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11월 16일 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에서 열린 서기관 승진 임명장 수여식. 이날 수여식에는 '희망사다리'로 일선에서 승진한 김정호 전 순천세무서 개인납세2과장이 승진자 대표로 승진 소감을 발표했다.
개천에서 난 용들…'희망사다리' 인사
능력과 평판에 중점을 둔 임 청장의 인사 철학은 그동안 승진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이들을 승진선상으로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됐다.
말그대로 '희망사다리' 인사였다.
임 청장은 취임식 자리에서 "열정을 갖고 헌신한다면 일선 세무서에 근무해도 관리자로 승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시나 비고시, 본청이나 일선 세무서를 구분 짓지 않고 중용하겠다는 메시지였다.
그리고 이 같은 희망사다리 인사는 '반짝'에 그치지 않고 매년 이어져 왔다.
2014년 단행된 사무관 승진인원은 전년보다 23명이 늘어난 227명으로 역대 최대 인원을 기록했다. 이 중 일선 세무서에 배정된 승진인원은 52명으로 총 승진자 중 32%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12명이 늘었고 비중도 4.4% 증가했다.
2015년 사무관 승진인원은 전년 기록을 갱신한 231명. 일선 직원도 역대 최대인 57명이 포함되면서 수많은 일선 6급 고참들이 승진의 기쁨을 누렸다. 2016년 다소 줄어든 208명이 사무관으로 승진했지만 일선 승진인원이 52명으로 오히려 비중은 높아졌다.
사무관 뿐 아니라 일선에서 서기관으로 승진한 이도 여럿 나왔다.
일선에서 서기관이 배출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던 일.
하지만 임 청장은 매년 일선에서 서기관 승진자를 발탁했다.
취임 후 첫 서기관 인사였던 2014년 하반기 서기관(복수직) 인사에선 손순희 강남세무서 납세자보호담당관, 김태근 동수원세무서 납세자보호담당관이 희망사다리를 타고 서기관으로 승진했다.
2015년에는 신은섭 반포세무서 개인납세 2과장, 김정호 순천세무서 개인납세2과장이 2016년에는 김형삼 영등포세무서 법인2과장, 방기천 강남세무서 재산세1과장이 각각 서기관 승진의 영광을 안았다.
이들 대부분이 승진 후 세무서장이 아닌 지서장으로 임명된 후 그곳에서 명예퇴직을 했다는 점 등 일부 한계를 드러냈지만, 일선에서 서기관 승진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직원들의 사기를 한껏 북돋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능력 위주 인사… 여성의 '중앙무대' 진출
상대적으로 소외된 여성, 전산직, 개인납세과 등에 대한 우대 인사도 눈에 띈다.
이창숙 전 국세청 전산운영담당관은 국세청 개청 이래 처음으로 여성 부이사관에 오른 인물. 이는 전산직 출신으로 부이사관으로 올라 선 첫 사례이기도 하다.
이상화 전 대구청 조사2국장은 부이사관 승진과 함께 여성 첫 조사국장이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었고 이주연 서울청 조사4국1과 6팀장은 '기업 저승사자'로 통하는 서울청 조사4국에 사상 첫 여성 팀장이 됐다.
전산직에선 이창숙 전 담당관 뿐 아니라, 김대원 현 국세청 전산운영담당관이 부이사관으로 승진하는 쾌거를 이루어냈으며 나향미 국세청 전산운영 품질관리계장은 서기관으로 승진하는 기쁨을 누렸다.
아울러 임 청장은 일선에서 상대적으로 비선호 부서로 알려져 있는 개인납세과 직원들에 대한 승진 우대 방침을 유지해 강도 높은 업무에 대한 보상을 인사로 풀어냈다.
소외된 부서 등에 대한 보상도 있었지만 '신상필벌' 원칙도 임 청장의 인사 철학 중 하나.
문제를 일으킨 직원은 좌천 등 인사상 불이익을 반드시 겪어야 했으며 한번 불이익을 받은 이들은 다시 제 궤도를 찾기 쉽지 않았다. 일각에선 이런 이유로 임 청장의 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역대 청장 중 가장 극명하다는 평가도 흘러나오고 있다.
인사 이전에 조직 확대부터…
◆…내달 3일 개청 예정인 세종세무서 전경.
임 청장은 취임 후 국세청 조직의 외형 확대에도 힘썼고 굉장한 성과물도 만들어 냈다. '힘'있는 국세청장의 진가가 제대로 발휘된 것으로 풀이해 볼 수 있다.
필요에 의한 확대도 물론 있지만 조직에 자리가 많아야 그만큼 승진 인사도 수월해지는 법.
우선 임 청장 취임 이후 전국에 퍼져있는 일선 세무서가 115개에서 121개로 6개 늘었다. 2015년 아산·관악세무서 개청에 이어 2016년에는 광명세무서가 신설됐다. 올해에는 해운대·중랑·세종세무서가 개청을 앞두고 있다.
부이사관급 세무서장을 임명할 수 있는 세무서도 2개 확보했다. 현재 강남세무서와 성동세무서는 서기관을 세무서장으로 두고 있는 여타 세무서와 달리, 3급 부이사관을 세무서장으로 두고 있다.
고위공무원 인사에 숨통을 트게 하는 국립외교원 파견 자리도 최근 확보됐으며, 지난해 3월에는 한동안 명맥이 끊겼던 조세재정연구원 파견(민간 휴직)자리도 확보됐다.
아울러 1급 지방국세청임에도 불구하고 서기관급 자리였던 부산청 조사2국장 자리도 최근 고위공무원(나급)자리로 승격됐다.
이 밖에 임 청장은 중부청 조사4국 내에 운영지원 담당조직과 징세송무 담당조직, 납세자보호담당관실을 신설, '인천지방국세청' 신설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