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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무락의 세무사합격 'Step by Step']

시험장이란 전장(戰場)에서 살아남기

  • 보도 : 2017.04.10 07:04
  • 수정 : 2017.04.10 07:04

ㅇ세무사 시험을 준비하기로 마음먹은 나는 우선 토익점수를 통과하는 것이 지상최대의 과제였다.

3번에 걸친 도전을 통해 토익점수를 확보한 그해 겨울동안 1차시험을 준비했다. 회사를 다녀야 했기 때문에 학원을 직접가는 것은 불가능했고 오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통로는 인터넷강의와 시중에 떠돌고 있는 세무사시험 합격수기를 구해서 읽는 것 뿐이었다.

한달 단위로 공부계획을 잡고 매일 실행을 하면서 어떤 날은 회사일로 못할 수 있지만 이런 경우는 주말에 최대한 밀어붙이면서 가능한 한달 단위 계획을 달성하려 노력했다.

그렇게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드디어 시험을 불과 2주 남겨 놓은 시점...

문제가 생겼다.

첫째, 공부량이 너무나 부족했다. 법인세는 아직 인터넷강의를 열어보지도 않은 상태이고 회계학 계산문제는 외계어 수준이었다.

둘째, 정확한 내 실력을 확인할 기회가 부족했다. 학원에서 모의고사 한번 보지 못하다보니 나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었다.

결국 나는 승부를 걸었다.

오늘 1차 시험을 불과 2주 남겨 놓은 수험생독자들과 나누고자 하는 주제가 바로 나와 같이 공부량도 실력도 부족한 경우에도 합격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I. 전투에 이기기 위해서는 전투에 앞서 최소한의 군량미 확보와 훈련된 병사가 필수이다.

시험장이라는 전투에 참여하기 전 내 공부의 수준(전해 11월부터 시작)을 간단히 적어보면 아래와 같다. 전투에서 군량미와 훈련된 병사라고 볼 수 있다.

1) 재정학
12월: 미시경제학 1회독(인강)
2월~3월: 기본서 인강 2회독 -> 기본서 2회독(말문제 위주로 기본서 문제풀이 포함-계산문제는 보지 않음)

2) 상법
2월~3월: 기본서 인강 2회독 -> 기본서와 문제집을 각각 2회독(전략과목으로 보고 몰입)

3) 재무회계
11~12월: 기본서 인강 2회독
1~3월: 기본서 2회독(기본서 수록 기본예제/객관식 말문제 위주-계산문제는 보지 않음)

4) 원가회계
11~12월: 기본서 인강 2회독
1~3월: 기본서 2회독(기본서 수록 기본예제/객관식 계산문제 포함)

5) 세법학개론
11~12월: 기본서 인강 1회독(소득, 부가)
1~3월: 소득/부가(기본서 수록 기본예제/객관식 말문제 위주-계산문제는 보지않음), 법인세는 포기, 기타세법은 기본서 2회독(점수획득 전략파트), 객관식문제집 사서 기타세법 파트만 4회독

*공통사항
인강은 1.8배속으로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눈과 귀로 익히고 강사가 말하는 것을 기본서에 옮겨적는 것에 집중함. 주말에 10시간 이상씩 한꺼번에 연속해서 듣기 시도. 4월에 들어와선 1차 기출문제집 10년치 풀어보는 것으로 마무리. 싸울 준비가 다 되었고 이제 전투에 나갈 일만 남았다.

위에 적은 공부량은 그 당시 회사생활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는 것을 우선 말하고 싶다. 그 다음 2번의 1차 준비과정에선 인강은 듣지 않고 포기했던 법인세와 풀어보지 않던 계산문제풀이 등으로 전환했다.

이순신 장군이 23전 23승 했다면 나도 부끄럽지만 1차 시험에 한해서는 3전 3승을 거둘 수 있었기에 아래와 같이 시험장에서의 전략을 적어 보려한다.

II. 전투중에는 전술이 필요하다.

뒤에서는 융탄폭격이 쏟아지고 앞에서는 4과목 160문제가 나에게 달려들고 있다. 달아날 곳이 없다. 앞으로 밀고 갈 수밖에 없다. 유능한 장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참고로 군사학 측면에서 전략과 전술을 구분해 보겠다.

