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 뜨거운 '자화자찬' = 29일 오전 서울 서초동 한국세무사회관 1층 로비에 설치된 공적현판. 지난 2011년 공인회계사에 대한 세무사자동자격 폐지를 이루어낸 본회 및 지방회 집행부의 이름을 적어 기념한다는 명분을 달았지만, 실질적으로는 정구정 현 세무사회장의 치적을 찬양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됐다는 전언이다.
임기만료를 하루 앞둔 정구정 현 세무사회장이 서울 서초동 소재 한국세무사회관 1층 로비에 자신의 공적을 기리는 대형 현판을 설치, 스스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불과 하루 전 제29대 한국세무사회장 선거와 관련해 조용근 세무사회장 후보의 '후보자격 박탈'이라는 세무사회 역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세무사회가 '망신'을 당하고 있는 와중에 버젓이 자화자찬 문구가 박힌 현판을 설치하는 행태는 상당히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날 정 회장은 현 집행부 및 각계 인사를 초청, 세무사회관 1층 로비에서 현판 제막식을 가졌다. 현판 설치는 세무사회원들의 의견 수렴 없이 상임이사회 결정 아래 속전속결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판의 내용은 지난 2011년 공인회계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 자격부여 폐지를 골자로 한 세무사법 개정 등 그동안 세무사회의 숙원사업을 이루어낸 것에 대한 기념현판 성격으로 당시 본회 집행부 및 지방회 집행부 등의 성명이 나열되어 있다.
하지만 현판 가장 윗 부분에 정구정 회장을 찬양하는 문구가 크게 박혀, 사실상 정 회장이 들러리들을 세우고 자신의 치적을 자화자찬하는 '공적현판'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세무사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세무사 회원이 적은 글귀는 '정구정 회장님 세무사 50년의 한과 숙원을 풀어주셨습니다. 참으로 장하십니다. 이 업적 청사에 길이 빛날 것입니다'라는 내용이다.
공적현판을 설치했다는 소식에 한 세무사회원은 "박수칠 때 떠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사람들 같다. 세무사회가 선거 때문에 난장판이 된 이 와중에 자신들 마음대로 회 예산을 써서 공적현판을 세우는 저의가 뭔가. 세무사회원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세무사회원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현 집행부가 정말로 제대로된 생각을 가진 인사들인지 궁금하다. 현판에 적힌 전임 집행부 중 상당수가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참으로 한심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