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조금만 더 버티자" = 24일 국회 기재위에서 열린 종합감사에는 최경환 부총리, 임환수 국세청장, 김낙회 관세청장 등이 출석했다. 이날 감사에선 최 부총리의 경제활성화 대책에 대한 여야의 질타가 쏟아졌으며 매년 국감에서 많은 질타를 받았던 국세청장에게는 의외로 답변의 기회가 적게 주어졌다. 반면 좀처럼 답변의 기회가 없었던 관세청장에게는 해외직구, 통관검사 문제 등에 대한 질의가 비중있게 나왔다. (사진=김용진 기자)
野, 최경환 '말바꾸기' 질타…박영선-최경환 신경전
與, 경제활성화 대책 재점검 요구
24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는 '초이노믹스'를 둘러싼 여야의 지적이 쏟아졌다. 여당은 경제활성화 대책 효과가 아직은 미흡하다고 지적한 반면 야당은 '말장난' 혹은 '말바꾸기'라며 매섭게 몰아붙였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은 이날 기재위에서 열린 기재부·국세청·관세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 참석해 "최 부총리가 장관으로 가서 매번 말바꾸고 있다. 담배세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무슨 초이노믹스인가. 말바꾸기가 초이노믹스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정부가 연기금의 주주권을 강화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최 부총리의 태도 변화를 질책하며 "최 부총리가 2004년도에 '연기금 사회주의'라고 얼마나 반대했느냐. 국민연금이나 각종 연금이 정치적 독립성이 있냐"라며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에 동창을 앉혀 놓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불쾌한 듯 "같은 학교라고 해서 다 제가 앉힌 것이냐. 그렇다면 과거 경기고 동문들은 뭐냐"라고 맞섰고 박 의원은 "본부장이 보통 친구냐. 같은 반 친구 아니냐"라고 쏘아 붙였다.
반면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과 박명재 의원은 어려운 경제상황을 거론하며 최 부총리의 경기부양책에 대해 재점검을 할 시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최 부총리가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났는데 학계나 전문가들은 최 부총리가 내놓은 대책이 미흡하다, 성공적이지 못하다고 한다"며 "취임 100일을 맞이해 근본적으로 대책을 재점검하고 재수립하는 정책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고 국민들은 소비를 하지 않아서 돈이 계좌로 다시 들어가는 '돈맥경화' 현상이 있다"며 "물가가 23개월째 1%대이다. 이런 분위기가 산업·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라고 물었다.
최 부총리는 "3분기 GDP 성장률이 2분기에 반토막이 난 이후 1분기 수준으로 성장 속도를 회복했다"면서 "다만 본격적인 회복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린다. 정책이 효과를 내는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부자증세' 재점화, 야-최경환 '평행선'
이날 종합감사에선 기재부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세수귀착효과를 분석해 결과적으로 '부자증세'를 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논란이 또 일어났다.
기재부는 앞서 2008년 세법개정안의 세수효과로 88조7000억원의 세수가 줄었다고 전망했고 이후 5년 간 세법개정으로 총 63조3000억원의 증세가 일어났으며 세수귀착효과는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15조원의 증세가, 서민·중산층, 중소기업은 42조원의 감세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성 의원은 "감세 기준은 2009년에 묶어두고 증세는 그 이후 5년치를 합산해서 빼는 계산방식이 어디 있느냐"며 "세법개정은 4~5년 누적효과가 있는데 시점을 임의대로 기재해서 기재부가 마음대로 하면 되는 것이냐. 최 부총리가 허위증언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세수추계는 다 저렇게 하지 않느냐. 야당의 이용섭 전 의원도 그렇게 했다"며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는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언쟁을 듣던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최 부총리에게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고 최 부총리는 "자의적으로 하지 않았다. 최 의원은 2008년도 감세 효과는 계속 계산하고 중간연도부터 추계하라는 것인데 그렇게 하면 2008년 세법개정 효과는 10년치가 반영되고 지난해 이뤄진 세법개정 효과는 5년치 밖에 반영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이를 듣던 최 의원은 최 부총리에게 강력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방패역할은 힘들어 = 이날 국감에서는 일명 '초이노믹스'로 불리는 제2경제팀의 경제활성화의 실효성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와 질타가 이어졌다. 의원들은 '연기금 사회주의', '부자감세', '담뱃세' 등 핵심 현안을 들고 최 부총리를 공격했고, 최 부총리 또한 이에 맞서 적극적인 해명을 시도했다. (사진=김용진 기자)
"고액체납자 자진신고시 가산세 인하 검토"
고액체납자들이 자진신고를 할 경우 가산세를 인하해 세금납부를 유도하는 한편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담배세를 종량세로 바꾸자는 제안이 나왔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고액체납자는 5년이 지나면 (세금이)소멸된다. 고액체납자가 자진신고 할 때에는 가산세를 인하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고 최 부총리는 "검토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다만 심 의원이 담배세에 신설되는 개별소비세는 종가세 방식인데 종량세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한 것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최 부총리는 "기존에 있던 세금은 종량세로 두고, 새로 도입하는 부분만 종가세로 둬서 소득역진성을 보완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나라들이 종량세 플러스 종가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가세는 과세물건 가격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인플레이션 때 재정수입 확보와 공평과세 확립 효과가 있으며 종량세는 과세물건의 분량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탈세기회를 차단하고 디플레이션 때 재정수입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탈세제보자가 국세청이 아닌 검찰이나 경찰에 제보할 시 포상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정문헌 의원은 "국세청 자체규정상 국세청이 조사한 경우에만 포상금 지급대상자 되느냐"라며 "검찰에서 조사할 때 참고인의 협조가 없었으면 추징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 다른데 가서 얘기했더라도 제보자의 공로를 인정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고 임환수 국세청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