"군사적인 의미로는 전략이란 전쟁 목적을 달성하는 전체 국면에 관계되는 기본방침을 말하며, 전술이란 개개 전투에 관계되는 방책을 말한다."

우리가 시험보기 전 공부 계획을 짜는 것을 전략이라고 한다면 전술은 시험장에서 일어나는 계책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합격 수기나 공부방법에 대한 글에서 보면 전략은 있지만 전술에 대한 얘기는 없다. 아무리 전략을 잘 짜도 전쟁터에서 지면 그것으로 끝난다.

결국 고지전에서 고지에 깃발을 꽂는 것은 전술의 영역인 것이다. 영화 '명량'을 떠올려보자.

이순신 장군은 전쟁에서 이긴 장수라는 평가보다는 23전 23승이라는 혁혁한 공적을 이룬 전투에서 더 빛을 내신 분이다.

본론으로 들어와서 1교시와 2교시라는 전투에서 어떻게 이길 것인가? 3전3승의 베테랑(?)으로서 정리하도록 하겠다. 누차 말하지만 개인의 성향이 모두 다르므로 그냥 참고만 하기 바란다.

첫째. 문제푸는 순서를 미리 머릿속에서 정하고 들어가라(폭탄문제를 피하라).

습관적으로 1번 문제부터 푸는 분들이 계신데 가급적 지양해야 된다. 그 이유는 난이도 조절을 해야 하는 출제자 입장에서 문제배치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주로 앞에 어려운 계산문제나 긴 지문을 배치하게 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수험생들의 머릿속에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일종의 맨붕이 시작된다. 한번 불안감이 몰려오면 뒤에 몰려있는 쉬운 문제들을 놓치게 된다.

간혹 실력있거나 장수생 분들 중에서 자신의 실력을 믿고 과감히 어려운 문제와 씨름하기도 하는데 그건 자살행위이다. 출제자입장에서 그 문제는 맞추라고 낸 문제가 아니라 난이도 조절을 위해 낸 것이다. 절대 시험장에서 자신의 내공을 검증할 필요는 없다. 그냥 시험 일 뿐이다.

이 연습을 시험장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기출문제를 놓고 미리 충분히 연습해야 한다. 최소 1주일 전에는 해야 한다. 그래야 시험장에서는 별 고민 없이 기계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아래는 예시를 보고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보자.

<예시>
1교시: 세법(말문제)->재정학-> 검산/마킹->세법(계산문제)-> 검산/마킹->전체적으로 마킹 재확인-> 못푼 문제 일괄 마킹
2교시: 회계(말문제)->회계(짧은 계산문제: 원가부터)->상법->검산/마킹->회계(긴 계산: 원가부터)-> 검산/마킹->전체적으로 마킹 재확인-> 못푼 문제 일괄 마킹

둘째. 마킹에서 실수 하면 끝이다.(차라리 어려운 문제 하나 푸는 시간에 마킹에 시간써라)

나의 경우에는 마킹을 세 번한다. 반드시 점수 확보가 가능한 문제를 다 풀고 나서 한번, 풀어보았지만 자신없는 말문제나 계산문제 풀고 한번, 전체적으로 마킹 재확인, 그리고 아예 손도 대지 못한 문제는 일괄로 기존 답 중 가장 적은 번호하나를 정해 찍기.

다 풀고 나서 한꺼번에 마킹하게 될 경우, 실수가 발견돼도 돌이키기가 어렵다. 만약 10분 남겨두고 마킹을 시작했는데 중간에 밀려 쓴 것을 알아차렸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건 지옥이다.

또 반드시 마킹 재확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시험장을 나온 다음 가장 걱정하는 것이 마킹을 제대로 했는가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발표 날까지 다리 뻗고 잘 수 있다.(단 2~3분만 투자하면 된다. 그 시간에 모르는 문제 붙잡고 있어서는 안된다)

마킹실수는 전투에서 죽었는 줄 알고 지나쳤던 적군이 내 뒤를 향해 쏘는 격이다. 반드시 확인 사살해야 한다.

셋째. 지문읽을 때 눈으로만 읽지마라.(눈은 내가 원하는데로 읽어버리곤 한다)

분명히 문제를 풀 때는 '맞는 것은?'이라고 봤는데 집에 오는 길에 지나치는 수험생들의 대화를 듣고 문제지를 펼쳤을 때 '맞지 않는 것은?'이라고 되어있는 지문이 적혀있는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있다.

