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저는 52회 세무사 시험에 합격한 구석영(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과,23세)입니다.
저는 군대에서 1차 공부를 했습니다. 선임의 권유로 처음에는 회계사 공부를 시작했지만 회계사 시험은 응시조건으로 학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전역 후 바로 응시할 수 있는 세무사 시험으로 전향했습니다.
전역 후 곧바로 1차 시험을 치르고 합격한 후, 같은 해에 있는 2차 시험은 공부기간 부족으로 포기했습니다. 다음해 유예로 치르는 2차 시험을 준비해 합격했습니다. 시간이 부족하시거나 저와 비슷한 상황에 놓이신 분들에게 작은 도움을 드리고자 수기를 작성했습니다.
□ 과목별 공부방법
1차 시험
저는 공군에서 병사로 복무하던 때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2012년 9월 공부를 시작했을때 목표는 2014년 1차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었습니다. 공부를 시작하기에 앞서 군대라는 환경에서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앞섰지만 주어진 기회와 시간을 활용해보자는 마음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군대의 특성상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은 매우 한정적이었으므로 평일에는 하루에 인터넷 강의 2강을 수강하고 복습을 했으며, 주말에는 하루에 인터넷 강의 5강을 수강하고 복습을 하는 것이 최선이었습니다.
직장인 수험생 등 많은 수험생들이 이러한 절대적인 공부 시간 부족을 경험하고 계실 것입니다. 하루 공부량이 제한되어 있더라도 꾸준한 공부로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재정학
재정학은 미시경제학에서 나온 학문으로 심화 경제학에 속하는 학문입니다. 경제학과에 재학 중이었지만 1학년만 마치고 바로 입대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미시경제학에 대한 지식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세무사 1차 시험에 출제되는 재정학 문제들은 한정적인 범위에서 출제되고 기본서 밖의 내용에서 출제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기본서를 충분히 공부한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경제학 과목인 만큼 그래프를 통해 배운 내용을 정리하는 과정은 필수적입니다. 시중에 강의시간에 진행되는 필기를 필기노트로 제작해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이런 필기노트를 구입해 편하게 수업을 듣는 것보다는 직접 필기를 하며 한 번 더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세법
세법은 모든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입니다. 세무사 공부를 하기 전에는 세법을 전혀 접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소문을 듣고 막연한 공포감을 갖고 있던 저는 공부를 시작하고 왜 수험생들이 세법을 그렇게 어려워하는지 실감했습니다.
암기할 내용이 워낙 방대하고 이해를 통한 암기를 하자니 이해하는데 매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해 처음에는 어제 배운 내용도 기억이 잘 안났습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꾸준한 복습과 규정마다의 입법취지를 생각하며 암기하는 것입니다. 세법에 나오는 복잡한 공식들을 무작정 암기하기보다는 이러한 공식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탄생한 것인지, 세법을 만들 때 어떠한 취지에서 규정을 만든 것인지를 고민하며 암기하면 무작정 암기하는 것 보다는 머릿속에 오래 남아있게 됩니다.
세법 또한 어려운 과목이므로 고득점이 아닌 과락을 면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따라서 법인세, 부가가치세, 소득세 중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졌던 부가가치세를 주 무기로 삼고 법인세와 소득세는 일정 점수 이상만 얻자는 전략으로 공부했습니다.
상법
상법은 휘발성이 매우 강한 과목입니다. 따라서 공부과정 중 마지막 순서에 공부하는 것이 목적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세무사 시험은 상법의 전체 내용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회사법 내용만 다루기 때문에 법전의 두께가 두껍지 않습니다. 상법은 강의를 통해 한 번 이해가 되면 그 이후로는 정확한 암기가 점수를 만들어주는 과목이므로 기본서보다는 법전을 들고 다니며 공부했습니다.
헷갈리는 부분들은 자신만의 암기 방법을 동원해 공부한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과목입니다. 상법은 다른 과목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 과목이므로 법전을 완벽하게 암기하기 위해 노력했고 시험 직전에는 기출문제 풀이를 통해 감을 잡았습니다.
그러나 상법은 선택법 중 가장 어렵게 출제되고 양이 많은 과목이며 2차 시험과 연관성이 적으므로 상법보다는 민법이나 행정소송법을 선택하는 것이 1차 합격을 더 쉽게 이룰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회계
회계 과목은 1차 시험에서 어려운 과목에 속합니다. 저 또한 회계를 공부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고득점을 받기 보다는 과락을 면하는 것을 목표로 해 공부했습니다. 따라서 어려운 문제와 쉬운 문제를 판별해 쉬운 문제부터 푸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재무회계
재무회계를 공부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개념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개념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문제가 조금만 응용되어 나와도 학원에서 배우는 빠른 문제풀이 방법들이 모두 무용지물이 됩니다. 따라서 개념을 튼튼하게 잡아두기 위해 회계원리 과정부터 전체적인 틀 안에 개념들을 세워둘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기본서를 공부하며 노트에 개념정리를 따로 하였고 이를 반복하여 읽으며 개념을 바로잡고자 노력했습니다. 또한 1차 시험은 시간싸움이므로 학원이나 교재의 모범답안에서 배우는 문제풀이 방법을 숙달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원가관리회계
원가관리회계는 문제의 유형이 한정적이고 수험서의 연습문제와 실제 시험에서 출제되는 문제의 유사성이 가장 높은 과목입니다. 따라서 기본서에 있는 기본문제와 연습문제들을 충분히 학습하고 기본 공식들과 개념들을 충분히 암기해 시험장에 들어간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과목입니다.
