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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순무 칼럼]

세법 쉽게 쓰기, 왜 이렇게 더딘가

  • 보도 : 2015.04.02 08:30
  • 수정 : 2015.04.02 08:30

기재부 세제실은 2011년부터 5년의 장기과제로서 상당한 예산을 확보하여 조세법령 개편작업을 벌이고 있다. 

세법은 국민으로부터 공공경비의 충당을 위해 다양한 경제활동에 강제적으로 금전을 징수하는 근거법인 만큼 간단하고 명확하기는 당초부터 기대하기 어렵다.

알기 쉬운 세법은 동서고금을 통하여 세제입법의 과제였지만 속성상 쉬울 수 없는 것이다. 세법이 애매한 상황에서는 어느 누가 호락호락 자신의 재산을 무상으로 내놓으려고 하겠는가?

납세자가 좀더 세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당연한 국가의 책무이다. 현행 세법전을 보면 조세전문가라도 어디에 어떤 조항이 들어 있고 서로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잦은 세법개정이 그 혼란을 더하고 있다. 조세정책이나 경제환경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조문을 끼워 넣어야 하는데 일정한 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던 것도 원인 중의 하나이다.

조세법령 쉽게 쓰기는 먼저 부가가치세법이 착수되어 2013년 새로 쓴 부가가치세법이 시행되고 있다. 그렇지만 세제실에서 야심차게 시도하였던 법과 시행령, 시행규칙을 연계하는 조문체계의 개편은 법제처의 저항에 부딪쳐 결국 무산되었다. 

조문체계의 개편 방식은 예컨대 모법은 1조, 시행령은 1-1조, 시행규칙은 1-1-1조의 형식을 취하여 기본번호와 가지번호로서 관련법령을 연계시키는 방안이다. 외국의 입법례도 있다. 세법 쉽게 쓰기와 아울러 쉽게 찾기가 어우려져야 모두 쉽게 접하는 세법이 된다.

국민들이 방대하고 복잡한 세법전을 뒤적이거나 검색하면서 허비하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조문체계가 개편된다면 세법 관련 서비스의 생산성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현재 법인세법과 소득세법의 개정작업이 이루어져 국회에 계류중이다. 국세기본법과 상속세 및 증여세법도 개선작업이 완료되어 의견수렴 중이다. 이러한 작업을 통하여 기본세법이 모두 종전보다 체제가 정비되어 가고 있지만 국민들이 얼마나 편의성이 증진되었다고 느끼게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특히 아직 조문체계의 개선이 미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쉽기 짝이 없다. 법제처에서 시안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일반인의 여론을 수렴하였다고 하나 그 결과는 공개된 바도 없다. 다른 법과는 달라서 세법 영역에서라도 시행하여 개선하여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익숙한 것에 안주하려는 관료문화의 소산이 아닌지? 우리 모두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 

다만 이러한 일련의 정비작업의 한계는 기존 조세법령에 대하여 쉬운 용어로 개편하고 정의규정을 두고 중복조항을 손보는 등 정리, 정돈작업에 그친다는 것이다. 다음의 핵심과제는 물론 조세기본법, 평가법의 제정 및 각 세법의 정합성을 이루는 세법체계의 개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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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순무 변호사(법학박사)

[약력] 서울대 법과대학, 경희대 법학 박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한변협 부협회장,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법무법인 율촌 대표 변호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공익법인 온율 이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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