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국세공무원 사내커플, "인수인계는 사랑의 메신저"

생물학적으로 봤을 때 이는 계절이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며 일조량이 감소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분비량이 줄어든 결과로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이런 계절에 따른 신체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제 짝이 있는 이들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 때문에 이런 외로움도 덜하지 않을까요. 

조세일보(www.joseilbo.com)는 최근 고독의 계절 가을을 맞아 아직 결혼하지 못한 국세청 미혼남녀 110명(남성 : 44명, 여성 : 66명)을 대상으로 결혼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국세공무원 청춘남녀들이 연애와 결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알게 됐는데요.

이들의 주된 어려움은 바쁜 업무, 잦은 야근으로 인해 직장 밖의 이성을 만나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직장 내에서 결혼에 골인했다는 '사내커플'들의 이야기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십 수년 전 수요(남직원)와 공급(여직원)의 불일치로 많지 않았던 사내커플(지금은 퇴직했지만 지방국세청장까지 지낸 고위직 출신도 첫 발령을 받은 세무서에 근무하던 여직원과 결혼을 했고, 현재 부부가 세무서장으로 일하고 있는 케이스도 있지만)은 최근 여직원 비율이 크게 늘면서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사내가 됐든 사외가 됐든 제짝을 찾기 위해 지금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국세공무원들. 그들의 이야기를 전해볼까 합니다.

A조사관은 오늘도 불안한 사람처럼 핸드폰 메신저 창을 열었다 닫았다 합니다.

얼마전 주말 등산모임에서 만난 그녀 때문입니다. 

"뭐해?", "밥 먹었니?"라며 메시지를 보내보지만 돌아오는건 어쩌다 오는 "어"라는 단답 뿐입니다. 

하지만 어느날 그녀가 뭐하고 있냐며 먼저 말을 걸어왔는데요. 한껏 기대에 부푼 A조사관. 하지만 그녀는 간단한 안부에 이어 바로 자기 아버지 사업의 세금문제에 관해 물어왔습니다. 

기대감에 붕 떠올랐다가 바닥으로 떨어진 A조사관은 이렇게라도 얘기하는게 어디냐며 쓴웃음을 짓고 성심성의껏 절세테크를 전수했다는 후문입니다. 

 

얼마 전 여자 후임을 받게 된 C조사관. 약간 어리버리해보이는 첫인상 때문에 이번 후임은 아주 제대로(?) 교육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그 각오는 얼마가지 못했습니다.

옆에서 업무에 관해 하나하나 가르쳐주던 중 서서히 그녀를 향해 가슴이 뛰기 시작하는 자신을 발견했고, 곧 이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그녀에게 일적인 조언을 한다는 핑계로 한두번 밖에서 따로 밥을 먹기 시작했는데요. 이후 사적인 연락이 잦아지고 만나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결국 그 둘은 연인이 되었고, 현재는 국세공무원 부부로서 잘 살고있다고 합니다. 

D조사관이 근무하는 운영지원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늘 소득세과를 거쳐야 합니다. 

소득세과를 지나갈 때마다 열린 문틈으로 보이는 그녀를 남몰래 흠모해오고 있던 그.

화이트 데이를 맞아 용기를 내 소득세과에 들어간 그는 그녀가 근무하고 있는 책상 위에 아무말 없이 사탕이 든 상자를 올려놓았습니다.

깜짝 놀란 그녀. 그 뒤로 그녀는 그를 피하기 시작했고, 세무서 직원들이 다같이 모이는 행사에서도 그와 멀찍이 떨어져 앉는 등 그를 멀리했습니다. 

그의 구애는 끈질기게 이어졌고, 결국 그녀는 그의 진심을 받아들여 사내커플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다른 직원들은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고, 그녀가 다른 세무서로 옮겨간 뒤 청첩장을 받고서야 결혼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하네요.  

 

과메기를 즐겨먹던 포항사나이 E조사관.

대학생활까지 합쳐 벌써 객지생활만 15년째인 그는 결혼 적령기가 되어 많은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올해 모 세무서에 발령받은 E조사관은 우연히 같은 고향 출신에 나이도 동갑인 F조사관을 알게 되었는데요. 

그녀 또한 마찬가지로 타향살이를 오래해 외로움에 지칠대로 지쳤던 상태. 

그와 그녀는 인접한 곳에서 초중고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금방 친해질 수 있었고, 결국 세무서내 대표 커플이 돼 올해 초 결혼했다는 후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