원가관리회계가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한번 자신만의 논리와 개념을 세운다면 그 이후로는 쉽게 느껴질 것입니다.
2차 시험
동차 합격을 위해서는 1차 공부를 할 때부터 세무회계 연습서를 푸는 등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저는 1차 시험을 공부할 때부터 1차 시험 합격만을 목표로 공부했기 때문에 같은 해 2차 시험 합격은 일찌감치 포기했습니다. 4월 말 1차 시험이 끝나고 건강이 악화되어 동차 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포기하고 8월까지는 건강을 회복해 유예 공부를 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데 집중하였습니다.
9월부터 남들보다 조금 이르게 유예 공부를 시작해 동차를 포기했던 것을 만회할 수 있었습니다. 9월부터 12월까지는 학교를 다니며 하루에 7시간 정도 공부했고 1월부터는 휴학을 하고 하루 12시간 씩 공부했습니다.
혼자 공부했기 때문에 세무사 수험생들이 모여 있는 카페에서 주로 수험 정보를 얻었습니다. 또한 학원이 멀어 모든 강의는 인터넷 강의로 수강했습니다. 모의고사 강의를 들을 때는 주말에만 학원에 가서 모의고사를 보았으며 모의고사 해설 강의는 인터넷 강의로 수강했습니다.
회계학 1부
회계학 1부는 재무회계와 원가관리회계로 이뤄진 과목입니다. 2차 시험에서도 저는 1차 시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원가관리회계를 전략과목으로 삼았습니다. 원가관리회계는 한번 논리와 문제풀이 틀을 잡으면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절대 틀리지 않는 과목입니다.
또한 세무사 2차 시험에서 상대적으로 재무회계보다 쉽게 출제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저는 원가관리회계 40점을 모두 맞고, 재무회계에서 30점 이상 득점하는 것을 목표로 공부했습니다.
재무회계와 원가회계는 모두 손으로 많이 풀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1차 공부를 하며 기본적인 개념들은 정리가 되어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똑같은 연습서를 반복해 풀다보면 틀린 문제를 계속해 틀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찾아내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것이 성적 향상의 지름길입니다. 회계학 1부는 1차 시험 과목과 가장 괴리감이 적은 과목이므로 1차 시험 공부를 할 때 회계를 면과락 전략으로 공부하지 않고 고득점을 받기 위한 전략으로 공부했다면 2차 시험에서도 충분히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회계학 2부
회계학 2부는 세무회계 과목입니다. 세무회계는 1차 시험 과목인 세법의 계산문제들을 심화시킨 문제입니다. 세무회계는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과목이므로 동차 합격을 노린다면 1차 시험 전에 미리 연습서를 3회독 이상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세무회계 연습서를 공부하면 1차 시험에 출제되는 세법 계산문제들은 쉽게 느껴지게 되므로 1차 시험 전에 세무회계 연습서를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의 경우는 9월에 유예 공부를 시작하며 세무회계 연습서를 처음 봤습니다. 문제 크기와 낯선 답안 양식에 당황하였지만 회계학 2부 또한 고득점을 받아야 하는 과목이므로 문제에 익숙해지고자 노력했습니다.
최근 회계학 2부는 2년 연속 과락률이 70% 이상일 정도로 어렵게 출제되고 있습니다. 이런 경향 속에서 회계학 2부의 실력을 쌓는다면 다른 수험생들과 차별화될 수 있고 최종 합격에 더 가까워 질 수 있을 것입니다.
세법학 1부
세법학 1부는 국세기본법, 법인세법, 소득세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으로 이뤄진 과목입니다. 세법학 1부는 무작정 암기를 요구하는 과목이기보다는 이해를 통한 암기를 요구하는 과목입니다.
따라서 강의를 잘 듣고 입법 취지를 고려하며 암기를 하고자 노력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문제가 사례형으로 출제되더라도 기본적인 점수는 법령 서술에서 나오므로 세법의 법령을 충실하게 암기하는 것이 고득점의 길입니다.
저는 기본서를 통해 입법 취지와 기본 개념들을 정리하고, 암기는 시중에 나와 있는 요약서 한 권을 정해 공부했습니다. 내용이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기본서의 내용을 보충해 단권화 했습니다.
