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빅, 대대손손 이어갈 세계적 브랜드로 만들 것"

문경안 회장 "볼빅, 토털 브랜드 육성위해 퍼터 생산" 

"3년내 세계 골프공 시장점유율 톱5에 들어갈 것"     

눈 오는 날 골프를 쳐 본 사람이라면 컬러 볼이 얼마나 유용한 지를 잘 안다. 포물선을 그리며 백색의 설원을 날아가는 분홍빛 공은 한눈에 들어온다. 반면 백색 공을 친 동반 플레이어는 눈발에 묻힌 볼의 방향을 따라잡느라 잔뜩 긴장한다.

문경안 ㈜볼빅 회장은 "예전에는 컬러 볼을 겨울철 눈에서 칠 때 쓰는 것으로 생각했으나 요즘은 평시에도 즐겨 사용해 이제는 골퍼의 40% 정도가 사용할 정도가 됐다"고 소개했다. 골프공 시장에서 일대 혁신을 이룬 것이다.  

문경안 회장이 기능적인 측면을 고려해 컬러 볼을 생산하게 된 것이 적중한 것이다. 그는 동반 플레이어 4명이 각자 다른 색깔의 공을 사용하면 공이 바뀌지 않고 칠 수 있을 것이라는 데서 출발했다. 흰색 볼을 네 명이 칠 때 종종 동반자의 볼을 자기 것인 양 착각하고 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장자 중에는 자기 볼 대신 동반자의 볼을 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흰색 볼에만 의존할 경우 방금 친 볼의 위치를 정확히 모르니까 거리 측정도 애매하고 다시 채를 가져와야 하는 불편함이 따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컬러 볼은 캐디에게 의존하지 않고도 자기 볼의 위치와 남은 거리를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캐디의 일도 줄고 진행시간이 30분가량 단축됨은 물론 스코어도 평균 4타 정도 줄어듭니다.” 

문 회장이 처음 염두에 두었던 컬러 볼은 여성 플레이어의 복장 색상에 볼의 색깔을 맞추자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핑크 옷을 입은 플레이어에게 핑크 볼을 쓰라고 권하는 식이다.
 
문 회장은 "때에 따라서는 플레이어의 성격에 알맞게 컬러 볼을 직접 세팅을 해주기도 한다"며 컬러 볼의 기능성을 설명했다. 

"성격적이 온화한 사람에게는 공격적인 레드 볼을 쓰도록 권하고, 반대로 공격적인 사람에게는 그린 볼을 줍니다."  자기 성격과 반대의 색, 즉 보색이 되는 볼을 사용하도록 하면 훨씬 더 안정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단다. 

프로선수들도 처음 컬러 볼을 줬을 때 흰색 볼을 쓰겠다고 꺼렸으나 이제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컬러 볼을 쓰다 흰색 볼을 쓰면 불안하다는 선수도 나타났다. 컬러 볼을 쓸 때는 날아가는 볼을 한눈에 보는 데 흰색 볼을 쓰면 비행 궤도가 잘 보이지 않아 어디에 볼이 떨어졌는지 찾을 일이 걱정된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컬러 볼이라면 볼빅밖에 없습니다. 프로들은 거의 다 컬러 볼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흰색 볼을 치는 플레이어가 더 많은 실정입니다." 

그가 볼빅을 인수했을 당시 연매출 25억원 종업원 60명 정도였다. 지금은 매출 3백50억원에 직원수 2백명 정도로 10배 이상 회사를 키웠다. 회사 볼륨이 커진 만큼 인수 직전 구조조정으로 인해 회사를 떠났던 직원들 가운데 90% 이상 복직했다. 
 

문 회장은 "골프 볼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이제는 세계적 토털 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현재 퍼터를 생산하기 위해 준비 하고 있으며 리스크가 있는 드라이버와 아이언의 생산도 검토중입니다. 컬러 볼은 이미 골프의 본향 미국에 진출한 데 이어 글로벌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볼빅은 현재 30여명의 프로골프 선수를 후원하고 있다. LPGA에서 활약하는 선수로는 최운정, 이미향, 이일희, 이미나 등 국내 선수는 물론 티다파 수완나푸라, 빅토리아 엘리자베스, 케이시 그리스 등 해외파 선수도 있다. 골프여제 박세리와 박주영 선수도 볼빅을 사용한다. 이일희 선수가 지난 2013년 바하마 클래식에서 우승했고, 이미향 선수는 2014년 미즈노 클래식, 최운정 선수는 올해 마라톤 클래식에서 우승하는 등 3년 연속 볼빅의 승전보를 울렸다. 

또 최혜정 선수는 지난 2011년 KLPGA 챔피언십을 획득했고 이부영 선수는 올해 볼빅 KPGA 챔피언스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밖에 LET(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의 포나농 팻럼(태국) 선수는 지난 2013년 소두바이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볼빅 컬러볼의 진가를 전 세계에 알렸다.   

문경안 회장은 볼빅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나가 국가 경제에도 기여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요즘 우리나라 경제의 미래 먹거리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결론은 브랜드를 키워야 잘사는 나라가 된다는 것입니다. 선진국은 글로벌 브랜드를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 톱 브랜드 500개, 1000개를 놓고 보면 거의 다 선진국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볼빅의 컬러 볼이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데는 여자 선수들의 기여가 컸다. 우리나라 여자 골프선수들이 세계 1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볼빅 볼을 사용하며 우승하면서 그 볼도 자연스럽게 세계적인 볼이 됐다. 

그는 좋은 직원들과 더불어 볼빅을 최고의 브랜드를 만들어 후손 대대로 물려받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소개했다. "볼빅이 대를 잇는 장수기업으로서 유럽의 유명 브랜드처럼 500년 1000년 가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를 희망한다"는 것이다.    

볼빅은 현재 국내 골프 볼 시장의 3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외국제인 타이틀리스트가 시장의 절반(48%)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 브랜드가 20% 정도를 나눠 갖고 있다. 

문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5% 정도인 볼빅을 세계 톱5 안에 올려 놓는 것이 목표이며 지금은 글로벌 브랜드 7위정도 되지만 3년 내는 톱5에 올려놓겠다"며 "그렇게 되면 글로벌 시장점유율도 10% 내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경안 회장은… ▲1958년 경북 김천 출생 ▲1977년~1987년 ㈜선경 ▲1987년~1996년 건영통상 ▲1998년 비엠스틸 설립 ▲2009년~ 건양대 세무학과 겸임교수 ▲2009년~ ㈜볼빅 회장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공로상 ▲2011년 스포츠산업대상 대통령상 수상 ▲2012년 한국프로골프협회 공로상 ▲2013년 LPGA 공로상 트레이너상 수상 ▲한국골프라이터스협회 자문위원(현) ▲한국스포츠과학기술포럼 부회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