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민영화·IT기업 진출 등 채널변화 압박
국내 은행 내년 당기순이익 약 6.7조로 예측
은행업이 내년 성장성과 건전성에 다소 한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었으며, 무엇보다 채널재편 압력이 상당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은행의 민영화, M&A 가속화, IT기업의 금융시장 진입 등으로 기존 채널 전략의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해 졌다는 지적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9일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경제·금융 동향과 전망: 2014~2015'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산업 환경변화와 전망'이라는 발제를 통해 "내년에도 저금리 지속과 대손비용 유지에 따라 수익성은 미미한 개선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에 따르면 2015년에는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약 6.7조로 올해 예상치인 5.7조원 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내 은행산업에 대한 규제완화가 이뤄질 예정이지만 저금리, 미 연준 금리인상에 따른 대외 불안요인, 가계부채 취약성 등의 지속으로 인해 수익성과 건전성 면에서 부담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2015년에는 은행의 혁신성에 대한 평가 및 우수은행에 대한 인센티브가 부여되고, 복합점포 등이 허용되며 은행업에 다소 활력을 불어 넣어줄 전망이지만 그에 따른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우리금융의 민영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우리은행의 지배구조 안정화로 영업력 강화가 예상되고, 지방은행의 대형화 또한 경쟁 강화의 요소로 꼽혔다.
서 연구위원은 "뱅크월렛카카오와 알리페이와 페이팔의 진입 등 IT기업의 금융산업 진출로 모바일 지급결제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뱅킹 등을 통해 금융소비자들의 은행 점포 방문수가 현격히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실적 악화와 점포 유지비용 부담을 겪고 있는 국내 은행들의 채널재편에 대한 압력은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금융연의 분석이다.
금융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맞춰 생존을 위한 국내 은행들의 발빠른 채널전략의 재편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금융연은 2015년 은행권의 전략방향과 관련 '호랑이처럼 날카롭고 예리한 눈으로 사물을 보고 소 같이 신중하고 우직하게 행동하라'는 의미의 호시우보(虎視牛步)를 제시했다.
내실경영과 차별화 모색, 완충력 관리와 중기적 리스크 관리, 이익다변화, 내부통제체계의 업그레이드 등 '돌다리도 두들겨 가는' 신중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진 토론에서 안효진 신한은행 전략담당 부행장은 "(IT산업의 금융시장 진출 관련)결국 글로벌 트랜드에 맞춰 따라가야 하지 않나 싶다"며 "신한에서는 인터넷 전업 은행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으며, 결국 ICT와 금융의 접목이 숙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상해를 다녀 왔는데 과거와 달리 금융산업의 급격한 변화에 등골이 오싹했다"며 "위안화 직거래 부분도 불가피하게 따라 갈 수밖에 없으며 이에 대한 준비도 진행중이다"고 말했다.
최성일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은행업이 최악의 상태는 벗어났지만 향후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수익성 회복에는 한참 못 미친 것 같다"며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IT기업과 금융과의 관계와 관련 "대면거래 접점이 중요한데 카카오 등 IT기업이 확보한 접점을 은행들이 제휴를 통해 가져올 수 있는 지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윤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도 IT기업과 전통의 은행업종 간에 플랫폼 싸움이 이뤄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 과장은 "기존 은행이 고객기반을 가지고 했던 부분이 패러다임이 바뀌며 금융과 IT쪽의 제휴관계로 옮아 갔고 조금더 가면 IT쪽에서 금융서비스를 한다고 할 수도 있다고 본다"며 "세력 다툼이나 융합이 어떻게 전개될 지 은행업에 계신 분들이 해결할 부분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에서는 명시적 규제를 털어내 규제를 상당부분 폐지할 계획"이라며 "은행에 대한 혁신 평가해 인센티브를 부여하게 되면 은행의 성과보상이나 내부 제재 프로세스에도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최근 10년간 은행의 1인당 생산성을 비교하면 60% 정도 떨어진 것으로 나오는데 은행별로 순위를 매기면 거의 비슷하다"며 "금융연구원에서 이를 분석해주면 은행경영이나 은행산업에 대한 시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