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법 제정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생각은 어떨까.
조세일보(www.joseilbo.com)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국세청법 제정'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국세청장 임기제 도입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세일보는 지난달 중순 기재위 소속 의원 26명에게 설문조사를 의뢰, 이 중 11명이 응답했으며 15명은 조기 대선 및 개인 사정 등으로 답변하기 곤란하다는 의견을 보내왔다. 응답자 중 일부는 실명을 밝히길 꺼려해 불가피하게 응답자 전원의 실명을 밝히지 않고 결과만 취합했다.
설문의 주요 내용은 지난 2013년 발의된 국세청법 제정안(정성호 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을 토대로 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1명 전원은 권력기관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정권부패를 방지하는 한편,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고 국세행정이 안정성이 강화되기 때문에 국세청장 임기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답했다.
국세청장의 임기가 보장되면 소신껏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만약 국세청장 임기제를 도입한다면 임기를 '2년 단임'으로 해야 한다는 의원은 4명이었으며 '2년 중임'을 해야 한다는 의원은 6명이었다. 기타로 응답한 의원은 1명이었으며 이유에 대해선 '3년 단임이 적당하다'고 답했다.
임기를 2년 단임으로 해야 한다는 의원들은 중임이 가능하면 국세청장이 인사권자 의중에 따라 업무를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답했으며 2년 중임으로 해야 한다는 의원들은 정권 혹은 정책 연속성을 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업무를 잘한다면 그에 대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국세청장을 내부 인사로 임명하는 소위 '내부승진제'에 대해선 10명의 의원이 반대했으며 1명만 찬성 의사를 표시했다.
내부승진제를 반대하는 의원들은 "외부전문가도 영입을 가능하게 해서 국세공무원 중심주의를 타파해야 한다"거나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개선해야 한다", "내부승진만 가능하면 관료주의가 심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찬성하는 입장에선 "전문성을 보장하고 세무행정의 일관성 확보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답했다.
사무차장과 과세차장을 따로 두는 복수차장제에 대해선 9명이 반대했다. 1명만이 찬성했으며 무응답은 1명이었다.
반대하는 의원들은 "국세청 조직 비대화는 바람직하지 않다", "기존 편제상으로도 충분하다", "차장과 국장간 업무구분이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찬성하는 의원은 "업무의 과중화를 피하고 전문화를 기할 수 있다"고 했으며 무응답 의원은 검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세청에 대한 감독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기획재정부 등에 별도의 기구를 만드는 것에 대해선 8명이 반대했으며 2명은 찬성, 1명은 무응답이었다.
반대하는 의원들은 "국세행정의 문제점은 감독기관 부재로 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 기구 설치는 옥상옥에 지나지 않는다"라거나 "OECD 국가 중 미국을 제외하고 국세청 외부에 감독권한을 가진 위원회를 설치한 사례가 없다"고 답했다. 현재 감독기구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찬성하는 의원은 "정부와 민간의 감시가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감독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세공무원을 특정직공무원으로 전환하고 계급정년제를 도입하자는 질문에 대해선 반대 8명, 찬성 1명, 무응답 2명이었다.
반대하는 의원들은 진급경쟁 과열화 우려와 보수를 인상한다고 해서 부정부패가 사라질 지에 대한 보장이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관세청 등 타 부처와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찬성하는 의원들은 "세무공무원은 일반직 공무원들과는 근무환경이 다르고 이들이 하는 업무가 국가를 구성하는데 중요하다"고 밝혔다.
국세공무원을 특정직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전제로 세무조사 절차를 위반하거나 권한을 남용했을 때 처벌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질문에 대해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8명 처벌강화를 반대한다는 의견이 3명이었다.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원들은 "현재 권한남용에 대한 처벌이 없다", "납세자 권리 구제를 강화하고 행정남용을 막기 위해 필요", "막강한 권한이 있으면 그에 대한 책임도 뒤따라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있었다.
반대하는 입장에선 "다른 공무원과 차이를 둘 만한 이유가 없다", "위법행위는 현행 법률에 따라 처벌하고 세무조사와 관련해선 세부절차 규정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문과는 별도로 국세청의 발전방안을 위해 의원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A의원은 "위법한 세무조사시 환급가산금의 현행 기준을 현실화해서 5배로 인상해야 한다"며 "납세자보호관을 조세심판원 산하로 외부기관에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납부불성실가산세도 현재보다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B의원은 "국세청의 정치 권력화의 방지는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반면, 국세청의 대민서비스 강화와 재량적 세법적용의 측면은 여전히 크게 미진한 상태이므로 이를 위한 제반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C의원은 "국세청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 국세청은 업무와 권한의 핵심인 세무조사와 관련해 정보 공개에 매우 소극적"이라며 "국세청이 상세한 과세 정보를 공개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과세 구조를 파악해야만 불공정한 세무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D의원은 "국세청은 국가를 운영하는데 가장 근간이 되는 재화를 담당하는 부처이지만 언제부터인가 국세청이 사정기관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는 국세청을 정치에 이용하기 때문"이라며 "국세청이 정치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의원은 "탈세 등에 대한 내부제보, 공익제보를 활성화하기 위한 법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F의원은 "전문성 제고를 위한 교육과 납세자보호 조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