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영입? 문 닫았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행보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야권은 18일 반 전 총장의 정치지도자로서의 '자격과 수준'을 문제 삼으며 비판에 나섰다.
특히 반 전 총장이 '활동비'를 거론하며 설 연휴 이후 기존 정당에 입당할 뜻을 밝힌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상식 이하의 발언"이라고 일갈했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활동비가 필요해 입당한다는 말은 정치 지도자에게서 들어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대권 후보를 하는 데 활동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설 이후 기성정당에 입당하겠다는 반 전 총장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간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정치 비전, 철학이 통한다는 기준이 아니다"며 "정당이 현금인출기도 아니고, 우리 정치의 수준을 낮추는 상식 이하의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추 대표는 반 전 총장에 대한 정부의 조직적인 지원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그는 "반 전 총장에게 경찰, 국방부에 이어 외교부가 3부 요인 특별대우를 제공하고 있다"며 "귀국일정으로 서민 운운하더니 박근혜 정권의 반기문 띄우기에 편승해 온갖 특권을 누리겠다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또 반 전 총장의 동생 반기호 씨가 과거 미얀마 사업에 '유엔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또 다시 동생이 유엔 대표단의 직함을 달고 미얀마 사업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국제 사회 망신을 사고 있다"며 "반 전 총장의 친족 비리는 고구마 줄기처럼 이어지고 있다"고 힐난했다.
그는 "특히 사무총장의 직위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부패 이어달리기가 아닌가 우려된다"며 "잔불도 정리 못하는 분이 국내에 들어와 대통령이 되겠다니, 탄핵 이후 새로운 정국을 원하는 국민을 무엇으로 보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특히 국민의당은 반 전 총장이 기존정당 입당에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으로 좁혀진 것에 대해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혔다.
박지원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 나와 반 전 총장 영입 가능성에 대해 "거의 문을 닫았다고 해석을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국민의당과는 함께 할 수 없을 정도로 멀어졌다"고 일축했다.
박 대표는 "그분이 아직도 국가를 어떻게 하겠다는 등 소위 그랜드플랜을 명확하게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뭐라고 평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귀국 행보부터 연일 논란이 쏟아지자, 국민의당 역시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반 전 총장의 '대선완주'에 회의를 품었다.
심 대표는 "반 전 총장은 사실 정치 루키잖나. 본격적인 검증도 시작 안 됐는데 온갖 논란과 구설수에 휩싸여서 완주하실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이 온갖 논란과 구설수가 벌써 하루가 멀다 하고 제기가 되고 있는데 우리 국민들이 가장 지금 진절머리를 내는 것이 측근 비리 또 권력을 사유화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그 점에서 반 전 총장은 검증과정을 통과하실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저는 여전히 반 전 총장은 출마 안 하시기를 권한다. 왜냐하면 UN 사무총장의 이력은 우리 국민이 준 국민들이 만든 외교적 자산"이라며 "지금 우리나라 외교 난맥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 공공재가 가장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대통령에 출마해 대권 욕심에 소비하는 것이야말로 외교적으로 망신이고 국가적 손실"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