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제로 돼 있는 현행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에 대한 불복 소송제도가 헌법상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이 신청됐다.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로펌 관계자는 13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에 대한 불복 소송의 경우 서울고등법원을 전속관할로 정함으로써 2심제를 규정하고 있는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위 법률조항이 첫째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되며, 둘째 법관에 의하여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셋째 사법국가주의 내지 삼권분립원칙에 위반되며, 넷째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다섯째 평등의 원칙에 위반 된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그는 "공정거래위원회는 조사기관과 심판기관이 분리되어 있지 않고 하나의 기관에서 처리하는 절차를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미국의 경우 연방거래위원회(FTC; Federal Trade Commission)가 소추한 사건과 관련하여, FTC와 독립된 행정법 판사(Administrative Law Judge) 제도를 두어 조사절차에 관여하지 아니한 객관적 인사를 행정법 판사로 임명해 청문 결과에 따른 1차적 결정 권한을 갖게 하는 것과 대비된다"고 강조했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실상 1심으로서의 기능을 하게 하는 것은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2심제를 규정한 법률조항은 법관에 의한 사실확정의 기회를 단 한 차례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의결서에 이미 적시해 놓은 상세한 사실관계에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야기해 법관으로부터 사실확정을 받을 국민의 법관에 의해 재판받을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으며, 이는 사법국가주의 내지 삼권분립원칙에도 반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의 경우 이미 2013. 2. 13. 법률 개정을 통하여 독점금지법 위반에 대한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의 전속관할을 동경고등재판소(2심제)에서 동경지방재판소(3심제)로 변경한 바 있다.
그는 또 "위 법률조항은 그로 인하여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이 사실상 1심 판결과 같은 공신력이 있는 것처럼 인식되고, 위법행위가 있었다는 추정을 강하게 받게 함으로써, 국민의 인격권을 침해하고, 실체적 진실 발견을 저해할 우려도 매우 큰 반면 이를 시정할 기회는 단 한 차례에 그쳐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특히,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한 처분은 복잡한 사실관계 하에서 담합의 존재 여부 등을 판단하여 이루어져야 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사건의 결정적인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다른 일반 행정사건보다 사실심리가 충실히 이루어져야 하는 필요성이 더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행정사건들의 경우 3심제 하에서 1심에서부터 사실심리를 받는 반면에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의 경우에는 오히려 2심제로 정하여 법원으로부터 1차례의 사실심리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에 불복하는 사건의 경우에도 다른 사건들과 마찬가지로 1심에서부터 충실한 사실심리가 이루어지면 당사자들의 권리 구제에 도움이 되고, 분쟁 해결도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헌법재판소에서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인용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