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6조원
유가변동에 취약한 사업구조
자금 넉넉한 올해가 투자 적기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둔 정유사들이 올해 공격적인 투자로 유가에 취약한 수익구조 개선에 나선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빅4는 지난해 3분기까지 5조688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4분기 이익까지 포함하면 6조원을 훌쩍 넘길 거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정유사들은 그동안 유가가 변할 때마다 들쑥날쑥한 영업실적을 보여 2014년 배럴당 100달러대의 유가가 20달러대로 급락했을 때는 7500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내며 위기감이 고조됐었다.
하지만 2015년 유가가 회복되면서 1년만에 적자에서 벗어 났고 2016년 유가가 오르고 정제마진이 상승하자 이번에는 역대 최고의 이익을 내며 환호했다.
정유빅4, 최근 5년 분기별 영업실적 추이
◆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영업실적 합계. 자료 : 각사 분기보고서
정유업계 전문가들은 유가와 정제마진이 등락할때마다 요동치는 취약한 수익구조의 개선이 절실하다고 지적해왔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회사 CEO들은 올해 신년사, 경영전략회의 등을 통해 그동안 미뤘던 투자와 신사업준비에 중점을 두겠다는 공격적 경영방침을 밝혔다.
■ SK이노베이션 "3조 투자 1200명 신규 고용"
◆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시설정비보수를 단행해 생산 효율화를 추진했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2016년 사상최대 이익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혁신의 큰 그림을 펼치자"고 선언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경영진 회의를 열어 올해는 화학, 석유개발, 배터리 사업에 3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이 사업을 뒷받침 하기 위해 5년간 120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김 사장은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하며 "중단 없는 구조혁신을 통해 이를 돌파하고 과감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 옵션을 발굴하자”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위해 화학사업과 석유개발사업을 위한 국내외 M&A와 지분 인수 등을 추진하고 배터리 공장 증설, 배터리 분리막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글로벌 사업추진을 위해 SK종합화학의 글로벌마케팅본부를 중국에 신설하고 석유개발사업은 본사를 미국 휴스턴으로 이전해 주요 인력을 해외에 전진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이번 투자 계획 등은 수익과 재무구조 개선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성장 기반의 기업가치 혁신에 한층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이라며 “침체에 빠진 국내 경기 활성화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GS칼텍스 "창립50주년 신사업발굴 박차…리스크관리 병행"
◆ GS칼텍스 허진수 회장은 새해 첫 행보로 공장을 찾아 현장경영을 강조했다.
GS칼텍스는 창립 50주년을 맞는 올해를 기점으로 석유사업과 화학사업으로 조직을 강화하고, 신사업 발굴 노력을 지속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으로 미래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 허진수 회장은 지난 2일 GS타워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기존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효율적인 투자를 지속하는 동시에,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혀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한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허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초경쟁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역량과 능력을 더욱 개발해 회사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기반이 돼야한다"고 당부했다.
이밖에도 허 회장은 지난 3일 올해의 첫일정으로 여수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Value No.1 Energy & Chemical Partner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무사고·무재해 사업장 구현이 필수”라며 “항상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비상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키워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려웠던 지난 경험을 돌이켜 보며 공격적 경영과 큰 변화에 따를 수 있는 리스크에도 미리 대비해 나가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허 회장의 공장방문에 대해 GS칼텍스 관계자는 “회장 승진 이후 첫 행보로 여수공장을 선택한 것은 생산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경청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현장경영'을 강조했다.
■ S-OIL "석유화학 복합시설 건설에 역량 집중"
◆ S-OIL 오스만 알 감디 CEO는 신년사 대신 직원들과 산행을 하며 올해의 경영방침을 밝혔다.
지난해 9월 신임 CEO로 취임한 S-OIL 오스만 알 감디 CEO는 연초 신년사 대신 신입사원들과 서울 우면산에 올라 올해 회사를 이끌어 갈 경영방향을 밝혔다.
직원들과 산에 오른 알 감디 CEO는 “회사 역사의 이정표가 될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 프로젝트의 성공적 건설을 위해 전 임직원이 모든 자원과 역량을 집중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지속가능 경영체계 확립, 신규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자원과 역량 집중, 탁월한 운영과 혁신적 사고에 기반한 경쟁우위 강화, 조직간 유기적 협력 문화 조성 등 4대 중점 과제 달성을 위해 전사적 노력을 쏟을 방침"이라고 올해의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이날 알 감디 CEO는 신입사원들에게 “S-OIL이 도전을 이겨내고, 경쟁력을 유지하며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끊임없이 찾아 나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열정, 창의성, 진취성 그리고 투지의 정신으로 대변되는 성공의 DNA를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고 말하고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격려했다.
■ 현대오일뱅크 "그동안 확장한 사업영역 강화, 미래성장 동력 개발"
◆ 현대오일뱅크 MX공장, 지난해 준공을 마치고 올해 본격 가동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정유4사 중 유가변동에 가장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회사다.
2014년 유가급락으로 다른 회사들이 수천억원씩 적자를 낼 때도 현대오일뱅크는 226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를 유지했다.
회사는 이런 수익력에 기반해 그동안 고도화시설 투자와 사업영역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지난해에도 다른 정유사와 같이 역대 최고 이익을 내 3분기까지 6491억원의 영업이익을 확보했다.
회사는 이런 수익을 기반으로 올해는 그동안 투자해왔던 사업들의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고 미래 성장동력도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의 문종박 사장은 "미래 성장 동력 강화, 안정적 수익 창출과 안전 최우선의 공장 운영"을 강조하며 회사가 올해 추진할 경영방향을 제시했다.
최근 몇 년 동안 투자해온 BTX, 윤활기유, 오일터미널 등 사업 영역을 안정화하고 지난해 롯데케미칼과 합작한 MX 공장도 준공을 마쳐 올해는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는 높은 고도화설비를 바탕으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원유다변화 노력과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도 높다"며 "올해는 전 사업 영역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어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얘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