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수진작 유도책 '가족과 함께하는 날' 지정
직원 월급 제때 안주는 악덕 사업주 '회초리'
정부가 침체된 내수에 힘을 불어넣기 위해 한달에 한번, 일찍 퇴근하는 금요일을 만드는 형태의 '가족과 함께하는 날'을 지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23일 내수활성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소비활성화 대책을 확정·발표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이후 정국불안, 청탁금지법,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 금리상승 등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형편이다.
실제 장래의 소비지출 계획이나 경기전망에 대한 소비자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지수로 환산해 나타낸 지표소비자동향지수(CSI)는 지난해 7월 101.0에서 올해 1월에는 93.3까지 감소 추세다.
CSI는 100을 넘으면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고 답변한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나타낸다.
정부는 장시간·경직적 근로 관행이 소비를 구조적으로 제약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판단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노동시간은 주요국들에 비해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5년 기준 OECD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1인당 연간 노동시간은 1790시간, 일본은 1719시간이었지만 우리나라는 2113시간이었다.
정부는 지난해 5월6일 임시공휴일을 지정했을 당시 연휴 증대 효과(5월5일~8일)로 백화점 매출액(16%), 문화시설 입장객(70%), 교통량(9%) 등이 전년 연휴(5월2~5일)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러한 데이터에 근거, 근로 관행을 개선하고 일·가정 양립을 통한 소비촉진을 위해 '매월 1회 실시되는 '가족과 함께하는 날'을 지정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월~목요일 중 30분을 초과 근무하는 대신, '가족과 함께하는 날'로 지정된 금요일에는 오후 4시까지 2시간 단축 근무해 전체 근로시간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 정부는 내달 중 구체적인 분야별 추진방안을 마련하고 참여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월급을 줘야 돈 쓰지"…체불사업주 처벌 강화 추진
또한 정부는 내수를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 임금을 체불하는 사업주들을 향해 날카로운 칼을 빼들기로 했다. 사업주들이 월급을 제때 지급해야 근로자들의 소득이 생기고, 그래야 소비가 늘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자 임금체불 규모는 전년 대비 10% 증가한 1조4000억원 규모다.
피해 근로자 수는 32만5000명이다.
사업주들이 월급만 제대로 줬더라도 이 중 상당 금액이 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었다.
현행 사후감독 위주의 접근으로는 임금체불액이 감소하고 있지 않으며 제재강화를 통한 사업주 인식개선, 선제적 감독체계 구축이 요구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사업주가 도산한 뒤 밀린 임금을 받으려면 평균 70일, 최대 1년까지 소요된다.
또한 체불된 월급을 받더라도 전부가 아닌 일부만 지급받아 체불청산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체불지급 신청자의 절반에 달하는 2만8000명이 소액체당금 한도(300만원)로 인해 체불임금 일부만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예방과 감독 차원에서 임금체불 사업주에 대한 처벌 및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상습체불 사업주는 체불금 상당의 부가금을 부과하고, 악의적인 체불사업주는 근로자·사업주 합의와 관계없이 처벌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주 체납정보 등을 활용해 체불 발생 우려 사업장을 선제적으로 찾아가 집중 감독하고 체불을 예방하는 '스마트근로감독시스템'도 개선하기로 했다. 또한 재판상 도산에 따른 일반체당금 지급절차를 개선해 체당금 지급까지 소요기간을 평균 70일에서 30일로 단축할 방침이다.
사업주 파산여부와 관계없이 우선적으로 체당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소액체당금 상한은 기존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올린다.
소비 진작 위해 '더 나은 직장' 주선
아울러 정부는 일반계 고등학교 졸업자들이 더 나은 직장을 얻을 수 있도록 취업 지원을 실시할 방침을 밝혔다. 일반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하는 경우에는 졸업 전 진로상담이나 직업교육이 부족해 취업 여건이 열악하고 질 낮은 일자리를 구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 때문이다.
아울러 일선 학교와 협력해 졸업 전부터 취업특강, 진로상담 등 고용서비스를 확대 제공한다.
일반계 고등학교 진로교사들에게 고용서비스 정보를 제공하고, 취업상담(12~15명)을 통해 학생의 취업의욕을 제고하고 진로탐색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3월 청년고용대책 점검 및 보완 시 이 같은 방안들을 보다 구체화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