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갈등조장 구태세력, 회원 뜻 거슬러 안타깝다"

◆…'카리스마 백', 세무사회 내부기강 바로잡는다 = 공직 재직 시절 백운찬 세무사회장의 별명은 '카리스마 백'이었다. 그만큼 강직했고, 엄격했고 주어진 일은 물불 가리지 않고 밀어붙이는 스타일이었다. 최근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인터뷰를 통해 백 회장은 회칙 및 제규정 바로잡기, 공익재단 이사장직 이양, 해임 임원과 관련된 대응 등 세무사회 내부 기강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세무사회는 변호사 등 타자격사들로부터의 업역 침해를 막는 것과 더불어 내부 기강과 조직 질서를 바로잡기에 여념이 없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지난해 제29대 회장으로 취임한 백운찬 세무사회장이 있다.

'누더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130여개의 회칙과 규정 정비, 공익재단 이사장직 이양 문제, 임원 해임건과 관련된 절차상 문제의 해소, '특별위원회'를 통한 감사 지적사항 이행 등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할 내부의 현안들 또한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카리스마 백'. 백 회장의 현직 재직시절 별명이다. 그는 조직 장악력은 물론 임무 완수를 위해 불도저처럼 돌진하는, 저돌적 추진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던 인물. 특히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이야기하고,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겠다고 앞장을 서는 '열혈 행동파'다.

조세일보(www.joseilbo.com)는 최근 백 회장을 만나 세무사회 내부의 갈등과 그 해소책, 공약 이행사항 등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Q. 반듯하고 당당한 세무사회 조직을 만들기 위해 세무사회 회규의 전면적 재정비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어느정도 진행되고 있나?

A. 현재의 세무사회 회칙과 130여개에 달하는 각종 규정은 2년마다 바뀌는 집행부의 필요에 따라 면밀한 검토와 분석도 없이 부분적으로만 졸속 개정하는 바람에 심하게 표현하면 '누더기' 상태가 되어 있다.

세무사회 존속과 운영의 근거인 회칙은 물론이고 각종 회 업무에 필요한 규정 역시도 일차적으로 회칙에 부합해야 하며 각 규정 간에도 상호 모순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회규의 많은 부분이 그렇지를 못하다.

그래서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곧바로 터진 외부세무조정제도의 법제화 등 당면 현안을 종결지은 뒤 곧바로 세무사회의 회규에 대한 대대적 정비에 착수했다. 회규는 세무사회 운영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지난 8개월간 매일 아침 8시부터 팀장회의를 열어 회칙과 각 규정의 자체적인 문제점 및 상호모순된 부분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이며 개정 작업을 진행해 왔다. 현재 90% 정도의 진척도를 보이고 있는데, 올 연말쯤에는 개선점을 완벽하게 보완해 이사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 것이다. 

회칙과 규정이 합리성을 띠고 불편부당함 없이 완전하게 정비되면 우리 세무사회의 기강이 바로서고 이는 회무의 효율성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Q. 최근 세무사회는 업무정화위원회 아래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멤버구성 등 진행상황은 어떠한가?

A. 지난 9월9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업무정화조사위원회 내에 '특별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감사의 지적사항이나 감사별 상이한 감사보고내용 등 회원의 권리와 회무집행에 중대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조사를 하는 특별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회원들이 회무집행과 관련해 겪는 불필요한 오해와 이로 인한 혼란에 대해 명명백백히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세무사회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특별위원회는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업무정화조사위원장 및 위원 7명으로 구성하고, 부회장 1명, 예산결산심의위원 중 1명, 그리고 회장이 지명하는 자 1명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한다. 현재 위원 구성을 거의 마쳤기 때문에 조만간 출범식과 함께 감사보고서 관련 문제 등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활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Q.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 판결에 따르면 최근 해임됐던 부회장 등 전직 임원 19명에 대해 해임통보효력정지 및 지위보전가처분이 내려졌다.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A. 해임된 전직 임원들이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노동법에 따라 정기총회 30일 전에 해임안건을 공지하지 않고 총회의 발의안건으로 처리되었다는 이유에서다.

세무사업계의 산적한 현안에 대응하기에도 촌음이 아까운 시점에서 정말 안타깝고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느낀다.

분열과 갈등만을 조장하는 구태세력이 정기총회에서 내린 회원님들의 엄중한 명령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는 게 통탄스러울 따름이다.

