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에서만 4000개 사라져…삼성생명·국민은행 감축 가장 많아
삼성 금융계열사만 3141개 일자리 사라져 전체의 절반 근접
금융권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면서 최근 2년 사이 75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종에서만 4000명 정도가 줄었고 생명보험과 은행권에서도 2000명 내외의 인원이 감소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생명의 감원 규모가 1300명에 달해 구조조정 규모가 가장 컸고 국민은행도 1000명 넘게 감축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은행 보험 증권 카드 지주 등 6대 주요 금융업종 중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금융사 68곳의 직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6월말 현재 18만4228명으로 2년 전보다 7503명 3.9% 줄었다.
30대 금융사가 지난 1년간 직원 8261명을 늘린 것을 감안하면 금융권의 인력감축 정도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금융업 중 일자리가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은 증권업이었다. 6월말 기준 직원 수가 3만1386명으로 2년 전에 비해 3887명(11%)이나 줄었다. 10명 중 한 명이 짐을 싼 셈이다.
생보업종도 같은 기간 2227명(14.5% )줄어든 1만5371명으로 나타났다. 감원 수로는 증권업종이 가장 컸지만 감원 비율은 생보업종이 가장 높았다. 은행권도 1790명이 줄어든 10만293명을 기록했다. 손보업종과 지주사는 각각 250명과 31명이 줄어 상대적으로 감원 정도가 약했다.
반면 카드업종만 유일하게 직원 수가 682명(5.5%) 증가했다.
금융권 구조조정 칼바람은 남자 직원보다 여자 직원에게 더 매서웠다.
증권업종에서 남자 직원은 2년 사이 8.9%(1893명) 감소했지만 여자 직원은 14.3%(1994명)이나 줄었다. 생보업종 역시 남자 직원은 10.8%(822명)감소한 반면 여자 직원은 18.1%(1405명) 줄었다.
은행권은 생보업종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남자 직원은 1850명이 줄었지만 여자 직원은 오히려 60명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신규 채용이 아니라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업별로는 삼성생명이 1318명을 감축해 금융사 중 가장 많은 직원이 짐을 쌌다. 지난해 상반기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삼성생명서비스와 삼성자산운용 등 자회사로 700명으로 내보냈고 계열사로 보내 직원도 300명에 이른다.
이에 더해 삼성증권과 삼성카드 삼성화재 등의 감축인원까지 포함하면 삼성 금융계열사에서만 3141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는 사라진 전체 일자리 7503개 중 절반에 달하는 수준이다.
국민은행도 같은 기간 1011명을 줄여 감소폭으로는 삼성생명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어 삼성증권(977명) 유안타증권(886명) 한화생명(846명) 한국외환은행(843명) 삼성카드(747명) 한국씨티은행(650명) 한화투자증권(647명) 대신증권(556명)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이어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392명) 메리츠화재해상보험(344명) 동부화재해상보험(340명) HMC투자증권(297명) 롯데손해보험(290명) 현대증권(280명) 하나은행(225명) 신한은행·한국투자증권(200명) 하나대투증권(150명) 유진투자증권(140명) 하이투자증권(129명) SK증권(127명) 신한카드(121명)에서도 100명 이상의 직원이 줄어들었다.
한편 직원 수를 늘린 금융사는 25곳이었다. 이중 현대카드가 1000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지난해 파견직 근로자 전원을 직원으로 채용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도 직원을 753명 늘렸다. 기업은행은 최근 3년간 매년 150명 정도가 퇴직하고 있지만 2013년에 500여명을 신규 채용하는 등 고용을 늘렸다. 이어 메리츠종합금융증권(474명) 하나카드(376명) 우리은행(370명)도 300명 이상씩 늘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