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투자할 수 없는 것은 없다

“김과장은 월급 받아서 생활비를 쓰고 남는 걸로 어떻게 투자를 하는가?  은행에 정기예적금에 넣어두는가?”

“아니요. 엊그제 콩을 300만원어치 샀습니다.”

“헉~ 콩을?  경동시장 갔는가?”

“다 투자하는 방법이 있지요. 지난달에 연말정산 소득공제 환급받은 걸로는 구리도 좀 사놨는데요?”

이게 무슨 황당한 얘기인가? 일반 직장인이 구리와 콩으로 투자를 해서 수익을 낸다고? 가능한 얘기인가?  당연히 가능하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원자재 펀드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펀드투자 보다 훨씬 다양하고 편리한 투자방법이 있는데 바로 '상장지수펀드(ETF)'라는 것이다.

ETF는 Exchange Traded Fund의 약자로 일종의 펀드와 같은 상품이다.

더 쉽게 표현하자면 펀드를 주식시장에 상장시켜서 일반인들이 '가입'이라는 절차를 밟지 않고 '매수'라는 방법으로 투자를 한다거나 어떤 주머니를 만들어놓고 그 주머니 안에 주식이나 원자재 등을 넣고 주머니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ETF는 종류도 다양해 여러가지 투자 전략을 구사하거나 자산배분을 하는데 매우 유용한 수단이다. 지수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할 경우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듯 시장지수 관련 ETF나 레버리지 ETF(코스피 지수보다 2~3배 더 움직이는 공격적인 투자)에 투자하면 된다.

반대로 시장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된다면 인버스 ETF에 투자한다. 이처럼 ETF는 가격이 올라야만 수익을 낼 수 있는 개별 주식 투자와 달리 시장이 상승하거나 또는 하락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이다.

뿐만 아니라 ETF는 산업 섹터별 투자가 가능하고, 대형주, 중형주, 소형주, 가치주, 성장주 등 스타일별로도 ETF 투자가 가능하다. 금, 원유, 원자재 같은 상품 선물에 투자하는 ETF도 있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소액으로 ETF를 활용하면 소액으로도 상품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해외 증시 등에도 투자가 가능해서 해외펀드보다 환금성과 투명성이 높아 ETF를 이용하면 해외 투자도 손쉽게 할 수 있다.

ETF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거래비용과 분산 투자 효과라고 할 수 있고 거의 실시간으로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ETF는 주식처럼 증권시장에 상장되어 거래되는데 매도 시에는 증권거래세가 면제되고, 수수료 측면에도 일반 펀드에 비해 싼 편이다. 섹터별, 테마별로 투자할 때 어느 개별주식이 상승할 지 종목선정이 어렵지만 ETF를 투자시 관련 업종 관련 테마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투자의 적기성도 좋아서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연동되어 운용되므로 가격의 움직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도 일반 주식형 펀드에 매력적인 대목이다. 실시간 거래가 불가능한 주식형펀드와 다르게 바로 매매가 가능해 시장의 변동성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필자가 보기에 ETF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투자의 다양성과 함께 발빠른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2016년도 영국이 EU를 탈퇴한 '브렉시트'가 발생한 날인 6월 24일에 코스피지수가 무려 60포인트 이상 하락했었다.

이럴 때 서둘러 은행이나 증권회사에 뛰어가서 펀드를 가입하고 어쩌구 하느니 인터넷으로 혹은 모바일로 손쉽게 ETF를 매수하면 그만이다. 물론 시장과 함께 움직이는 종류로 매수하면 된다.

'투자 참 쉽죠잉!'라고 얘기하면 어디 가서 비난의 소리를 많이 듣겠지만 어쩌겠는가? 이렇게 쉬운 방법이 있는 것을…. ETF(상장지수펀드)로 다양한 그리고 발빠른 투자를 실천해보자. 서기수 IFA자산관리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