세무사회는 오는 11월중 임시총회를 개최해 법원이 지적한 절차상의 하자를 조속히 치유할 예정이다.

자신들의 과오는 생각하지 않고 소송을 제기해 변호사의 업무영역 침해 등 갈 길이 바쁜 집행부의 발목을 잡고, 회원님들의 피땀어린 회비와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이들의 행태가 참으로 안타깝다.

임시총회의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 및 안건 등은 곧 정해질 것이다.

A. 회원 모두가 어렵지만 그중에서 청년세무사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가 선거공약으로 제시했던 사안입니다만, 개업 5년 이하로 전년도 수입금액이 1억원 이하의 신규세무사들에 대해 실적회비를 면제해 주는 안을 지난 6월 정기총회에서 통과시켰다.

회비납부규정의 개정 등 준비를 거쳐 적용 되면 청년세무사들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회비납부결정액에 따라 다음년도에 납부하기 때문에 이번 정기총회에 승인된 회비납부 감면 정책의 혜택은 내년 회비납부 때부터 적용된다.

세무사회는 앞으로도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주어지도록 계속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Q. 아울러 공약에서 세무사랑2를 확고히 지켜나가며 세무회계프로그램의 독립권을 지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이행되고 있는가? 또한 한길TIS의 경영정상화는 잘 진행되고 있는가?

A. '세무사랑2'는 세무사에 대한 회계프로그램 독립권을 보장했다는 의미에서 상당히 중요하다고 본다. 현재 세무사회원의 54%가 세무사랑2를 사용하고 있을 만큼 보급률이 많이 확대됐다.

회계프로그램 문제로 세무사사무소가 이리저리 휘둘리고 고객인 납세자의 위임사무 처리에 지장을 받아서는 안된다. 그래서 회계프로그램 사용의 독립권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세무사회는 회원들에게 양질의 회계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점을 찾아나가면서 AS도 강화하고 있다.

세무사회가 좋지 않은, 그리고 문제가 있는 회계프로그램을 회원들에게 쓰라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회원들이 원하는 편리한 회계프로그램이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길TIS도 세무사회 전산법인 답게 수익성을 강화하는 여러가지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에 개최되는 주간업무계획 보고 시간에도 1주일의 진행사항과 추진계획에 대해서도 보고 받고 있으며, 신규 사업의 계획에 대해서도 한길TIS 대표로부터 수시로 보고받고 있다.

회원들에 의해 설립된 전산법인인만큼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전산법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백운찬 세무사회장은 "현재 세무사회 사회공헌 활동은 한국세무사회 회장과 공익재단 이사장이 별도로 운영하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수행되는데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라며 "공익회비가 공익재단으로 전입되는데도 불구하고 별개로 운영되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

Q. 세무사회 공익재단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으며,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보는가? 그리고 공익재단 운영개선방안에는 어떤게 있다고 보나?

A. 한국세무사회 공익재단은 우리사회의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세상을 구현하는 데 전문자격사로서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많은 회원들이 뜻을 모아 만든 재단이다.

1만2000여 세무사회원들이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참여하고자 만든 재단이며 매년 납부하는 공익회비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재단의 명칭도 '한국세무사회공익재단'이다.

하지만 현재 세무사회 사회공헌 활동은 한국세무사회 회장과 공익재단 이사장이 별도로 운영하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수행되는데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많은 회원들 사이에서는 의무적으로 납부한 공익회비가 공익재단으로 전입되는데도 불구하고 별개로 운영되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 공익재단 이사장이 수차에 걸쳐 회원들에게 약속한 공익재단 이사장직의 이양을 조속히 실천에 옮겨 공익재단이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라는 요구다.

세무사회는 지난해 3차례의 이사장직 이양을 촉구한 데 이어 지난 8월 말 공문을 통해 9월 말일까지 공익재단 이사장직을 이양하지 않으면 회관 내에 설치된 공익재단 사무실을 퇴거하겠다고 최종 통보했다. 그러나 최종 시한까지도 현 이사장은 무응답으로 일관, 세무사회는 9월30일 저녁 긴급 상임이사회를 소집해 10월10일까지 자진 퇴거하지 않을 경우 재단사무실을 별관으로 이전 조치하기로 만장일치 의결한 상태다.

