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경선주자들. 왼쪽부터 이재명, 최성, 문재인, 안희정 후보(기호순)
문재인·안희정·이재명·최성 후보 등 대선주자들은 이날 광주MBC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7차 TV토론에서 호남을 향해 저마다 "호남 차별 철폐"를 약속하며 '정권교체 적임자'임을 내세웠다.
그러면서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를 향한 2,3위 주자인 안희정, 이재명 후보의 뜨거운 '설전'과 신경전은 더욱 가열됐다.
□ "정권교체-적폐청산 적임자는 나" 호남 지지 호소 = 문 후보는 이날 토론회 인사말에서 "안희정, 이재명, 최성 그리고 저 문재인은 한 팀으로 하나가 되면 반드시 정권교체 해낼 수 있는 사상 최강의 팀"이라며 "우리는 반드시 하나가 돼 정권교체, 적폐청산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도덕성에 흠결이 없고 잘 준비된 필승카드 문재인에게 호남이 다시 한 번 지지를 보내 달라. 압도적인 경선승리로 압도적 정권교체 이뤄 달라"고 호남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는 "2012년 그 많은 몰표에도 우리는 졌고 호남은 그 몰표로 고립된 섬이 됐다"며 "호남을 더 이상 고립된 섬으로 만들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대세론은 안방대세론이자 불안한 대세론“이라며 문 후보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저 안희정은 반드시 확실한 정권교체의 승리카드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광주민주화운동은 제 인생을 180도 바꾸게 했고, 광주와 호남은 저의 사회적 어머니"라고 운을 떼며 "저는 인권과 평화, 자유와 평등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왔고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호남이 결단해주길 바란다"며 "우리의 삶이 바뀌는 정권교체를 만들어 달라. 이재명이 앞서가겠다"고 밝혔다.
최 후보는 "특정인 대세론에 입각한 패권주의는 안 되고 특정인을 반대하기 위한 야합적 연대는 안 된다“며 문 후보와 안 후보 둘 다 겨냥했다. 이어 ”더구나 박근혜 국정농단 세력과의 대연정은 5.18광주영령과 세월호 유가족 그리고 호남민심을 거역하는 것"이라고 안 후보의 대연정을 거듭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월호가 인양되고 있는 이 순간 호남민심은 정권교체다"라며 "호남의 아들 최성이 정권교체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 "호남 차별 철폐" 모두 약속 = 특히 이들은 지역균형발전을 키워드로 한 첫 주제토론에서 "호남 차별 철폐"를 한 목소리로 약속했다.
문 후보는 "지역균형발전의 시작은 차별 없는 인사이다. 특히 인사차별은 균형발전과 국민통합을 가로막는 적폐 중 적폐"라며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고위공직자부터 호남 차별을 없애겠고, 총리인사에 대한 대탕평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충남지사로서 7년간 지방정부를 이끌어온 경험을 강조하며 "지역 간 불균등 발전구조를 깨야 하고, 지역소외와 차별구조를 근원적으로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도 "공정국가의 첫 단추는 지역 간 격차 해소“라며 "정부가 집행하는 보조금 81조원을 해당 지역에 다 넘겨주고, 기본소득을 보장할 경우 4조4000억원이 풀리게 되고, 예상 균형도 잡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후보는 광주 출신으로 '호남의 아들'을 강조하며 “역대 정권에서는 돈으로 여러 가지를 회유하는 정책을 냈을 뿐 진장한 호남 차별 철폐를 위한 정책은 시도하지 못했다.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통 크게 품을 것은 품어야 한다. 제도적으로 자치분권 개혁을 통해 구조적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 호남에 사활 安-李, 文 겨냥 '반혁신-분열'프레임 공세 = 특히 안 후보와 이 후보는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간 문 후보를 겨냥해 '반(反)혁신-분열' 프레임으로 몰아세웠다.
안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지난번에 문 후보가 말한 것처럼 탈당한 사람은 다 반개혁적이고 본인은 개혁적이라는 구분법으로는 당과 국가를 통합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문 후보는 지난 토론회에서 안 후보가 김종인 전 대표와 안철수, 김한길, 박지원 전 대표들의 탈당을 지적하며 '통합 리더십'이 아니라고 지적하자, "혁신에 반대한 분들이 당을 떠난 일"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분열의 리더십'이라며 비판한 것이다.
안 후보는 "나는 개혁이고 당신은 반개혁이라고 하면 우리는 돌아오지 못할 강을 넘어 분열하게 돼 있다"며 "분열의 리더십 때문에 대한민국은 제자리걸음을 한다. 자기의 소신이 분명하더라도 상대의 소신과 정책도 존중해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 역시 문 후보를 향해 "야권연합과 소연정을 말하는데 야권연합정권의 핵심은 국민의당의 협조"라며 "그런데 최근 반혁신 세력 발언으로 (국민의당과) 감정적으로 대립각을 보여 매우 어렵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 후보는 "우리당을 전국정당으로 만들어나가는 혁신과정에서 생각이 달랐던 사람도 있었고, 민주당으로 정권교체가 가능할 것이냐는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다"며 "그런 사람들이 다른 대안을 모색한 것이 국민의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 민주당이 정권교체를 해낸다면 이제는 따로 있을 이유가 전혀 없지 않겠냐"며 "저는 연정 말하기 이전에 국민의당과 민주당이 충분히 통합할 수 있다고 정권교체가 되면 얼마든지 함께할 관계"라고 강조했다.
□ 이재명, 文에 '박근혜-이재용' 구속 사면금지 압박 = 또한 이 후보는 문 후보에게 거듭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과 박 전 대통령-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금지 약속을 압박했다.
이에 문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면은 불가하다는 방침을 천명하자는 것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국가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촛불민심과 함께 했다는 것은 시민들이 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구속이나 사면 금지 약속은 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이해하겠다"며 "전직 대통령, 재벌 총수라는 이유로 봐주면 불투명한 구조가 계속된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을 구속하고 사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뜻이다. 재벌 기득권에 편행돼 있다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문 전 대표는 "지금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나라로 만들어달라는 것"이라며 "합리적인 진보와 개혁보수는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맞섰다.
□ 안희정, 文 열성지지자 탓…분열 프레임 전략 = 안 후보는 문 후보의 열성 지지자들을 문제 삼았다. 그는 "문 후보님의 정치 흐름을 보면 상대는 갑자기 나쁜 사람이 되어 버린다. 나는 갑자기 옳은 게 된다"며 "경선 붙은 저마저도 문 후보 진영에서 '애 버렸네' 수준으로 듣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 후보는 "지금 안 후보가 말하는 지지자들이 결국 국민들, 유권자들"이라고 말했고, 안 후보는 "아니다. 댓글 다는 일반 시민을 이야기 하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가 "인터넷 문화 때문에...(그런 것이다.)"라고 하자, 안 후보는 "그거 말하는 거 아니라니까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는 "그런 거 때문에 확실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지난 대선 때 호남만 90% 문 후보 지지해줬다. 지난 5년 동안 민주당은 분열됐다"고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