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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고 화끈한 세무사 '썰']

국세청 '납세서비스' 강화 행보 바라보는 그들의 심정은?

  • 보도 : 2017.02.06 06:55
  • 수정 : 2017.02.06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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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을 잘 고쳐야 좋은 의사라는데…국세청은? = 납세자들이 세금 내기 편하도록 만드는 국세청의 다양한 납세서비스 강화 방침에 대해 세무사 업계 안팎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세무사는 "국세청이 납세서비스 늘리는데 급급하지 말고 세무조사나 똑바로 하라"며 "납세자에 대해 책임지지도 않는 어설픈 서비스보다는 세무조사를 보다 공정하고 정확하게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단순 '세금징수 기관'에서 '납세서비스 기관'으로 확고히 자리잡기 위해 이미지 변신을 끊임없이 시도 하고 있는 국세청. 전자세정이 획기적으로 발달하면서 국세청이 납세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폭이 해를 거듭할 수록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국세청은 납세자가 세무서를 방문하지 않고 세금신고를 쉽게할 수 있도록 매년 홈택스 기능을 강화해 편의성을 증진시키는 것에 멈추지 않고 ▲모두채움 서비스 ▲미리채움 서비스 ▲스마트폰 세금신고 등 획기적이고 다양한 납세서비스들을 쏟아내고 있다. 

국세청이 이처럼 납세서비스를 강화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납세협력비용' 축소가 현재 국세행정의 중요한 모토 중 하나이기 때문인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거액의 예산을 투입해 스마트폰 시대에 걸맞는 전자세정 환경까지 깔리면서 더 다양하고 빠르게 새로운 서비스 기법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 기법인 전화 등을 통한 무료 상담서비스도 진화시켜 가고 있다.   

납세자 입장에서는 돈 덜 들이고 편하게 세금낼 수 있도록 해준다는데 두 팔 벌려 환영할 일이지만 세무대리 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국세청의 과도한 친절(?)을 못마땅해 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명분이 부족해 대놓고 말하지 못할 뿐, 점점 돈 될 만한 시장을 잠식해 오는 국세청의 행보를 탐탁치 않게 바라보는 시선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세청이 '양도소득세 종합안내 포털' 구축 및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세무대리인 등 '전문가'의 조력에 지출되는 납세협력비용 부담 없이 납세자 스스로 납세관련 사무를 해결 할 수 있는 환경을 꾸준히 개발해 나가겠다는 밝히자 세무대리인들 사이에서 볼멘 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물론 세무대리인들이 무턱대고 국세청의 행보에 '쌍심지'를 켜고 반대하지는 않는다.  

"납세자들의 편의가 높아지는 것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 다만 (국세청이)납세편의성 강화에만 과도한 에너지를 쏟는다면 자칫 '공평'이라는 세금의 본질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A세무사는 국세청이 다양한 납세서비스를 늘려가는 것은 좋지만 보다 본질적인 부분, 특히 '세무조사'를 공정하고 정확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국세청은 어설픈 서비스 제공에 힘을 쏟지 말고 세무조사부터 공정하고 정교하게 하려고 해야한다"며 "선량하고 문제가 없는 영세 사업자를 대충 비율분석한 후 '세무조사 하겠다'고 겁주지 말고 조사역량부터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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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세무사 역시 "한정된 인력이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을 우선적으로 배치해야 할 곳이 있는데 지금의 국세청은 부차적인 곳에 힘을 쏟고 있는 것 같다"고 촌평했다.

일부 세무사들은 납세서비스의 과도한 확장이 납세자들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국세청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해 세금신고가 잘못될 경우 결국 최종 책임은 납세자의 몫이라는 것이다.

C세무사는 "국세상담센터에서 100여명 정도의 인원이 납세자에게 전화나 인터넷으로 세금상담을 해주고 있다"며 "하지만 전화상담자는 납세자의 잘못된 세금납부에 대해 결코 책임지지 않는다. 그래야 한다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뭣도 모르고 상담 내용에 따랐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담센터에서 구두로 답해주는 내용 중에는 납세자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아니면 말고' 식의 내용이 상당하다. 사실 법적 안정성도 없는 상담을 해주는 기관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또한 국세청이 보내오는 안내문이나 고지문의 '귀하가 알아서 판단하시오' 식의 부분들은 제대로 해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D세무사는 "신고를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모두채움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전년과 달라진 공제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르게 신고하면 그 피해가 납세자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의 납세서비스 강화 행보가 결국은 세무대리인들이 해야할 일을 잠식, 세무사 시장의 축소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E세무사는 "국세청의 납세서비스 강화로 영세 상인들이 세무사를 거치지 않고 스스로 세금을 신고하는 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며 "소상공인 기장업무가 세무사들의 주요 먹거리 중 하나인 만큼 향후 국세청 서비스가 더욱 발전한다면 그만큼 세무사들이 설 자리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F세무사는 "납세자들은 서류 작성에 부담이 크기 때문에 모두채움, 미리채움 등의 서비스가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맞다. 그래서 겉으로는 서비스가 잘 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하지만 국가 전체적인 효율성 측면에서 봤을 때 납세자의 편의 제고를 정부에서 나서서 하는 게 맞는지, 대리인의 영역에 둬야하는지는 따져봐야 할 문제다"라고 말했다.

반면 국세청의 서비스 강화가 세무대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없지 않다.

단순 기장대리 업무에서 컨설팅 위주로 시장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도 같이 제시됐다.

G세무사는 "국세청의 납세서비스 확대는 기장대리 업무를 주로 하는 세무사들에게는 분명 타격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세무사 시장은 컨설팅, 불복 위주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국세청 서비스 강화가 세무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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