세법학 1부는 1차 시험에서 공부했던 과목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상속세 및 증여세법만 익숙해진다면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는 과목입니다.
세법학 2부
세법학 2부는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지방세, 조세특례제한법으로 이뤄진 과목입니다. 개별소비세, 지방세, 조세특례제한법은 1차 시험 과목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세목으로 모든 수험생들에게 낯선 세목입니다. 또한 세법학 2부의 내용은 이해를 통한 암기보다는 무작정 암기를 해야 하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많아 암기력이 요구되는 과목이기도합니다.
효율적으로 암기하기 위해 앞 글자를 따서 외우고 어디든지 책을 손에 들고 다니며 외우는 방법으로 공부했습니다. 특히 방대한 분량을 자랑하는 조세특례제한법은 하루에 공부할 분량을 정하고 자기전이나 쉬는 시간에 꾸준히 읽는 방식으로 암기했습니다.
세법학 2부는 부가가치세가 100점 중 35점을 차지하므로 부가가치세에서 고득점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부가가치세에 집중해 공부하고 나머지 세목들은 기본 점수를 얻는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학습과정
2012년 9월 ~ 2014년 3월
이 기간 동안은 군대에서 1차 시험 과목의 기본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절대적인 공부 시간이 부족했기에 사회에서 공부하는 수험생들보다 기본강의 수강 기간이 길었습니다. 기본강의 수강기간이 길어질 때의 문제점은 마지막 과목의 강의를 수강할 때 처음 들었던 과목의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저는 한 과목 강의를 다 수강하고 다음 과목으로 넘어가기 전에 이전에 들었던 과목들을 한 번 총 복습하고 넘어가는 방법으로 공부했습니다. 이를 통해 이전에 들은 과목들의 내용을 붙잡아 두며 공부를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2014년 3월 ~ 2014년 1차 시험
이 기간 동안에는 기출문제 풀이와 객관식 문제풀이에 집중했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객관식 문제집을 모두 풀어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시험 직전에 정리를 목적으로 출간되는 얇은 객관식 문제집을 통해 정리했습니다.
또한 회계, 상법, 재정학과 같은 개정이 많이 되지 않는 과목들은 기출문제를 풀어보며 시험에 대한 감을 잡았습니다. 세법은 매년 개정이 크게 이루어지므로 기출문제보다는 문제집의 문제들을 풀며 감을 잡았습니다.
2014년 5월 ~ 2014년 8월
1차 시험이 끝나고 건강이 악화되어 2차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건강을 회복하고 체력을 보충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전역 후 바로 이어진 1차 시험 준비로 휴식을 취할 시간이 없었으므로 세무사 공부에서 완전히 손을 놓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2014년 9월 ~ 2014년 12월
9월 1일 개강과 동시에 유예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학교 공부와 세무사 2차 공부를 같이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으나 잠을 줄이고 공부 시간을 늘리는 방법으로 해결했습니다. 인터넷 강의로 학원에서 진행되는 유예 1기 과정을 전 과목 수강했으며 예습 복습을 철저하게 했습니다.
또한 이 기간에도 혼자 공부했으므로 정보공유와 꾸준한 자기관리를 위해 라인(LINE)메신저를 통한 출석체크 스터디를 했습니다. 이 스터디는 2차 시험 전날까지 진행되었으며 공부와 슬럼프 극복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2015년 1월 ~ 2015년 2차 시험
대학교 종강 이후에는 본가인 일산에서 도서관을 다니며 공부했습니다. 도서관 열람실이 열리는 7시부터 밤 11시까지 공부했으며 2주에 한 번씩 있는 도서관 휴관일에 휴식을 취했습니다. 학원에서 유예 2기, 3기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은 주말마다 종로에 있는 학원에 가서 모의고사를 봤고, 평일에는 그 주 주말에 있는 모의고사를 준비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에는 회계학과 세법학 모두 완벽한 암기와 문제풀이의 숙달이 완성되어야 하므로 학원의 모의고사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매주 발표되는 모의고사 성적을 통해 나의 상대적인 위치를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을 발견해 보충하는 과정 또한 필수적입니다.
저는 세법학의 모의고사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 해결책을 끊임없이 고민하였으며 마침내 찾은 아는 것을 최대한 많이 쓰자는 방법을 통해 세법학 점수를 향상 시킬 수 있었습니다. 수험생 분들도 각자 부족한 부분이 다르므로 이 과정을 통해 각자의 방법으로 세법, 회계 실력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마치며
위 내용들은 저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의견들이므로 절대적인 공부 방법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모든 수험생들이 각각의 다른 상황과 실력을 갖고 있으므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잘 파악해 약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공부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군대에서부터 시작해 예비군을 다녀오기까지 어떻게 보면 긴 수험기간이었지만 돌이켜보면 수험공부를 통해 자신을 많이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공부 기간동안 응원해준 가족들과 친구들, 학원 강사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이 글을 읽으신 모든 수험생 분들께 합격의 행운이 따르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