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전환대출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대출액은 출시 4일 만에 14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에 일각에서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연 대출 한도액인 20조원이 단기간 내 소진될 가능성이 있고, '원금 분할 납부'라는 조건이 붙어 정작 서민층에겐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심전환대출의 높은 인기를 시샘하듯 대출사기로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주의보'를 발령했다.
보험권에서는 4월부터 연금보험에 적용되는 경험생명표가 바뀔 예정이어서 연금보험 가입 막차를 타려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줄을 이었다. 3월까지 유지되는 경험생명표에 따른 연금산정액이 신 경험생명표보다 높기 때문이다.
□ 안심대출, 출시 4일 만에 14조원 돌파... "연 한도 늘려야"= 정부가 가계부채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24일부터 실시한 안심전환대출이 27일 오전 10시 기준 14조 6310억원을 돌파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도·대상 등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대출이나 이자만 상환 중인 기존 대출을 고정금리 분할상환방식으로 전환하는 상품이다.
금리가 연 2.6%인데다 중도상환수수료도 없어 기존 대출을 가지고 있는 고객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올해 책정한 한도 20조원이 조기에 소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안심전환대출 지원대상과 한도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금소연)은 "은행보다 이자가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사, 저축은행, 상호금융으로 대상으로 확대하고 가계부채 대비 턱없이 부족한 지원 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원금을 분할상환해야 하니 이 부분이 부담이 될 수 있고 이 때문에 여유가 없는 서민층을 받을래야 받을 수가 없다는 문제도 있다.
강형구 금소연 금융국장은 "원금분할상환 방식이 부담스러운 서민에게 안심전환대출은 그림의 떡"이라며 "여유가 있는 중산층에만 혜택이 다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한도 증액이나 2금융권까지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확적된 부분은 없다는 입장이다.
□ 안심전환대출 인기에 대출사기꾼 기승 = 안심전환대출이 인기몰이를 하자 대출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6일 "안심전환대출을 예약해 주겠다"며 대출사기를 시도한 사례가 금감원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됐다며 금융소비자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사기범은 은행을 사칭해 안심전환대출을 예약해 주겠다는 전화를 걸어 민원인에게 대출심사에 필요한 신분증사본, 3개월간 통장사용 내역서, 의료보험납부 확인서 등을 보내달라는 수법을 썼다.
또 국민행복기금을 사칭한 사기 피해도 발생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직원을 사칭한 사기범은 "캠코에서 보증하는 연 3%금리의 국민행복기금 대출을 받게 해 주겠다"며 "통장과 체크카드를 보내달라"고 말했다. 이후 대출은 등록되지 않고, 피해자는 대포통장 명의인으로 등록됐다.
금감원은 안심전환대출과 국민행복기금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본인이 금융회사 창구를 방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금융회사, 대출관련 기관(캠코 등)은 어떠한 경우에도 개인정보나 통장(카드)을 요구하거나 금전을 송금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사기의 경우 피해사실을 알게 된 즉시 경찰청(112), 금감원(1332), 각 금융회사 콜센터에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한다"며 "피해금이 일부라도 사기이용계좌에 남아있는 경우엔 피해 구제를 신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연금보험, 경험생명표 변경 D-6 막차 타야하나= 다음 달부터 경험생명표가 바뀐다. 새로운 경험생명표가 적용되는 4월까지 일주일이 남지 않아 연금저축에 가입하려는 사람들도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A씨가 찾아간 보험 설계사는 65세에 연금을 받으며, 지급할 보험금으로 적립한 준비금 3억원의 경우를 설명했다. 3월에 가입할 경우 A씨는 매년 2000만원(3억원÷평균수명-연금개시 나이)을, 4월 가입 시 매년 1829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 매년 171만원의 차이가 나타나며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경우 무려 5976만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4월부터 가입하는 보험상품에 남성 평균수명 81.4세, 여성 평균수명 86.7세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산정하기 때문이다.
경험생명표는 3년 주기로 보험가입자들의 연령별 사망률과 기대수명 등을 예측해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자료다.
평균수명이 늘어날수록 의료시설의 이용 기간이 증가하고, 연금 수령 기간도 증가하기 때문에 연금보험의 연금연액은 감소한다.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총액은 그대로지만 지급기간이 길어져 매년 받는 연금액수, 즉 연금연액이 줄어드는 것이다.
따라서 종신보험을 가입할 경우도 은퇴이후 연금으로 전환할 시 가입 시점의 경험생명표를 적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연금보험의 경우 경험생명표는 종신연금형과 확정연금형, 상속연금형 중 종신연금형에서만 적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