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이해관계자간 자율적인 채무조정 합의가 불발될 경우, 새로운 기업회생시스템인 P-플랜을 통한 기업회생을 추진하겠다."
정부는 23일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 추진방안을 발표하면서 선 채무 재조정 합의가 불발되면 법원의 사전회생계획제도(P-플랜)를 신청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경우 대우조선은 회생형 법정관리 P-플랜을 적용받는 국내 첫 사례가 된다.
P플랜은 회생절차와 워크아웃의 장점을 결합한 채권단 중심의 초단기 법정관리다. 통상 기업청산 절차로 인식되는 법정관리와 달리 기업회생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살려야할 기업을 신속히 정상화시키는 데 적합하다는 것이 금융권의 반응이다.
기존 워크아웃은 회생 기업에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 채무 유예나 출자전환 등으로 기업을 살릴 수 있다. 단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의 채무는 조정할 수 있지만 회사채와 CP(기업어음) 등에 대한 구조조정은 강제 효력이 없다.
반면 법정관리는 모든 채권자의 빚을 강제로 정리할 수 있지만 채권단의 신규 자금 지원 통로는 막히는 장단점이 있다.
채권단이 P-플랜을 고려한 이유는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으로는 대우조선을 정상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P플랜도 결국 법정관리의 일종이기 때문에 수주된 선박의 발주취소 사유에 해당돼 발주취소(builder's default), 건조중인 선박의 사장·금융회사 RG Call 등의 경영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조선사는 해외 선사나 석유 메이저 등에서 선박·해양 플랜트를 수주하면서 발주사에 선수금을 받는 과정을 거친다. 이 때 발주사는 추후 조선사에 문제가 생겨 발주가 취소되는 경우를 대비해 선급했던 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은행에 선수금 환급보증(RG)을 요구한다. 대우조선의 RG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13조5000억원이다.
P-플랜 절차는 기업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 채권단이 신규자금 지원방안, 채무 조정안 등의 기업회생 계획안을 만드는 순으로 진행된다.
이후 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법원은 2∼3개월 정도의 단기간에 일률적인 채무조정을 하면 채권단에서 신규자금 지원 등 워크아웃 절차에 돌입한다.
향후 대우조선해양의 운명은 4월 14일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전체 채권자 회의'는 내달 14일로 일정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우조선이 유동성자금 지원을 받을지 또는 P-플랜에 들어갈지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