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에 무릎 꿇은 관세청의 '행정편의 과세'

아디다스코리아가 관세청과 벌인 60억원대 소송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2심에서 승전보를 울렸다.

글로벌 스포츠브랜드의 '국제마케팅비(국제적인 홍보, 광고 비용)'는 상표권사용료(로열티)와는 구분된 별개의 금액으로 관세부과대상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재판장 정형식 부장판사)는 최근 아디다스코리아가 서울세관장을 상대로 낸 관세등부과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아디다스코리아에 승소 판결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글로벌 스포츠브랜드 그룹의 본사 국제마케팅비는 실제로 본사가 세계적인 스포츠스타에 대한 광고비 등 국제마케팅을 위해 지출된 비용이고, 본사와 국내 현지법인 사이에 체결된 계약서에도 국제마케팅비가 로열티와 구별되는 것으로 분명히 기재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과세관청은 행정편의적 입장에서 과세를 해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과세관청의 이러한 입장은 국제마케팅비의 본질을 오해한 것이고, 본사와 국내 현지법인 사이에 체결된 계약서의 내용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아디다스코리아가 지난 2010년까지 제무제표상 상표권사용료(로열티)에 국제마케팅비를 포함해 계상해 오다가 2011년부터 상표사용료와 국제마케팅비를 구분해 계상하자, 서울세관이 2012년 아디다스코리아에게 관세 20여억원과 가산세 등 약 59억원을 부과하면서 시작됐다.

아디다스코리아의 법률대리를 맡은 변호인측은 "과세당국에서는 그동안 글로벌 스포츠브랜드 그룹의 본사 국제마케팅비가 형식적으로는 로열티와 구별되어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로열티 성격이 있다며 국제마케팅비까지 포함해 관세를 부과해왔고, 제1심도 과세당국의 손을 들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판결로 당국의 행정편의적 확장해석 내지 유추적용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판결은 현재 동일한 쟁점으로 소송이 진행 중인 다른 관련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