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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환수 국세청장 1년 '명암(明暗)']

②'임환수式' 조직개편, 평가는 아직 이르다?

  • 보도 : 2015.08.21 09:09
  • 수정 : 2015.08.21 09:09


개인납세과 신설, 송무국 신설, 감찰담당관(청렴세정담당관) 명칭 변경 등 임환수 국세청장 취임 후 단행된 조직개편은 국세청의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특히 일선 세무서 부가가치세과와 소득세과 체제가 개인납세과로 통합되면서 세금신고 환경이 기존과 완전히 달라졌고 서울지방국세청에 송무국이 신설되면서 조세소송 역량도 강화됐다.

또한 지방청 세원분석국이 성실납세지원국으로, 감찰담당관이 청렴세정담당관으로 명칭이 바뀌는 등 국세청은 조직개편을 통해 대내외에 표출되는 '이미지' 혁신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조직개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진통을 겪기도 했다.

결과를 떠나 개인납세과 신설 과정에서 일선 직원들의 적지 않은 반발을 불러일으켰으며 송무국은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정체성 확립'을 위한 인고(忍苦)의 시간을 견디고 있다.

□ 조직개편 통한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 = 과거 새로운 국세청장이 취임할 때마다 의례 조직개편 작업이 '필수품'처럼 따라붙었다. 조직개편의 성격과 목표, 그리고 폭이 달랐을 뿐 무언가를 새로 만들거나 기존의 것을 뚝딱 뜯어고치는 작업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임 국세청장도 과거와 비슷한 길을 가는 듯했지만 내용은 완전 달랐다. 임 국세청장은 조직개편의 논리로 빈틈없는 세원관리와 업무 효율화를 위한 '업무프로세스 재설계'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임 국세청장은 취임하자마자 자신이 구상한 조직개편안을 내놓고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시작했으며 취임한 지 두 달 뒤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됐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단연 개인납세과 신설이었다.

근로장려금(EITC) 수급 대상 확대와 자녀장려금(CTC) 시행으로 업무 과부하가 예상되면서 세무서 부가가치세과와 소득세과를 통합·운영해 신고업무를 담당할 직원의 숫자를 늘려 업무를 원활히 하자는 밑그림 위에 그려진 계획이었다.

서울청 징세법무국을 송무국으로 개편해 송무기능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은 조사분야에 오래 근무하면서 애써 과세한 사안들이 소송에서 맥없이 패해 허공으로 날아가는 것을 지켜봐온 임 국세청장의 염원이기도 했다.

세금추징도 중요하지만 이를 끝까지 지켜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임 국세청장의 철학은 '소송은 제2의 세무조사'라는 이 한마디에 압축되어 있다. 송무국 신설을 골자는 다수의 외부 전문인력을 투입한 3인 1팀의 팀제 방식의 운영을 통한 전문성 및 효율성 제고가 골자.

송무국장도 내부인이 아닌 외부인 출신(최진수 국장)을 고위공무원급으로 채용하는 파격적인 '개방인사'를 단행했다.

아울러 지방청 세원분석국을 성실납세지원국으로 개편, 사전 성실신고 지원 업무를 강화했다. 수년 연속 세수결손이 발생하면서 더 이상 세무조사 등 쥐어짜기식으로는 세원확보가 어렵다는 판단 하에 이루어진 조직개편이었다.

이밖에 고압적 이미지 탈피를 위해 감찰담당관을 청렴세정담당관으로, 법규과를 법령해석과로, 통계기획담당관을 국세통계담당관으로, 역외탈세담당관을 역외탈세정보담당관으로, 숨긴재산추적과를 체납자재산추적과로 명칭을 변경했다.

다만 급격한 변화에는 크고 작은 '잡음'이 따르는 법. 국세청이 일선 세무서 소득세과와 부가가치세과 업무를 통합하는 조직개편 방안을 추진하면서 일선 세무서 직원들의 불안과 불만이 고조, 임 국세청장이 직접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지난해 10월28일~29일 열렸던 일선 세무서 부가·소득세과 우수직원 워크숍 현장 모습. 개인납세과 통합에 따라 마련된 이 워크숍은 직원들의 불만을 경청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로 임 국세청장은 직원들에게 인사 배려 등을 약속했다. 당시 직원들은 워크숍 내용에 대해 대체적으로 만족했다고 알려졌지만 수개월이 지난 지금 눈에 띄는 인사상 배려가 없자 직원들 사이에서는 다시 불만이 형성되고 있는 모습이다.