현 이사장은 지난해 6월에 1만여 전회원에게 공문을 통해 약속한 이사장직 이양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이사회의 결의'라는 등의 핑계를 대면서 이양을 하지않겠다는 회신을 지난 4일 보내왔을 뿐이다.

세무사회는 회원들이 내는 공익회비가 사회공헌 활동에 효율적으로 사용되어 세무사의 인식과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앞으로 필요한 사후 조치를 계속 강구해 나갈 방침이다.

A. 나의 신념과 목표는 오직 한가지다. 세무사회를 보다 반듯하고 당당한 조직으로 발전시킴으로써 세무사회의 위상을 높이고,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그런 일들에 정진하는 것이다.

우리 회원들이 사무소를 운영하면서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 가운데 하나인 직원인력난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들도 인력양성 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부의 업역침해에 대한 대응은 물론이다.

이러한 대내외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무사회가 원칙과 기준을 바로 세우고 정도의 회무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 반듯하고 당당하다는 것은 어떠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원칙과 기준이 확고하다는 것이고, 불편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나와 세무사회 집행부가 꼭 그렇게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Q. 내년 6월이면 다시 새로운 세무사회장을 뽑아야 하는 시기가 온다. 회원들로부터 잘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혹시 재선에 도전할 생각이 있나?

A.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나와 세무사회 집행부는 지금도 세무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현안과 1만2000여 회원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당장 앞에 놓여 있는 일들을 해결하기에도 벅찬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 만큼 세무사회의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

[인사이드 인터뷰-사람의 '香']

"혹독한 일과를 버티는 힘, '108배'에서 나옵니다" 

매일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이어지는 세무사회장으로서의 일과를 하다보면 피로감 때문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곯아떨어지기 일쑤다.

이러한 혹독한 일과 속에서 버틸 수 있게 하는 비결은 바로 매일 기상과 동시에 하는 '108배'라고 백 회장은 귀띔한다.

백 회장은 "빠르게 걷는 운동이 체력을 유지하는데는 가장 좋긴 하지만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서 2~30분간 108배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몸을 단련시키고 정신을 수련하는데 108배보다 더 좋은 운동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바쁜 일상 속에서 짬을 내서 할 수 있는 운동이기도 하고 특별히 운동을 위한 공간이나 도구도 필요 없기 때문에 대단히 좋은 운동 가운데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백 회장은 관세청장, 세무사회장이라는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아내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백 회장은 "집사람과는 해군 장교를 하던 시기 처음 만났다. 인연이 아닌 줄 알고 그냥 헤어졌다가 우연한 기회에 다시 만나게 됐고, 인연이다 싶어 결혼에 골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직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집안에 소홀할 때가 많았다"며 "넉넉하지 않은 공무원 월급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저축해서 집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은 아내 덕분이다. 아내 덕분에 내가 해야할 일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게 이어온 33년3개월의 공직 생활을 하며 백 회장이 지켜온 신조가 있다고 한다. 바로 '강한 자에게는 강하게, 약한 자에게는 약하게'라는 것이다.

백 회장은 "공직 임명장을 받을 당시 각자의 좌우명을 발표할 기회가 있었다"며 "그 때 정한 좌우명과 다짐을 공직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관세청장으로 퇴임할 때까지 33년3개월 동안 잘 지켜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백 회장은 공직 시절부터 굉장한 국선도 고수로도 잘 알려져 왔다.

국선도를 주제로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던 백 회장은 "회무에 전념하다보니 예전만큼 국선도를 할 시간적 여유는 없다"면서도 "자랑같이 들리겠지만 이제는 누구에게 배울 필요가 없을 정도로 국선도 수준이 높아졌다. 최근에는 세계국선도연맹 최고지도자인 허경무 선사에게서 받은 책인 '국선도 통기법'을 틈틈히 수련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약력]백운찬 한국세무사회장

▲1956년 ▲경남 하동 ▲진주고-동아대 법학과 학사-위스콘신대 대학원 공공정책학 석사-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세무학 박사 ▲제24회 행정고시 합격 ▲재경부 세제실 조세지출예산과장, 재경부 세제실 소득세제과장, 재경부 세제실 조세정책과장, 국회 재경위 국장, 기재부 관세정책관, 기재부 재산소비세정책관, 제2대 조세심판원장, 기재부 세제실장, 제26대 관세청장, 제29대 한국세무사회장(현), 한길TIS이사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