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을 둘러싼 주가조작 사건으로 잘 알려진 CNK인터내셔널(씨앤케이인터)의 소액주주들은 최근 금융당국에 상장폐지 결정을 철회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27일부터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상장폐지 결정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시위를 펼친다.
국내 증시 랠리의 환호성을 뒤로하고, 상장폐지로 막대한 손실을 볼 처지가 된 소액주주들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모인 CNK인터내셔널의 소액주주들은 회사 경영 안정화를 위해 자발적으로 보유 주식의 의결권을 최대주주에게 위임하고 모금 운동도 하고 있다.
이들은 재고 제품 판매를 위해 다이아몬드 판매 행사도 열고 있다.
소액주주 모임 대표인 김 모 씨는 "현재까지 소액주주들이 의결권을 위임한 주식이 전체 주식의 31.5%에 이르고 모금 운동으로 7억여 원을 모았다"며 "주주들이 상폐 결정 번복을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주주들은 매일 간담회를 여는 등 회사 측과도 머리를 맞대고 있다.
오덕균 CNK인터내셔널 전 대표가 자신이 보유한 카메룬 광산 지분을 회사 측에 무상으로 양도하고 임직원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회사 측도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달 31일 이 회사가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고 결정했고 회사 측은 지난 10일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거래소는 다음 달 4일까지 시장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앞서 검찰은 작년 3월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의 매장량에 대한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가 상승을 유도하고 보유 지분을 매각해 부당이익을 올린 혐의로 오 전 대표를 구속했다.
이어 7월에는 110억원 규모의 배임 등의 혐의로 오 전 대표를 추가 기소했다.
검찰이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보고 대대적으로 수사한 주가조작에 대해 법원은 지난 1월 무죄로 판결했다.
다만, 상장법인 신고·공시의무 위반과 대여금 지급으로 인한 배임 혐의 등은 유죄로 판결해 오 전 대표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다이아몬드 매장량 조작 혐의가 무죄라는 판결에 주주들은 환호했지만 상장폐지 의견은 바뀌지 않았다.
거래소 관계자는 "CNK인터내셔널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 결과 상폐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며 "이의신청이 제기됐으므로 영업과 재무, 경영투명성 등을 전반적으로 다시 심의해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오 전 대표의 배임 혐의가 공시된 지난해 7월 10일 이후 거래정지 상태이다.
오 전 대표가 구속된 작년 3월 25일부터 거래정지 때까지 주가는 5300원에서 2155원으로 곤두박질 쳤다.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 위기인 회사는 이 외에도 여럿이다.
태창파로스는 전 대표이사의 횡령 혐의로 상장폐지가 결정됐고 CNK인터내셔널과 마찬가지로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그 외 잘만테크, 에이스하이텍, 엘 에너지, 와이즈파워, 스틸앤리소시즈, 코데즈컴바인, 우전앤한단 등은 감사의견 거절 사유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이들 7개 기업도 모두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로, 투자자들은 마지막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