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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연말정산 소급 논란 "더 큰 '화(禍)' 부를 수 있어"

  • 보도 : 2015.01.22 16:08
  • 수정 : 2015.01.22 16:08

 당정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과 관련, 국민적 비난이 거세지자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제 항목을 확대하고 소득세법을 개정해 소급적용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땜질용', '여론 무마용', '세법 누더기'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어 4월 국회 논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사진 = 김용진 기자) 

 

나라근간인 조세정책-공제형평성 훼손…與 내에서도 불만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으로 정부와 새누리당이 공제항목을 재조정하고 소득세법을 개정, 소급적용까지 하는 등 파격적인 방안을 내놓았지만 '여론 달래기용', '땜질', '누더기세법' 등 지적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소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것도 욕을 먹을 일이지만, 외양간을 대충 고치려고 하니 더욱 욕을 먹고 있는 셈이다.

특히 나라 운영의 근간인 조세정책의 안정성을 크게 훼손된다는 점과 소급적용으로 인한 공제 공평성 문제 등 오히려 더 큰 화(禍)를 부를 수 있다는 비판이다.

적게 걷고 적게 공제하는 방식의 간이세액표와 소득공제가 적용되던 의료비, 교육비 등이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400만명에 달하는 근로자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돼 국민적 분노가 극에 달했다. 결국 당정은 논란이 되는 다자녀, 독신근로자, 연금 공제 확대를 추진하고 소득세법을 개정해 오는 4월 국회에서 처리하고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시 소급적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렇게 정부와 여당이 여론발발에 떠밀려 '급한 불을 끄고 보자'는 식으로 세법개정에 나선 데 대해 새누리당 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오는 4월 소득세법 개정안을 심의할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의원들도 회의적인 반응이어서 소급적용 문제를 놓고 진통이 예상된다. 

□ 與 기재위 일각 "나라 근간 흔드는 것" 4월 국회 '논쟁' 예상 = 새누리당 소속 정희수 기재위원장은 2014년 귀속분 연말정산에 대한 소급적용 방침에 대해 언론과의 통화에서 "소급적용은 원칙에 안 맞고, 형평성 시비로 더 시끄러워질 수 있다"며 "법리적으로 불이익이 아니라 혜택을 주는 건 가능하다고 얘기하더라도 소급적용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법을 만들면서 소급적용이 안 되게 하는 이유가 있다. 혜택을 주든, 불이익을 주든, 법치주의 근간이 무너지기 때문"이라며 "엄연한 법치국가에서 법이 만들어졌으면 법을 지켜야 하는 거고, 해보고 문제가 있으면 다시 보완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소급적용을 할 때 형평성 시비가 굉장히 많이 불거질 것"이라며 "누구는 (환급)해주고, 누구는 안 해주는 상황이 돼 더 시끄러워질 것"이라고 부작용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보였다.

기재위 소속의 이한구 의원 역시 "대단히 잘못됐다. 소급적용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하는 것"이라며 "이건 민심 달래기 용에 불과하고 기본이 안 되어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 역시 "소급적용을 해도 공평해야하는데 불공평한 상황이다. 소급적용에 해당 안 되는 사람들 불공평하다고 비난하면 또 바꿀 건가"라며 공제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금을 깎으면 부족한 재원은 어디서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대책이 없다. 단편적이고 임기응변식에 즉흥적"이라며 "정말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 세법은 나라 운영의 근간이 되는 건데 이 원칙이 무너지면 나라가 흔들린다"고 거듭 비난했다.

또한 이 의원은 오는 4월 국회에서 소득세법 개정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할 것을 밝혔다.

'경제통'인 한 의원 역시 "손바닥 뒤집듯 바꿀 수가 있나. 스스로 심의하고 통과시켜 놓은 것을 국민 비판이 있다고 이렇게 스스로 손을 자르는 건가"라며 "문제가 있으면 결과를 정확히 분석해 고쳐서 내년에 적용하면 되는 것이고 안이하게 대응 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정중히 사과를 하고 이해를 구하면 되는데 노력은 하지 않은 채 뚝딱 할 수 있나"라고 당정합의를 비판했다. 

이어 "이 문제는 나라의 위상이 달린 문제"라며 "어느 선진국도 이런 식으로 세법개정을 쉽게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전문가들 "조세저항 있을 때마다 세법개정할 건가" = 전문가들 역시 당정의 '극약처방'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내놓았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문제는 이런 선례를 만들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세법을 고쳐야한다. 연말정산에 문제가 있다면 나중에 결과를 분석해서 올해 세법개정을 할 때 반영을 하면 된다"며 "이렇게 정면으로 다뤄야 국민들도 이해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급한 불을 끄려다 더 큰 불을 지를 수도 있다"며 "소급적용에 불공평성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항의하면 입법에서도 더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완규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조세저항 있을 때마다 세법개정할 건가. 국민반발이 심해지고 내년 선거도 있으니 이런 식으로 달래려고 하는 건데 애당초 분석을 제대로 했다면 이런 혼란은 겪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자녀나 노후보장 위해 연금보험 지원해준다고 하지만 공제혜택을 못 받는 맞벌이 부부 등은 소외되는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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