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택 임대비용 일부 부담했더니 “소득세 내라”

대법원은 최근 종업원이 회사가 지원하는 임차보증금에 돈을 보태 사택을 빌린 공동임차사택의 경우 근로소득이 비과세되는 사택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같은 판결은 회사가 임차보증금을 전액 지원할 경우 비과세되는 사택으로 규정한 것과 형평에 맞지 않는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소득세법은 종업원이 회사로부터 주택을 제공받음으로써 얻는 이익을 원칙적으로 근로소득세 과세 대상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이러한 이익이 비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회사가 소유한 사택을 무상 또는 저가로 제공하거나, 회사가 직접 임차한 사택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다만 회사가 직접 소유한 사택과 달리 임차사택의 경우 여기에 비과세 요건이 하나 더 추가된다. 임대차 기간 중 종업원 등이 전근·퇴직 또는 이사하는 때에는 다른 종업원 등이 당해 주택에 입주해야 하는 것이다.

상당수의 회사들이 직원들의 주거안정을 위하여 임대차보증금을 지원하는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회사가 임차보증금 지원 규정을 만들 때는 직급이나 회사 근무기간 등을 기준으로 지원액의 한도를 정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를 넘는 경우에는 해당 임직원이 초과부분을 부담하도록 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와 같이 임대차보증금을 회사와 임직원이 나누어 내는 경우에는 임대차보증금 회수를 위하여 회사와 임직원이 공동임차인이 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사안이 바로 위와 같은 경우이다. 이 사건의 원고는 주거안정운영 지원기준을 마련하면서 지원한도액을 정하고, 임차보증금이 지원한도액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에는 회사 명의로, 초과하는 경우에는 회사와 종업원의 공동 명의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임차사택을 지원하였다.

과세관청은 회사와 종업원이 공동 명의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종업원이 전근·퇴직 또는 이사하는 때, 다른 종업원이 해당 임차사택에 입주할 수 없기 때문에 공동임차사택 제공으로 얻은 이익에 근로소득세가 과세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대법원 역시 공동임차사택은 소득세법에서 정한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대법원의 판단을 곱씹어 보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종업원이 제공받은 임차사택의 임대차보증금이 지원한도 이내인 경우에는 해당 종업원에 근로소득세가 전혀 과세되지 않는다. 그러나 임대차보증금이 지원한도를 넘어 공동 명의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근로소득세가 과세되는 것이다. 

결국 동일한 임차사택을 제공받더라도 임차보증금 지원 한도액이 낮아 자신이 임차보증금 중 일부를 부담한 근로자는 근로소득세까지 추가 부담하여야 하는 억울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조세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공동임차사택의 경우는 비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근거는 엄격해석의 원칙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 소득세법은 주택을 제공받음으로써 얻는 이익을 모두 과세대상으로 규정하면서, 법령에서 정한 일부 경우만을 정하여 비과세 대상으로 규정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세법에서 비과세 요건의 충족 여부는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기본적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 판결은 소득세법의 구조와 문언 해석만 보면 타당한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납세자간 과세형평 문제를 생각하면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법원 2014.4.10.선고 2013두3508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