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법안인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 처리가 우여곡절 끝에 통과됐지만, 여야의 파열음은 계속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설 연휴를 앞둔 5일 남은 쟁점법안 처리를 강조하며 '선(先)민생 후(後)선거구' 입장을 거듭 고수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정부 발목잡기'를 그만할 것을 촉구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민주를 향해 "집안싸움 아니면 대정부 싸움"이라면서 "더민주가 가는 곳은 더불어 갈등 뿐"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날 더민주가 설을 맞아 설 귀경객과 시민들에게 나눠줄 설 홍보물 내용을 거론하며 비난했다. 그는 "더민주의 설 홍보물이 99%가 정부 비판으로 도배됐다. 누리과정은 마치 정부가 교육청에 억지로 떠넘긴 듯 고장난 레코드처럼 호도하는 내용 일색"이라며 "더민주도 같은 공약을 제시했지만 그동안 실천의지 전혀 없다가 남의 탓 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역사교과서도 다시 들고 나왔는데 정치권이 정치적 목적을 갖고 집필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또 "역대 정부가 한 일 없다는 하지도 않은 말을 하고 소녀상 이전 조건이 10억엔이라는 사실과 전혀 다른 선동을 하고 있다"면서 "생계형 주택담보 대출 비중이 50%를 넘고, 사교육비가 증가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통계수치를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어이없는 부실한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선(先)민생 후(後)선거구' 입장을 고수하며 쟁점법안 처리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선거구 획정안 논의문제와 관련해 늦어도 오는 17~18일까지 마무리해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혀 설 연휴 이후, 쟁점법안 처리가 다시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선거구 획정 문제 얘기를 많이 하지만 선거구 획정만 하고, 다른 법안은 하지 않는 그런 19대 국회는 있을 수 없다"면서 "선 민생, 후 선거라는 것은 우리 당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더민주를 향해 "설 연휴 이후 바로 하는 여야 간 협의에서 선거구 획정만 들고 와서는 안 된다. 야당은 지금 미뤄진 파견법을 비롯한 노동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도 함께 처리할 방안도 가져와야 한다"며 "진정으로 국민과 소수 약자를 위하는 정당이라면 이런 부분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더민주는 이날 선거구획정과 관련해 거듭 여야의 합의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샷법 통과와 관련해 "새누리=재벌당 등식이 증명됐다"고 새누리당을 비난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선대위 연석회의에서 "국회의장께서 오는 12일까지 여야 간 원만한 합의가 되지 않으면 의장 단독으로 선거구 획정안을 주진할 거라고 하기 때문에 의장이 소위 그런 행동을 하기 전에 여야간에 원만히 합의해서 선거법을 확정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선거구 획정이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 "여당에서 지나치게 선거법에 법안을 연계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요구하는 쟁점 법안에 대해 "현안이 되는 각종 법안도 여당이 좀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 야당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는 자세를 보이면 쟁점 법안도 합의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설날이 다가오는데 이전에는 일가친척이 근황을 물어봤지만 이제는 아무 것도 물어볼 수 없는 '묻지마 명절'이 됐다"며 "앞 칸과 뒷 칸이 경제계급에 따라 다른 설국열차를 보는 것 같다"고 박근혜정부를 겨냥했다.
그는 원샷법 통과에 대한 당내 비판을 의식한 듯 "그래도 3년간 한시로 우선 통과하기로 했다"며 "그동안 문제를 지적하고 싸웠기 때문에 자동제어 장치와 시간의 한계를 뒀고 위험할 수 있는 법의 확대를 막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동관련 쟁점법안에 대해 "2월 임시국회에는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고용불안을 심화시키는 나쁜 법들이 도사리고 있다"며 "상생의 질서가 마련되지 않는 한 절대 통과시킬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은 원샷법 통과에 대해 "새누리당이 원샷법에 목매던 모습, 재벌 특혜법에 모든 것을 거는 모습을 보면 그렇다"며 "새누리=재벌당 등식이 증명됐다"고 비난했다.
박 위원은 "결국은 월급쟁이 서민이 세금을 더 내고, 내수 절벽은 계속 되며 경제성장은 안될 것"이라며 "그래서 4·13 총선에서 재벌당 새누리당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정권 심판론을 호소했다.
그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이제 원하는 원샷법이 통과됐으니 경제가 안 살아나면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확실한 답변을 내놔야 한다"고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이어 "남 탓만 하는 정권은 재벌에게 또 이가 썩는 줄 알면서 사탕 물려줬다"며 "언제까지 국회가 재벌 3세, 4세에게 편법 상속하도록 법을 고쳐야 하는지 가슴 아픈 일"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