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후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민간근무휴직제'가 확대 시행되면서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이 휴직 후 대기업에서 고액연봉을 받으며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공직사회에 민간경영기법을 도입하고 민관 교류를 강화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민간근무휴직제가 대기업과 관료들의 유착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의원(사진)이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민간근무휴직제를 통해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기재부 공무원은 8명이었다. 국장급인 3급(부이사관)이 1명, 나머지 7명은 4급(서기관)이었다.
민간근무휴직제는 지난해 10월 개정되면서 대기업이 취업대상에 포함됐다.
대상자도 종전 4~7급에서 3~8급으로 확대했으며, 휴직기간도 최대 2년에서 3년으로 연장됐다.
기재부 공무원들이 근무 중인 기업들은 현대자동차, 삼성증권, SK하이닉스, KT&G, GS칼텍스, 현대해상화재보험 등 소위 대기업들이다.
특히 현대해상화재보험에서 상무로 근무하는 3급 이 모씨의 연봉은 차관급 급여수준인 1억2097만원에 달해 전체 민간기업 근무 공직자 연봉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KT&G와 GS칼텍스에서 부장으로 일하는 4급 권 모씨와 조 모씨도 각각 1억500만원과 1억800억의 고액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기업에 근무하는 이들의 연봉도 공직과는 큰 차이가 있는 8364만∼981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재부 뿐만 아니라 관세청 공무원들도 사실상의 관세청 산하기관인 한국관세무역개발원, 국가관세종합정보망운영연합회, 한국관세사회 등으로 나가 8496만원~1억451만원의 '고액연봉자'로 활동하고 있다.
김 의원은 "누가 봐도 민관 유착 소지가 다분한 재벌 대기업에 직원을 파견하는 것은 기재부 장관의 업무 방기에 다름없다"며 "휴직 공무원 복무관리를 비롯한 제도 개선에 대한 부처간 협의를 즉각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