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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세무사 탈세스캔들'…그들은 정말 '피해자'일까

  • 보도 : 2017.03.02 15:12
  • 수정 : 2017.03.0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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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세무사에게 세금신고를 맡겼다가 세금폭탄을 맞을 위기에 처한 프리랜서들은 사건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22일자로 'Y 세무사 대책회의'라는 이름의 카페를 만들었다. 카페는 만들어진지 10여일만에 회원수 900명을 돌파했으며, Y 세무사 외 8명의 세무사들이 유사 사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페명이 '전국 프리랜서 세무사기 대책회의'로 개편됐다. 사진은 해당 카페 메인화면.

한 쪽에서는 '사기꾼 세무사'에게 속아 거액의 세금을 토해 내게 됐다고 울분을 쏟아내고 있지만 또 다른 한 쪽에서는 매년 부당하게 세금혜택을 받아 놓고 이제 와서 본인들은 몰랐다고 잡아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이야기한다.  

총 추징세액만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른바 'Y 세무사 탈세스캔들'을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봉천동에서 세무사무소를 운영하던 Y 세무사(구속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지난해 10월~11월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Y 세무사는 보험설계사, 학원강사, 미용사, IT개발자, 자동차 딜러 등 프리랜서 사업자들의 종합소득세 업무를 처리하며 이들의 장부를 허위로 작성, 부당한 세금환급을 알선해준 사실이 모조리 들통났다.       

이후 국세청은 Y 세무사에게 세무대리 업무를 맡긴 사업자들에게 그동안의 경비 사용내역을 소명하도록 요청했고, 제대로 된 경비 사용내역을 갖추고 있을리 만무한 사업자들은 '세금폭탄'을 맞게 됐다며 울분을 토해내고 있는 상황이다.

"Y 세무사, 고객 수천명에 대한 자료 보지도 않고 처리했다"

이번 사태에 엮인 사업자들은 자신들을 '피해자'라 칭하며 선량한 납세자들에 대한 국세청의 과한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누군가의 소개 또는 Y 세무사의 방문교육을 통해 그를 알게 됐고 국가에서 인정한 '세무사'이기 때문에, 자신들은 아무 의심 없이 세무업무를 맡겼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자신들은 세무업무에 능통하지 못하기 때문에 세무사에게 수십만 원의 수수료를 매년 지급하면서까지 세금납부 의지를 보였는데 결국 돌아온 것은 세무사 개인의 과욕으로 인한 무더기 세금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사업자들에 따르면 Y 세무사는 사업자들이 정상적으로 제출한 경비도 장부에 포함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천 명에 달하는 사업자들의 경비를 10명 내외의 한정된 사무소 직원으로 일일이 처리할 수가 없어, 자신이 만든 가공경비 자료를 일괄적으로 적용했다는 것.

때문에 사업자들은 이번 사태를 'Y 세무사 사기사건'으로 규정, "세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이 자신들의 죄라며 죄, 절세를 하라고 맡긴 것이지 탈세를 하라고 맡기는 사람이 어디 있나. 우리를 탈세범으로 몰아 가산세까지 부과한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일부 사업자들은 인터넷에 카페를 만들어 공청회 실시, 탄원서 제출, 집단 시위 등 공동대응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불복 소송 등에 대한 준비도 공동으로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인적용역 사업자들에 대한 경비 처리 부분에 대한 불만도 토로하고 있다.

접대비, 차량유지비, 교통비는 물론 경조사비 등 잡다한 경비를 스스로 챙겨야 하는데, 수년전의 내역을 소명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자신들은 무늬만 억대 연봉자일 뿐 실질적인 경비를 제외하고 나면 남는 것도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존재하고 있다. 
  
"싼 비지떡만 찾아 다니더니"…냉소적인 세무대리 업계

억울하다는 프리랜서 사업자들의 주장에 대해 세무대리 업계를 비롯한 일부 관계자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수료는 무조건 싸고, 본인의 세금 환급은 무조건 많이 해주는 세무사를 찾아다닐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순진한 납세자'인 척 하느냐는 것.

한 세무사 업계 종사자는 "일례로 몇 년 전 사무실에 자주 오던 연봉 1억의 자동차 영업사원이 세금 환급을 더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서 거절했었다"며 "며칠 뒤 그는 환급을 많이 해주는 세무사를 찾았다며 즐거워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짜 경비를 넣는 것은 본인들(프리랜서들)이 더 잘 안다"며 "세무사에게 푼돈을 주면서 정작 이번과 같은 일이 생기면 자신들은 몰랐다고 발뺌을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세무사 역시 "특히 보험설계사들은 세금을 낼 때 최대한 적게 내고 싶어서 (세무사무소를) 철새처럼 우르르 몰려다니곤 한다"며 "필요경비 증빙이 없어 신고를 못 한다고하면 다른 세무사들은 해준다고 하고 수수료까지 자기들이 책정하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무슨 단체 세일하는 것을 찾아다니는 것 같은 모양새"라며 "보험설계사 일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일을 해 주면서도 혹시나 세무조사가 나올까봐 혼자 전전긍긍했었다"고 밝혔다.

한편 세무대리 업계 일각에선 이 같은 프리랜서 사업자들에 대한 고질적인 병폐는 고쳐야 될 문제지만, 이번 일처럼 사업자가 세무사에게 경비내역을 전달했음에도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고 세무사가 자기 마음대로 일괄 처리한 문제는 따로 떼어 놓고 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세무사는 "사업자가 정상적으로 제출한 경비를 포함시키지 않았다면 이번 일은 유 세무사가 사업자들에게 사기를 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하지만 그 부분 역시 소명할 여력이 있는 지는 모르겠다. 사업자들 입장에선 우선 최대한 자료를 준비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최종 증빙 책임은 납세자에게 있기 때문에 프리랜서 사업자들은 경비지출시 가급적이면 카드나 현금영수증을 이용하고 세무사에게 전달한 내역이라도 따로 챙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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