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 '11번가'를 운영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SK플래닛'이 수 년간 등록 없이 외국환 거래를 해오다 검찰에 고발됐다.
최근 실적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외환거래법 위반 사항까지 더해지면서 안팎으로 내우외환을 겪는 모양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미등록 상태로 외국환 업무를 취급한 SK플래닛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최근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외국환거래법 제8조에 따르면 외국환업무를 영업으로 하려는 자는 충분한 자본과 시설 및 전문인력을 갖추고 미리 기획재정부장관에게 등록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SK플래닛은 11번가 운영 중 전자지급결제대행을 하면서 외국환업무를 취급함에도 기재부에 이를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안은 11번가 같은 오픈마켓들이 판매자와 고객 중간에서 정산업무를 위한 송수금을 하면서 해외계좌를 갖고 있는 고객을 상대하는 경우가 많은데서 비롯됐다.
SK플래닛은 국내고객이 11번가에서 해외판매자 물품을 구입하고 대금을 전자지불결제서비스(PG)를 통해 원화로 결제하면 이를 PG사에서 수령 후 국외 판매자에게 외화로 송금해왔다.
해외고객이 11번가에서 물품을 구입하는 경우에도 PG사로부터 결제대금을 외화로 수령 후 국내 판매사들에게는 원화로 대금을 지급했다.
금감원은 이 같은 케이스도 미등록 상태의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판단하고 있다. 2015년 7월부터 작년 9월까지 SK플래닛의 외환 거래법 위반 횟수는 8561회, 금액은 무려 62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SK플래닛 관계자는 "해외 판매자들이 국내 고객에게 물건을 팔면 고객이 지불한 구입대금을 해외에 송금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판매자에 대한 편의제공 차원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고 외국환 업무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SK플래닛은 지난해 25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매출도 전년 대비 27.6% 하락한 1조1770억원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