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박광온 "양극화-저출산 극복, 아동수당세법 신설"
새누리 김종석 "전형적 복지 포퓰리즘, 실효성 의문"
'양극화-저출산' 극복을 위한 대책 중 하나로 논의되고 있는 아동수당이 내년 대선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출산율이 세계 최저수준인 1.2명 미만으로 떨어진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020년 '인구절벽'이 현실화된다는 지적들이 나와 저출산 극복을 위한 대책들이 내년 대선에서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 아동수당, OECD 대부분 운영…'아동복지全無-저출산' 대선 이슈 '부상' = 아동수당은 아동의 빈곤퇴치와 양육 및 교육을 위한 아동복지 정책 중 하나다. 현재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와 미국, 멕시코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운영 중이다.
1926년 뉴질랜드가 최초로 도입한 이래, 1930~50년대 많은 나라들이 도입했다. 일본 역시 1972년 도입한 후 2010년에는 소득제한 없이 15세 미만 자녀 보호자에게 매달 2만6000엔 정도를 지급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국제노동기구(ILO)도 아동수당 지급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아동수당에 대한 필요성은 여야 모두 인식하고 있지만 그 방향성에서 차이를 보여 내년 대선 정국에서 '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아동복지가 전무하고 소득 양극화가 저출산 원인으로 크게 지목되는 만큼 아동수당 도입이 절실하다는 입장인 반면, 새누리당은 아동수당으로 출산율을 높이지는 못했다며 '전형적인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더민주, 아동수당 이슈화 '포문'…연간 15조원 아동수당세법 추진 = 앞서 더민주는 지난 28일 자녀 당 0~2세까지는 10만원, 3~5세까지는 20만원, 6~12세까지는 30만원을 매월 바우처 형태로 지급하는 아동수당안(案)을 발표했다.
두 자녀일 경우 60만원, 세 자녀의 경우는 90만원을 각각 지급받는다. 가구당 연소득이 1억3000만원 미만이면 모든 가정에 지급한다, 이는 전체 가구의 93.21%로 제한되어 상위 6.8%는 제외했다. 하지만 세 자녀부터는 소득에 상관없이 지급하도록 했다.
3자녀 가구라면 자녀가 12세가 될 때까지 매달 최대 90만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어린이집 지원은 유지하고, 시행되고 있는 가정양육수당은 단기적으로 유지하되 중장기적으로는 아동수당과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돈'이다.
더민주는 저출산 극복을 위한 사회통합세(아동수당세법) 도입을 주장한다. 아동수당세법은 목적세로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하는 이자소득과 배당소득, 과표 200억원을 초과하는 법인, 상속세와 증여세, 개별소비세 중 사치품목에 대하여 일정비율만큼 아동수당세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국회 기획재정위 야당 간사인 박광온 의원이 아동수당법과 마찬가지로 아동수당세법을 대표발의 한다는 계획이다.
박 의원은 "국회 예산정책처가 아동수당법을 비용추계한 결과, 아동 약 554만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측하며 그에 따른 재원을 약 15조원으로 추계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국회 입법조사처로부터 현재 시행되고 있는 가정양육수당이 '소비생활에 84%이상 충당되고 있어 대부분이 지역경제에서 순환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제출 받았다"며 아동수당을 통한 내수활성화를 기대했다.
또한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약 8.5조 원에서 9.5조 원의 재원이 마련되는 것으로 추계됐다. 개인들에 대해서는 초고소득층의 불로소득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 새누리 '복지 포퓰리즘' "아동수당 출산율 제고 도움 안 돼" = 이에 새누리당은 29일 더불어민주당이 앞서 제시한 아동수당 방안에 대해 '현금살포',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공세에 나서기 시작했다. 다만, 새누리당은 6~12세 아동에게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인 김종석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더민주의 아동수당안과 관련, 재원이 연간 15조원에 달하는 것에 대해 "막대한 재정을 쏟아 부어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또 하나의 현금 살포"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미혼 여성근로자 38.8%가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현실"이라며 "특히 가구 중심의 소득지원체계로 자녀장려금을 이미 도입해 운영 중인데, 아동수당과 같은 추가적인 개인별 수당은 복지제도 일관성과 효율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제력 여력이 있는 다자녀 가구에 지원하면 양극화와 상대적 박탈감을 더 키울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해외에서도 아동수당 지급이 출산율을 높이지는 못했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며 "일본의 경우에도 연간 1.9조엔의 아동수당 재정을 투입하고 있짐나 저출산 문제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목적세 신설은 기업의 투자와 고용에 악영향을 주고 소비를 위축시키는 등 경기활성화에 저해될뿐더러, 재정운영의 경직성을 야기하고 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등 재정운영에도 상당히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돈 몇 푼으로 아이를 더 낳게 한다는 더민주의 접근방식은 저출산 정책에 대한 근본적 고민보다는 현금 살포로 표를 얻겠다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젊은 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꿈꾸기 위해서는 일자리, 주거, 교육 등 결혼과 출산을 어렵게 하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 대책 추진이 시급하다. 또한 일과 가정 양립이 가능한 직장문화, 양성평등 가족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국민의당 0~6세 10만원, 정의당 기본소득으로 수렴 방안 '고민' = 새누리당의 '포퓰리즘' 공세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위 한 관계자는 조세일보(www.joseilbo.com)의 통화에서 "양극화가 심각할수록 저출산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종합적인 대책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아동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아동수당 예산도 많은 수준이라고 할 수 없다"며 "아동복지가 없는 나라가 초저출산이라는 건 자명한 거 아니냐. 어린이에 대한 철학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지난달 31일 '의원 워크숍'에서 0~6세까지 모든 가정에 매달 1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의당은 앞서 심상정 대표가 비교섭단체대표연설을 통해 "아동은 0~5세부터, 청년은 19~24세부터,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걸 1단계로 시작해 보자"며 기본소득을 통한 아동 복지를 제안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