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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순무 칼럼]

입막음 돈, 연말 재정산 소동

  • 보도 : 2015.05.28 08:30
  • 수정 : 2015.05.28 08:30

작년부터 벌어진 원천징수 소득세액 연말정산 파동.

결국 지난 5월 12일 유래없는 소급입법으로 소득세법을 개정하여 입막음 돈을 지급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일단은 가라앉은 듯하다. 엄청난 국가력을 낭비한 바보 같은 행태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전국 세무서는 5월 각종 신고업무에다가 대상자가 638만명에 달하는 원천징수 재정산 업무까지 겹쳐 대란이 일 것이라고 한다.

재작년 세법 개정에서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꾸는 등으로 이미 세액증가는 예정되어 있었다. 종전 방식에 따라 원천징수액을 나누어 내게 했으면 사정이 달라졌을 것이다.

근로소득자에게 원천징수를 적게 하여 우선 봉급액을 늘려주고 소비촉진으로 경제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명분이었다. 조삼모사(朝三暮四)식으로 원천징수액을 조정하여 납세자의 환심을 사고 경제운용에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지만 결국 죽을 꾀를 낸 것이다.

이미 시행부터 역효과는 예상되었다. 다수의 납세자는 세금에 대하여 잘 모른다. 덜 내면 좋고 더 내면 찡그린다. 

원천징수 방식이 어떠하든 납세자가 내야할 세금액은 변하지 않는다. 원천징수액은 한꺼번에 연 단위로 걷을 세금을 추산하여 월로 나누어 간편하게 징수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연말정산 결과 이미 납부한 세액이 적다면 더 내야하고, 많다면 돌려받는다.

대다수의 납세자에게는 예년과는 다른 연말정산 마이너스는 모르는 것이거나, 부당한 것이다. 어쨌든 이것이 우리의 납세의식과 수준이다.

납세자가 나중에 이를 알았다고 하더라도 몰랐던 것을 탓하여야 하지 이미 시행된 세법을 고쳐달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세금을 좋아서 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세금은 항상 납세자의 예측보다는 많은 것이 현실이다. 납세자의 불만이 심하다 하여 시행된 세법을 고쳐 적용하는 것은 조세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납세자의 불만제기에는 관계 당국이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잘못이 크다.

이번 연말정산 파동은 우리 세제와 세제운용의 후진성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세제분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미숙성을 보여 준 것이다. 세상물정을 모르는 입안자, 이기적인 일부 납세자, 정치 쟁점화하여 문제를 키우고 정략적 목적을 가진 정치권, 문제를 키운 일부 언론의 합작품이다.

이 번의 연말정산 파동으로 인한 소급입법의 결과는 무엇인가? 많은 근로소득자가 얼마간의 세금을 돌려받게 되었다. 불만과 소동을 잠재우기 위한 입막음 돈이다. 그 결손분은 결국 다른 납세자의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

그 결과 소급입법 이전에만 해도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던 근로소득자 740만명(전체 근로자의 46%)에서 더 늘어나게 되었다. 본인의 노력으로 얻은 소득에 대하여는 한 푼도 안내고 무임승차 국민이 절반이라는 것이다. 조세정의에 맞는 일인가?

납세액이 없거나 적다고 하여 국민의 권리가 제한되는 일도 없다. 국가재정은 국민 모두가 능력에 따라 조금이라도 부담하여야 한다. 그것은 국가공동체에서도 최소한의 요청이다. 이 번 원천징수 소동이 하나의 해프닝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여기에서 우리가 무엇이 문제이고 그 개선책이 어떠한 것인지 배우고 느끼는 것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안내도 될 비싼 수업료를 치룬 대가가 아무 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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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순무 변호사(법학박사)

[약력] 서울대 법과대학, 경희대 법학 박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한변협 부협회장,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법무법인 율촌 대표 변호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공익법인 온율 이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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