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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이상과 현실 사이, '대연정' 논란…검증대 오른 안희정

  • 보도 : 2017.02.07 09:49
  • 수정 : 2017.02.07 09:49

안희정

◆…대연정 발언으로 본격 검증대에 오른 안희정 충남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대연정' 발언이 정치권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지난 2일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제안했던 대연정이라는 헌법가치를 실천할 것"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미완의 역사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대연정의 대상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책임져야할 새누리당과 바른정당도 포함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되고 있다.

야권은 국정농단 사태에서 드러난 촛불민심과 괴리된다는 비판이 쏟아내고 있고, 여권 내에서는 보수층 포섭을 위한 정치공학적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노 전 대통령이 12년 전 대연정을 제안한 목적과 안 지사의 방향이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지사는 야권 후보 중 보기 드물게 보수층에 크게 어필하면서 지지율 반등을 이루어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도 포기로 갈 곳 잃은 보수층에 비교적 '안정감'을 인정받아 반 전 총장 지지율 절반 가까이를 흡수했다. 때문에 그의 대연정론이 보수층을 겨냥, 확장성에서 강점을 보이겠다는 전략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를 의식한 듯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6일 "개헌이 전제되지 않은 대연정은 본말이 전도된 정치공학적 접근"이라고 맞받아쳤고,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대연정은 2005년 우리가 거부했던 것"이라고 일축했다.

□ 안희정 "대연정, 선거공학적 접근 아닌 소신" = 하지만 선거공학적 접근이라는 지적에 안 지사는 부인하며 "나의 소신"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문제는 '나의 소신'이 민주정치의 올바른 방향이라 해도 그 실현가능성과 시대정신에 부합하는가이다. 당 안팎에선 대선 경선을 앞둔 상황에서 야권 지지층의 실망으로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명박-박근혜 적폐청산'을 외치는 촛불민심과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다. 

가장 세게 안 지사를 겨냥하는 것은 야권주자 2위권 라이벌인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적폐청산'을 내세우며 선명성을 드러내는 이 시장이 연일 '대연정론'에 대해 거센 비판을 몰아치면서 더불어민주당 경선판을 흔들고 있다.

이 시장은 안 지사를 향해 대연정론을 철회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경남도의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적폐세력들에 대한 책임을 묻고 청산해 내는 것이 중요하고 청산하지 않고 새로운 출발은 불가능하다"며 "촛불민심이 원하는 대로 대한민국의 위기와 혼란을 만들어낸 새누리당을 포함한 재벌들의 잘못된 경제 권력들을 청산해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 라이벌 이재명 "대연정, 촛불민심 왜곡…철회하라" = 그러면서 "민주진영의 뜻을 왜곡하는 대연정 주장은 철회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연정 주장이 소신이라면 계속 주장하고 만약에 단순한 협치를 국민들이 바라지 않는 대연정이라고 말했다면 고치는 것이 맞을 것이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야권 내부 공격을 의식한 듯 기자들에게 "누구라도 헌법과 법률을 위배하고 잘못을 범한 사람을 법률에 따라 처벌하는 특권이 형성되지 않는 나라로 가야 한다"며 "차기 정부는 불법행위에 대한 엄격한 수사를 통해 죄를 묻고 벌하는 의무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바른정당과는 연정하지 않겠다'고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절반을 넘는 제1당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하더라도 국가 미래를 놓고 의회와 협치 해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며 "협치 형태가 대연정이 될지 소연정이 될지는 국가개혁과제를 놓고 논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 지사의 대연정 논란은 민주정치 이상과 국정농단 사태에서의 현실적 심판이 부딪치면서 나는 파열음이다.

□ "대연정은 헌법가치" 원론만 반복 "그의 말은 사변적" = 경선을 앞두고 있는 민주당 내부의 복잡한 심경이 읽힌다. 민주주의적 가치 지향으로서 안 지사의 뜻이 맞다는 의견과 국정농단 사태와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의 현실론과 심판론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통화에서 "길게 보면 안희정 지사의 말이 맞고, 지금 당장을 보면 이재명 시장 말이 맞다"고 압축해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와 의회정치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정부를 운영하는 게 헌법가치이니 이를 수호할 대통령이 국회와 협력하거나 다수당과 협치 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금 그럴 때인가'라는 물음으로 들어가면 공감할 국민이 몇이나 되겠느냐"며 "단군 이래 최대의 국정농단 사태의 '부역자'로 비판받는 새누리당과 연정하겠다고 하면 누가 진의(眞儀)를 알아주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연정 뜻을 보면 우리가 과반의석이 안 되니 제2당인 새누리당과 하는 것"이라며 "대연정이 '협치'라고 말하지만 협치면 의미가 달라진다. 명확히 '새누리당과는 연정 안 한다'는 못 박은 것도 아니니 논란이 더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관계자 역시 "'새누리당과는 안 하겠다'고 하면 논란이 종식되겠지만 그런 말을 하는 건 안 지사가 아니다"며 "그의 말은 '사변(思辨)적'"이라고 평가했다.

□ "이제 안희정의 검증 시작" = 이상이 아무리 좋아도 현실적인 전략 면에서 '실패'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7대 국회부터 당적을 갖고 있는 한 관계자는 "안 지사 말은 정치학 원론적인 이야기다. 굉장히 이상주의자이다. 물론 또 그게 매력"이라며 "하지만 현실에서 그 이상을 어떤 언어로 구현할지는 다른 문제다. 이제 비로소 안희정의 '검증'이 시작된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안 지사가 본선에서 '대연정'을 이야기했으면 보수층 확장이 가능했을 수 있지만, 경선도 하기 전에 대연정을 말하는 건 야권 지지층에겐 당황스러운 제안"이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안 지사가 노 전 대통령이 대연정을 제안한 이유를 잘 못 알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연정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시도한 새로운 정치의 도전"이라며 노 전 대통령의 미완의 과제였음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12년 전 제2당이었던 한나라당에 제안한 '대연정'은 지역구도 해소를 위한 선거제도 마련을 위한 압박카드였다.

당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의 대연정은 지역주의 극복"이라며 "한나라당 주도의 대연정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독일식 비례대표제, 의원정수 확대 등을 논의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지사는 노 전 대통령이 대연정을 여야 협치 차원으로 제안한 것처럼 말하는데 엄연히 다르다"며 "헌법상 국회와 협력해 국정을 운영하는 것은 맞지만 국정농단 책임이 큰 보수당과 대연정을 하겠다는 뜻으로 읽히게 하는 건 오판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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