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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무락의 세무사합격 'Step by Step']

7년 전 세무사1차 시험 그날의 '추억'

  • 보도 : 2017.04.17 06:59
  • 수정 : 2017.04.17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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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1차 시험장에 간 것이 언제인지 까마득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노트북을 켜고 앉아 눈을 감으니 2010년 4월의 그날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세무사 시험 도전을 외치고 불과 6개월의 시간이 흐른 뒤에 처음 맞이하는 시험이었다.
 
시험 전날 밤의 일이다. 잠을 자야한다는 강박에 잠은 안 오고 지각에 대한 공포가 잠을 뒤척이게 만든다.

"큰일이다. 이렇게 잠을 못자고 들어가서 정신 못 차리면 어떡하지..."

결국 난 2개의 핸드폰과 1개의 시계에 맞춰 둔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깨고 말았다. 거의 한 숨도 못 잔 상태로 말이다.

세수를 하고 식탁에 앉아 소화가 잘 되는 밥과 무우국, 김 몇 장을 먹은 뒤 일어섰다. 어디선가 기사를 보았는데 아침식사를 하고 시험을 본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점수가 더 높다는 것을 본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자, 이제 출발이다!
 
터져나갈 듯이 한가득 교재를 꾸겨넣은 가방을 들고 도착한 지하철역은 일요일(당시는 시험이 일요일이었다)의 평온함을 간직한 채 고요 속에 잠자고 있었고 그 자리를 나와 등산객 몇몇이 지키고 있었다.

등산객들을 보면서 '이 화창한 봄날에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란 생각이 들면서 내 모습을 유리창에 비춰보았다. 부스스한 머리에 잠바와 추리닝을 입고 빵빵한 가방을 어깨에 맨 나이든 수험생이 서 있었다. 

지하철이 올 때까지 눈을 감았다. 가슴이 쿵닥쿵닥 뛰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때 주머니에서 전날 준비한 우황청심원을 꺼내 반알 깨물어 입에 물었다.

"아차, 이거 먹고 정작 시험장에서 멘탈 풀려버리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이 들자 아직 채 녹지도 않은 우황청심원을 쓰레기통에 뱉고 가져간 물로 입안을 헹구었다. 그래도 입 안 가득 남아있는 그 향을 지울 수는 없었다.

지하철에 타자마자 가방에서 그때까지 덜 외운 세법개론 책을 꺼내 소득세법 소득공제항목들을 외우기 시작했다. 한참을 외우다 불현듯 '이사의 책임'이 기억이 안 났다. 부랴부랴 상법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결국 50분간의 지하철 시간동안 모든 책을 다 꺼내고야 말았다. 옆자리에 있던 분은 나를 아마도 고시공부하다 미친 사람으로 봤을 것이다. 아침 지하철에서 면도도 안하고 머리카락이 뻗쳐있는 남자가 자기 혼자 중얼중얼 거리질 않나, 두꺼운 책들을 꺼내 펼쳐보다가 5분도 안되어 다른 책을 또 꺼내고. 중간 중간 계산기도 두드리고. 갑자기 심호흡도 하고.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고사장 약도를 확인하려는데 나와 비슷한 모습에 잠바, 가방을 메고 있는 꾀죄죄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난 굳이 약도를 볼 필요도 없이 그들을 쫒아가다 보니 고사장이 있는 학교 정문에 당도했다

드디어 전쟁터에 도착한 것이다.

그리고 난 160분간의 사투를 벌였고 그해 평균 61점으로 살아남았다. 물론 마지막 일 것으로 생각한 1차 시험을 그 뒤로도 2번이나 더 치루고 말았지만.

(시험전날 마음가짐)

난 1차 3번, 2차 5번을 치루면서 항상 시험전날을 마주치게 되고 그때마다 전쟁을 치뤘던것 같다.

처음 2년 동안은 매번 잠을 설쳤고 혹시 못 일어날까봐 알람을 몇 개씩 켜놓고 있었지만 그래도 불안은 계속 밀려왔다.

그러다가 3년째 되는 해부터는 슬슬 안정을 찾기 시작하다가 합격하던 해에는 정말 푹 자고 시험 보러갔던 것 같다.

그 방법을 말해보면,

첫째, 일부러 잠을 자려하지 않았다. 잠이 안 오면 졸릴 때까지 그냥 오답노트 꺼내서 계속 봤다.

하루 잠 안 잔다고 절대 시험 망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숱한 경험 속에서 알게 되었다.

시험 전날 잠이 안 오는 분이 있다면 이불속에 있지 말고 일어나서 책상에 앉아 있다 보면 자연스레 마음이 놓이면서 잠이 쏟아질 것이다. 그래도 잠이 안온다면 공부하다 꼬박 세워도 된다. 절대 시험장에서 실수 하지 않는다.

둘째는 시험을 잘 봐야 된다든지 실수하지 말아야 한다든지 하는 강박에서 벗어나야한다.

좀 틀려도 된다. 1차 시험은 10문제 중 4개나 틀려도 합격이다. 특히 회계, 세법은 5개 정도 틀려도 다른 과목에서 만회하면 되기에 합격이 가능하다.

내가 항상 언급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반복해 실전에 적용 한다면 이삭줍기하듯 점수를 확보 할 수 있다.

다 풀려고 하지 말고 시간 걸리는 계산문제 등은 과감히 버린다고 생각하자. 어차피 화살은 발사되었다. 당일 날 발버둥 친다고 실력이 바뀌진 않는다.

이제 남은 건 힘을 빼고 활시위를 떠난 화살을 바라보자. 그냥 아는 것만 풀고 나오면 된다.

내가 모르는 건 남도 모른다. 모르는 문제는 과감히 그동안 푼 답 중 가장 적게 나온 것을 정해 번호 하나로 적어보는 것을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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