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오피니언 > 칼럼

[헌법으로 본 조세]

주택 취득세 세율 논란, 조세법률주의로 풀자

  • 보도 : 2016.11.11 11:23
  • 수정 : 2016.11.11 11:23

부동산을 매수하면 취득세가 부과된다.

부과세액을 산정할 때 '세율'은 핵심 요소다. 그렇기 때문에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고 헌법이 특별히 못 박았다. 헌법재판소는 형식이 법률이라는 점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한다.

법률 내용이 명확해야 한다고 풀이한다. 자의적인 해석을 허용하는 빌미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다. 헌법이 정하는 조세법률주의는 취득세 세율을 적용할 때에도 일관되는 원칙이다.

그런데 최근 이 원칙이 흔들리는 일이 생겼다.

2013년 8월28일 이후 2015년 7월24일 사이 주택을 공유로 취득한 경우에 문제된다. 부부가 주택을 공유로 취득하는 요즘 추세에서 이해관계인이 적지 않은 논란거리다.

2013년 지방세법이 개정되면서 혼란이 시작됐다.

주택취득 당시 가액에 따라 세율을 6억원 이하는 1%, 9억원을 초과하면 3%, 그 사이는 2%로 정했다. 세율에 차등을 두면서 공유로 취득하는 경우를 따로 정했다. 주택을 공유로 취득했을 때에는 '그 취득지분의 가액을 과세표준으로 하여 각각의 세율을 적용한다'는 조항이다.

여기서 '각각의 세율'의 의미가 무엇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세율을 정하는 잣대가 '지분'과 '주택전체' 가액 어느 쪽인지 다툼이 팽팽하다.

서울행정법원에서도 재판부에 따라 해석이 나뉘었다. '지분의 가액'이 기준이라고 본 재판부가 있다. 조세법규는 법문대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언 그대로 읽어보면, 지분 가액이 기준이 되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과세당국과 다수 판결은 반대 입장이다. 비록 지분만 취득했더라도 주택전체 가액을 기준으로 세율을 정해야 한다고 해석한다. 지분 쪼개기와 같은 편법이 악용될 것을 우려했다.

패소한 당사자들은 상급 법원에 상소를 제기하고 헌법소원심판도 청구했다. 2015년 7월 지방세법을 재개정해 논란을 잠재웠지만, 2년 가까운 시간의 혼란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과제 로 남아있다.

얽힌 실타래를 풀려면 헌법이 정하는 원칙에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세목과 담세력이 동일한데도 세율이 세 배까지 차이 나는 점부터 의문이다. 가령 똑같이 5억 원으로 재산을 취득해도 주택을 단독으로 취득하면 1%, 10억 원 주택의 절반 지분을 취득하면 3% 세율이 적용된다.

주택가액과 지분 비율에 따라서는 담세력과 세율이 반비례하는 문제도 불거진다.

세부담을 고려하면 재산가치가 역전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주택 가액이 5억9900만원이면 1%, 6억100먼원이면 초과구간이 아닌 과표전체에 대해 2%가 적용된다. 주택은 200만원 차이인데 세금은 두 배 이상 뛴다. 세액을 반영하면 재산가치가 뒤바뀐다.

지분 쪼개기와 같은 부당한 조세회피를 막는 일은 입법자의 권한이자 책임이다.

예컨대 고급 주택에 대해서는 시차를 두고 취득하는 편법을 막는 입법이 마련되어 있다. 입증책임 전환과 같은 대안을 취할 수도 있다. 헌법재판소는 조세회피방지라는 정당한 목적이 있더라도 덜 침익적인 수단을 취하지 않아 조세행정편의만을 고려한 법률을 위헌으로 결정한 바 있다. 과세 당국이나 법원이 해석으로 조세법을 창설할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무엇보다 유추 내지 확장해석을 자제해야 한다는 조세법률주의 원칙을 가벼이 여기지 않아야 할 것이다. 2015년 7월 개정안의 제안이유와 심사보고서에는 개정 전 조항의 한계가 담겨 있다. 지분을 취득했더라도 주택전체를 기준으로 세율을 부과할 수 있다는 근거가 모호해 법률을 개정한다고 했다. 논란이 되는 문언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조세법 문언의 한계를 해석으로 넘어설 수 없다는 조세법률주의를 다시 떠올려야 하는 대목이다.

법무법인(유) 지평
박성철 변호사

[약력] 법무법인(유) 지평 파트너변호사
[이메일] scpark@jipyong.com

주요기사

  • 출생 :
  • 소속 :
  • 학력 :
  • DID :

상세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