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를 불문하고 모발·두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비오틴’에 대해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비오틴이 결핍되면 탈모가 유발되고, 손발톱이 갈라지며, 피부염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이 성분이 들어간 샴푸나 영양제를 찾는 사람이 적잖다.
비오틴은 비타민B 복합체 중 하나로 수용성 비타민B7 또는 비타민H로도 불린다. 비오틴에는 모발 구성에 필수적인 황화아미노산인 시스테인과 메티오닌 등의 대사에 관여해 모발 생성 및 피부장벽 복구에 유효한 작용을 한다. 부족하면 피부 껍질이 쉽게 벗겨지고 예민해진다. 모발에도 악영향을 주며 대개 머리카락이 푸석해지며 가늘어진다.
비오틴은 음식을 통해 섭취할 수 있지만, 장내 미생물에 의해 생합성되므로 거의 결핍되지 않는다. 결핍을 예방하기 위한 비오틴 일일 권장섭취량(성인 기준)은 30㎍이다. 그러나 음주나 흡연 등은 장내 세균 활동을 방해하므로 매일 술을 마시거나 흡연하는 사람은 생합성 정도가 줄면서 음식 섭취로 인한 비오틴 요구량이 증가할 수 있다.
주로 간 계란노른자 이스트 유제품 대두 밀 견과류 버섯 등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많이 먹는다고 효과가 더 커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나쁜 작용을 하지 않는다. 수용성 비타민의 일종이다 보니 필요량보다 많이 섭취하면 소변으로 배출되므로 아직까지 과잉으로 인한 독성은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탈모인들은 비오틴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짙다. 이 성분이 들어간 샴푸나 헤어에센스, 영양제에 의존하는 분위기다. 작년에 어성초가 히트를 쳤다면 올해에는 비오틴인 셈이다. 비오틴이 모발, 피부, 손톱을 구성하는 단백질인 케라틴 구성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모발 상태를 개선시킨다고 인증된 기능성 제품은 아직 전무하다.
과학적으로 비오틴 영양제를 고용량 복용한다고 해서 탈모가 예방되고 치료된다고 검증된 사실은 없다.
먹는 것으로도 효과가 불분명한데 샴푸는 말할 것도 없다. 탈모를 예방하고 악화를 방지하려면 분명 두피를 청결하게 클렌징해야 한다. 피지가 많이 분비되면 머리카락 뿌리 쪽과 엉기면서 볼륨감을 떨어뜨릴 수 있어서다. 머리카락 볼륨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평소 두피를 청결하게 하는 게 우선이다.
다만 비오틴 샴푸는 두피청결과 모발건강을 증진시킬 뿐 새로운 머리카락이 자라는 등 실질적인 발모 효과를 내지 않는다. 샴푸는 보조적인 차원의 탈모 예방과 모발관리 목적으로 사용돼야 한다.
대한모발이식학회는 “현재 의학적으로 치료 효과가 검증된 방법은 크게 먹고 바르는 ‘약물치료’와 ‘모발이식수술’ 2가지뿐”이라며 “이 외에 의학적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헬스오 정희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