□ 진통은 봉합, 조직 안정은 이루어졌지만... = 국세청 내부의 반발을 일으켰던 조직개편안은 단연 개인납세과 신설이었다. 신고 때만 되면 세무서 직원들은 다른 업무를 하지 못할 정도로 신고업무와 민원에 시달리는 것이 정례화되어 있다시피 한다.

각종 민원에 시달린 직원들은 신고기간이 끝나서야 한숨을 돌리지만 부가세과와 소득세과를 통합하면 1년의 절반은 신고업무만 해야 할 상황이 되자 직원들의 우려는 상당했다.

특히 소득세과의 경우 승진 인사의 불모지로 여겨지는 등 직원들의 불만이 쌓일대로 쌓인 상황에서 조직개편으로 신고업무가 대폭 늘어나게 되자 우려를 넘어서 인사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국세청은 지난해 10월 부랴부랴 세무서 부가세과와 소득세과 직원 워크숍을 마련했고 임 국세청장은 "처음부터 완벽한 것은 없다. 하나씩 고쳐나가자"며 직원들을 달래는 등 인사배려를 약속하며 올해 1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조직개편 이후 부가세와 종합소득세 신고를 마친 일선에서는 효율성이 한층 배가됐고 업무 또한 큰 혼란없이 안정화를 이루었다고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조직개편 전 우려했던 걱정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신고업무와 각종 민원으로 인해 다른 업무에 손을 대지 못하는 업무 과부하 문제와 민원 상대로 인한 스트레스, 인력부족 등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개인납세과 직원들은 임 국세청장이 약속했던 '인사배려'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국세청도 나름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인사 시스템상 가시적 인사배려의 흔적이 단기간에 나긴 힘들다는 점이 현재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 진행 중인 사무관 승진 인사와 관련해 개인납세과보다는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TIS) 개통으로 고생한 전산분야 직원들을 배려할 것이라는 '미확인 정보'가 흘러나오면서 개인납세과 직원들의 불만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조직개편의 완전한 안정을 공식화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불만부터 잠재우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서울청 송무국 '야심찬 출발', 현재는? = 송무국 신설은 국세청 내부보다는 외부로부터 상당한 주목을 받았던 부분이다. 50억원 이상의 고액소송 패소율이 2011년 36.5%에서 2013년 45.6%로 상승하는 등 대형소송 패소율이 높아지자 국세청은 조직개편 카드를 들고 나왔다.

이에 변호사 업계는 물론 세무대리 업계와 재계도 국세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긴장하는 모습이었지만 수개월이 지난 지금, 송무국은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 형편이다.

송무국이 출범 직후 수 년 동안 국민은행과 다투던 4000억원대 법인세 소송에서 패소했고 최근 종합부동산세 소송과 관련해서는 부당한 과세라는 취지의 대법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사실 이들 소송은 송무국 출범 이전부터 진행됐던 소송이지만 송무국 출범 직후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에 대해선 어느 정도의 타격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송무국 출범으로 안팎의 긴장감은 상당히 완화된 분위기다.

대형로펌의 한 관계자는 "국세청이 송무기능을 강화한다고 해서 처음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고심했지만 오히려 지금은 영업하기가 더 좋다"며 "국세청이 송무기능을 강화했기 때문에 고객들이 전보다 더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세청 안팎에서는 송무국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는 비판론도 여전하다. 국세청의 부실과세가 하루이틀 문제도 아니고, 애초 과세논리에서 밀리면서 파생되는 문제의 답을 빈약한 소송대응력에서 찾는 것은 잘못된 진단 아니냐는 것이다.

또한 불가항력적인 부분이지만 상대적 저임금(?)의 계약직 전문가들을 다수 영입한다고 해서, 막대한 자금력으로 고급 인력을 한 곳에 집중투자하는 대형로펌 등과 '논리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 자체가 불확실성이 짙은 모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세청의 한 직원은 "외부 전문가들은 왠만한 애국심이 있지 않고서는 국세청에서 일하기 힘들다. 2년 계약직으로 조직에 적응하기도 힘들고 낮은 연봉으로 일하기도 쉽지 않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외부 전문가만이 능사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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