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3일 여야는 김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인 '화합과 통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기국회에서 심의 중인 주요 법안과 노동개혁 문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입장차를 드러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대통령의 '화합과 통합' 메시지를 강조, "여야는 정쟁과 정치공세를 멈추고 국민만 바라봐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상주를 자처하며 전날부터 빈소를 지키고 있는 와중에 이날 오전 국회로 출근해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이날 회의에 앞서 지도부들과 함께 김 전 대통령을 애도하는 묵념을 했다.
김 대표는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이 온다'며 독재 정권에 항거했던 김 전 대통령께서 어제 새벽 서거하셨다"며 "민주화를 이룩한 최대 공로자이며 문민개혁의 영웅이자 한국 역사에 길이 남을 큰 지도자의 서거를 깊이 애도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평생 '민주화' 신념으로 살아왔고 우리나라 최고의 문민정부를 탄생시킨 민주화 체제 공로자"라며 "정도를 가는 데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대도무문'을 평생 좌우명으로 삼고 결코 불의에 타협하거나 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군·관·민 체제가 상식으로 받아들여졌지만 김 전 대통령이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질풍과도 같이 척결했다"며 "김 전 대통령은 경제발전 과정에서 누적된 고질병인 한국병을 고치려고 노력한 개혁의 아이콘"이라고 고인을 평가했다.
김 대표는 하나회 척결을 비롯해 5·18 특별법 제정, 지방분권시대 개막, 금융실명제, 역사바로세우기 운동 등 고인의 업적을 언급하며 "김 전 대통령 이뤄낸 정치·사회 개혁은 지금도 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기둥이자 뿌리다. 대한민국 재도약을 위해 현 시점에서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바로 김 전 대통령의 개혁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생을 최우선하는 것이야말로 화합과 통합을 마지막 메시지로 남기고 떠난 김 전 대통령을 진정으로 애도하는 길이자 우리 정치권 모두가 지켜야할 도리"라며 "우리 당이 배출한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온 정성을 다해 모시겠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역시 이날 "김영삼 전 대통령이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는 통합과 화합이었다"며 "그 뜻을 받들어 대결·분단시대를 끝내고 평화·번영·통일의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감기몸살이 심해 회의에 불참해 주승용 최고위원가 모두발언을 대독했다.
그는 "불공정·불평등·양극화 시대를 마감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통합의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은 평생을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와 맞서 싸운 민주투사였다"며 "대통령 재임 당시에는 그 누구도 하지 못했을 과감한 개혁조치로 민주주의 새 장을 열었던 위대한 지도자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퇴임 이후에도 민주주의 퇴행을 걱정했고, 스스로 그 어떤 형태의 독주와도 결코 타협하지 않는 진정한 민주주의자였다"며 "그 업적과 숭고한 정신은 영원히 우리 가슴 속에 살아있을 것"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