비춰 보면 양자는 상증세법상 특수관계로서 과세 대상이 된다"며 과세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황씨가 실질적으로 재단을 설립한 경우에만 황씨와 재단 주식을 합쳐 수원교차로와의 특수관계를 따질 수 있다"며 원심(2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다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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