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은 세무공무원이 세무조사를 시작하기 10일 전에 세목, 조사기간 및 사유 등을 납세자에게 통지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다만, 납세자가 조세포탈 등으로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사전에 통지하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을 경우에는 사전통지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
오늘의 불복이야기는 세무조사에 대해 사전통지를 하지 않은 것이 위법인지 여부에 대해 납세자와 국세청의 입장이 서로 달라 소송으로 오게 된 사건이다.
국세청은 A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 후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를 경정 고지했고, 소득자를 B, C씨로 하는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했다.
A사는 이러한 국세청의 처분에 불복해 이의신청을 거친 후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고, 심판원에서는 재조사결정을 내렸다.
국세청은 이후 심판원의 재조사결정에 따라 A사에 대해 법인세와 부가세를 감액결정했고, 소득자를 B씨로 하는 소득금액변동통지 역시 감액했다.
그러나 A사는 국세청의 처분이 위법한 세무조사에 근거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A사는 우선 "세무조사를 하려면 조사를 시작하기 10일 전에 납세자에게 조사대상, 세목, 조사기간 및 조사 사유 등을 통지해야 하는데, 국세청은 이런 사전통지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국세청이 질문조사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A사는 국세청이 확보한 자료의 타당성에 대한 소명의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A사는 "국세청이 작성한 세무조사통지서에는 조사대상 세목이 법인세라고 기재돼 있음에도 세무조사가 진행되면서 부가세로 확대돼 세법을 위반했다"고 항변했다.
또한 "국세청 담당직원이 세법에서 정한 납세자권리헌장을 교부하지 않았고, 변호사와 세무사 등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박탈했으며, 세무조사 당시 조사원증을 교부하지 않아 법령을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관할검찰청이 국세청에게 A사, A사 대표 B씨, A사 관리부장인 C씨 등이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수취하고, 매출을 누락하는 등 부가세와 법인세를 포탈했다는 범칙위반 혐의에 대해 고발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고발 이후 관할세무서 공무원이 약 1개월을 세무조사 기간으로 정해 A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1심은 이어 "특히, 조사를 진행했던 세무공무원은 세무조사 기간 중 A사를 방문해 납세자권리헌장을 교부했고, 조사들의 신분을 밝혔으며, 당시 A사의 세무대리인은 참석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도 확인했다.
1심 재판부는 "세법상 세무공무원은 세무조사를 시작하기 10일 전에 조사 받을 내용을 납세자에게 통지해야 하지만, 범칙사건에 대해 조사하는 경우 또는 사전에 통지하면 증거인멸의 염려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전통지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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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은 "A사에 대한 세무조사는 검찰의 고발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서 조세 범칙사건에 대한 조사일 뿐만 아니라,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사전통지를 했을 경우 관련서류의 조작가능성이 있었다"며, "사전통지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법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항소심인 고법 역시 "1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국세청이 A사를 방문하지 않고 관할검찰청으로부터 넘겨받은 수사 자료 등을 과세자료로 삼아 과세 처분을 했더라도 그것만으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고법 재판부는 또 "행정절차법 규정에 행정작용의 성질상 행정절차를 거치기 곤란하거나 거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사항과 행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거친 사항은 행정절차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법은 "따라서 조세의 부과 징수에 관한 사항은 행정절차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라며 "국세청이 세무조사결정을 한 후 A사에게 세무조사결정이 있었다는 사실과 근거를 문서로 통보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참고 판례 : 2015누629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