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10명 중 6명 김영란법 통과 '환영', 개정엔 與野 의견 엇갈려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막기 위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이 전날(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위헌소지와 과잉 입법 논란을 완전히 해결하지 않은 채 처리되면서 하루 만에 개정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 10명 중 6명은 김영란법 국회 통과를 '잘했다'고 평가(리얼미터 조사)했지만 국회는 1년 반 남은 시행 준비 기간 동안 보완책 마련으로 분주할 전망이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4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논란을 의식하며 "이 법의 시행을 1년 반 앞두고 근본적 목적이 실현되도록 준비해야 한다"며 "입법의 미비점이나 부작용에 대해서는 겸허한 자세로 모든 목소리를 듣고 앞으로 1년 반의 준비 기간에 입법에 보완이 필요하다면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유 원내대표는 "어떤 경우에도 이러한 근본적 취지는 훼손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의 국회 법제사법위원, 정무위원, 법률지원단장 등과 충분히 상의하고 행정부의 시행령 준비 과정도 면밀하게 살펴보고 당정이 협력할 것"이라며 "특히 8조3항에서 예외로 인정되는 대통령령의 가액 등은 서민경제와 관련이 큰 만큼 행정부와 면밀히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 역시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영란법이 접대·선물제공 등을 과도하게 규제해 자영업자 등 서민경제가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공직자윤리법의 윤리강령과 김영란법 시행령을 만들 때 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공무원윤리강령에는 3만원(식사제공), 5만원(경조사비), 10만원(화환)이라고 규정돼 있는데 현실에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대대표는 이 같은 개정 목소리에 "제정하자마자 다시 손을 댄다는 건 졸속입법임을 자인하는 것으로, 너무 성급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김영란법에) 법리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어제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서) 법관 출신인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도 심각하게 위헌인지에 대해선 자신 있게 답을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곧바로 누가 위헌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라며 "크게 눈에 보이는 위헌적 요소는 제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저런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단정적으로 위헌이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다. 좀 더 시간을 둔 다음에 (수정·보완 문제를) 검토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 천정배, 새정치 탈당 가시화…광주 서구을 '무소속' 출마
4·29 재보궐 선거을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이 '전략공천' 배제를 원칙으로 내세우자, 광주 서을 출마를 고심했던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로 4일 밝혔다.
이에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도 ‘전략공천’ 배제 원칙을 재확인해 천 전 장관의 탈당은 가시화 되어 광주 서구을 재보선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천 전 장관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탈당을 결심했다"며 무소속 출마 입장을 확인한 뒤 "그동안 많이 실종된 '광주 정신'을 복원하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전북 전주에서 현장 최고위원과 타운홀 미팅을 연이어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천 전 장관의 탈당 소식을 전해 듣고 "천 전 의원은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주역이자, 당을 이끌어 온 분"이라며 "대단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출마에 뜻이 있다면 우리 당 경선에 참여해달라는 권유도 드렸다"며 "(탈당을) 최종 확정한 것이 아니라면 다시 권유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는 "지도부가 자의적으로 전략공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재확인했다.
문제는 재보궐 선거에서 천 전 장관의 파급력이다. 높은 인지도로 당이 안심할 수 없지만 탈당이 명분이 약해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승조 사무총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강운태 전 광주시장이나 이용섭 전 의원이 탈당했지만, 광주 시민들은 새정치연합 후보를 택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