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성실납세와 경제활성화를 위한 세제개편 정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사진 김용진 기자)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소득 감소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납세자는 물론 세무대리인들에게까지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성실신고확인제도'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한국세무사고시회(회장 : 구재이),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성실납세와 경제활성화를 위한 세제개편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고 학계, 외식업, 정부 관계자 등의 입장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구재이 세무사고시회 회장은 '성실신고확인 제도의 개선을 통한 성실납세 지원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토론자로는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 민상헌 한국외식업중앙회 서울시협의회장, 김재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연구본부장,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신승근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 한명진 기획재정부 조세정책관, 최현민 국세청 법인납세국장, 최진구 국세청 개인납세국장 등이 참여했다.
□ "성실신고확인 이은 세무조사, 이중간섭" = 구재이 회장은 성실신고확인제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이에 따른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구재이 세무사고시회장이 발제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김용진 기자)
구 회장은 우선 "성실성과 무관한 대상이 광범위하게 적용받고 있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어 성실신고확인제의 적용대상을 조정해야 한다"며 "신고 전 성실신고제를 유지할 경우 임의화, 가산세 폐지, 세무조사 면제 등 강력한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실신고확인제는 정부의 성실신고 확인절차이므로 세무조사를 추가 실시하는 경우 이중적 세무간섭이다. 성실신고확인시 세무조사 대상에 제외해야 한다"며 "성실신고확인시 소요되는 비용도 정부는 부담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과세관청은 서류로만 내용을 확인해 성실성 확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업무기준도 미비하다"며 "사전확인에서 사후검증으로의 전환, 성실신고 확인제의 법인 확대 논의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 역시 "기장, 조정료에 추가 확인 비용까지 기업에게 과도한 납세협력비용이 부담된다"며 비용의 60% 세액공제(100만원 한도)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 법인으로 확대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법인전환 장려정책에 배치된다"며 "취지는 좋지만 중소기업의 부담을 증가시키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성실신고확인제도 의무화 부분이나 의무화를 전제로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성실신고에 대해 국세청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할 지에 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성실신고 확인의 주체인 세무대리인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화 해야한다"며 "제도가 세무대리인의 업무영역을 넓혀주는 쪽으로만 제도개선이 되어서는 안 되지만 세무대리인의 부담만 지우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재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연구본부장은 "성실신고확인 제도는 납세자와 과세당국간의 관계인데 이해가 상충 된다"며 "국민들 입장에서는 '내가 낸 세금이 과연 공정한가?', '정부가 내가 낸 세금으로 적정한 데 잘 썼나'에 대한 문제"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런 부분이 증명되면 국민들은 세금 낼 것"이라며 "국민들의 납세의식 제고를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정부 "성실신고확인 대상, 세무조사 면제는 '시기상조'" = 기획재정부 한명진 조세정책관은 "사전검증을 사후검증으로 전환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이나 국세청 고유의 영역이 사후검증인데, 또 배치할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어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성실신고제도로 인해 개인사업자가 줄고 법인사업자 전환이 을고 있는데 성신신고 회피 목적인지 검토를 해보고 있다"며 연관이 되면 제도적으로 악용 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진구 개인납세국장은 구재이 회장이 지적한 납세자의 자율신고가 침해된다는 부분에 대해 맞지 않다는 입장을 취하며 성실신고 대상자에 대한 세무조사 면제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최 개인납세국장은 "성실신고확인제도 대상자에 대한 세무조사 면제는 말이 안 된다"고 선을 그은 뒤 "세무사 징계위원회에서 세무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납세자가 제출한 자료가 맞는지 안 맞는지 따질 수 없는 입장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가공경비, 매출 누락 등으로 수억원이 추징된다. 장기적으로 검토 해야된다고 생각하며 세무사가 납세자가 제공한 증빙서류를 검증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선제적으로 마련돼야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납세자가 제출한 서류에 그대도 도장을 찍어주는 상황이라면 성실신고 확인대상자에 대한 세무조사 면제는 말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최현민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은 성실신고제도를 법인으로 확대해야한다는 주장에 대해 동의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최 국장은 "행정여건상 대형법인 중심으로 관리할 수밖에 없는데 매출 100억원 미만 법인은 일부를 제외하곤 정기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며 "국세청 입장에선 법인까지 확대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