우리는 시험을 보기 전에 수많은 모의고사와 기출문제에 익숙해 있고, 시간이라는 제약으로 인해 빛과 같은 속도로 지문을 읽어내려 갈 수 밖에 없다. 이 둘이 화학적 결합이 우리의 눈에서 일어나면 앞의 상황이 연출된다.

눈으로만 지문을 읽으면 이미 우리의 뇌에서는 지문이 다 끝나기도 전에 기존에 익숙하게 보았던 모의고사의 지문이 캡처되어 떠오르게 된다. 그리곤 순간적으로 오류를 범하게 되고 만다.

그것을 방지하는 것이 손으로 읽거나 펜을 이용하는 것이다.

말문제일 경우 나는 반드시 지문의 마지막을 읽을 때 크게 동그라미를 그렸다. 이 방법을 통해 내 머릿속에 저장된 지문이 튀어나오는 것을 막아주도록 한 것이다. 이 방법으로 큰 효과를 보았다.

넷째. 시험시간 내내 깨어있어라(멘탈관리).

시험을 치를 때의 80분과 누군가를 기다릴 때의 80분은 동일한 시간임에도 우리가 느끼는 정도는 다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시험을 치를 때 우리의 의식은 일종의 아주 재미난 영화를 볼 때처럼 몰입의 단계에 들어가 있다. 쉽게 말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거다.

내가 말하는 깨어있으라는 의미는 앞에서 언급한 전술을 쓰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행위이다. 아무리 좋은 전술도 멘붕 상태에 빠져 있으면 활용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처음 1분이면 풀 수 있다고 생각한 계산문제가 있다고 하자. 물론 모의고사에서 유사문제를 풀어본 적도 있다. 그런데 한번 의욕을 갖고 풀었는데도 보기에 답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푼 시간이 아까워서 과감히 한 번 더 풀어보았는데도 답이 없는 것이다. 그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론적으로는 이미 그 문제는 풀 수 없는 문제로 봐서 포기해야 한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다. 게다가 그런 문제가 한 두 문제 더 있다고 해보자. 그때부터 머릿속이 혼미해진다.

만약 우리 의식이 깨어있다면 그 상황에서 과감히 건너 뛸 수가 있다. 하지만 재미난 영화의 클라이 맥스에서 옆자리의 사람을 의식하지 못하듯이 우리는 이미 무의식의 상태가 되어있는 것이 문제다.

깨어있어야 한다.

내가 연습한 것은 그 상황이 오면 일단 목 돌리기를 해보는 거다. 그리고 감독관의 얼굴을 보거나 초코렛이나 물을 마신다.

깨어있는 행위는 전투에 나가 있는 장수에게 정말 중요한 덕목이다. 만약 '명량'에서 이순신장군이 전투 중 전체적인 판세를 읽지 않고 전투 하나하나에 몰입되어 있었다면 지금 우리가 기억하는 '명량대첩'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시험시간 내내 깨어있음으로 인해 내가 시험을 지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출제자가 파 놓은 모든 함정에 빠지고 종이 울릴 때 쯤 그만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정리>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시험장 들어가기 전에 충분한 연습을 하자.
이기는 군대는 먼저 이긴 뒤에 싸움을 하고, 지는 군대는 먼저 싸운 뒤에 승리를 찾는다.- 손자병법

상기 언급한 전술들은 바로 시험장에서 활용할 수 없다. 미리미리 연습되어 있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군대에서도 틈만 나면 전술훈련을 하지 않는가.

하물며 1년 동안의 고생을 단 하루 만에 결판 짓는 수험생들이 별도의 전술훈련 없이 전투에 참전한다는 것은 위험하다.

언급한 바대로 적어도 시험보기 1주일 전부터 하루에 20~30분을 투자해서 시험장에서 발생되는 상황들을 연습해봐야 한다. 눈을 감고 천천히 떠올려보는 것이다

어느 정도 공부량이 되는 수험생 수준에서 1차 합격의 당락은 3~4문제에서 결판난다. 그 문제는 전술훈련만으로도 건질 수 있다고 장담한다.

여기에 적지 못한 많은 팁이 있지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항목만을 적어보았기에 부족함이 있지만 향후 다른 주제에서 다루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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