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내정자, 내부 조직 정비·영업력 회복 등 과제 산적
국민은행 노조 "관치 외압에서 벗어난 역사적인 날"
금융권의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된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경선에서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사진)이 막판 미소를 지었다.
KB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김영진 위원장, 이하 회추위)는 22일 차기 회장 압축 후보군 4인에 대한 심층면접과 표결을 진행한 결과 윤종규 전 부사장을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내정하기로 했다.
회추위에 따르면 윤종규 전 부사장은 회추위 투표 결과 재적 3분의 2인 6표를 얻었다. 이에 따라 그는 오는 11월 21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막판까지 경합을 치렀던 하영구 씨티은행장은 외부인사라는 딱지와 함께 국민은행 노조 등의 반발 등이 짐이 되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과 지동현 전 국민카드 부사장도 다크호스로 주목을 받았으나, 결국 4대 KB금융지주회장의 자리는 열리지 않았다.
이번 회추위의 결정은 외부인사였던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 간 갈등으로 사상 초유의 회장과 은행장 동반퇴진이라는 아픔을 겪은 점이 상당 부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와 은행 모두 CEO가 부재한 상황에서 조직을 잘 아는 인사가 조속히 조직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이다.
윤 회장 내정자는 1955년생으로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나와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와 성균관대 대학원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그는 1973년 한국외환은행에 입행하며 은행권과 인연을 맺었으며, 이후 회계법인에서 재무분야의 캐리어를 쌓았다.
특히 윤 내정자는 지난 2002년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시절 김정태 전 행장이 삼고초려로 영입한 인사로도 유명하다.
그는 2002년 국민은행 재무전략기획본부 부행장으로 KB와 연을 맺은 뒤 재무전략기획, 개인금융영업 등에서 업력을 쌓았으며, 2010년부터 2013년까지 KB금융지주 부사장(CFO/CRO)를 지냈다.
어윤대 전 회장 시절 은행장 선출을 위해 실시한 직원 설문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할 정도로 내부 신망이 두텁고, 제25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관쪽에도 상당한 인맥이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윤 내정자는 회장 취임 이후 대대적인 조직 수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경영진 간 갈등으로 상처 받은 지배구조에 대한 개선과 어수선해진 영업조직에 대한 재정비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하는 LIG손해보험 인수 건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국민은행 성낙조 노조위원장은 이번 지주회장 내정과 관련 "최악을 피해서 다행이며 KB가 관치의 외압에서 벗어난 역사적인 날이다"고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냈다.
이어 성 위원장은 "직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는 외풍에 휘둘리지 않도록 내부 승계 프로그램과 지배구조 개선 등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며 "채널 계층간 갈등을 해소하고 조직 안정과 통합을 위한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