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제보에 따른 포상금은 지난해 1억원에서 10억원으로 한도가 인상된 후, 올해 다시 20억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탈세감시자'로서의 국민의 역할을 이끌어 내기 위해 대폭 증액된 것이죠.
이에 따른 영향인지 탈세제보 건수는 2012년 1만1087건에서 지난해 1만8770건으로 1년 사이에 7683건이 증가했습니다. 탈세제보에 따른 추징액도 2012년 5224억원에서 1조3211억원으로 2.5배 가량 늘었습니다.
올해 역시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수많은 탈세제보가 들어오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하지만 '제2의 로또'라 불릴 만큼 높게 치솟은 포상금을 받기 위해서는 국세청이 제시하는 요건을 완벽하게 갖추어야 합니다. 탈세제보가 난무하는 만큼 제보가 추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경우에만 포상금이 지급된다는 것입니다.
□ "탈세제보 활용은 했는데 포상금 못 준다고?" = 제보자 A씨는 지난해 5월 과세관청에 2008년부터 2012년까지 B씨와 C씨가 축산물 공급업체로부터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를 수취하는 방식으로 탈세했다는 제보를 했습니다.
이에 과세관청이 탈세제보 이송에 따라 현장 확인조사를 실시하자, B씨는 2010년부터 2012년 귀속 종합소득세와 부가가치세를 곧바로 수정 신고한 뒤 납부했고 C씨도 2008년부터 2012년 귀속 종합소득세와 부가가치세를 납부했습니다.
과세관청은 이후 A씨에게 탈세제보를 과세자료로 활용했다는 내용의 탈세제보 처리결과를 통지했습니다.
문제는 과세관청의 행위가 여기가 끝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A씨가 기대했던 탈세제보 포상금이 나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해당 지방국세청장에게 서면으로 탈세제보 포상금 미지급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지만 돌아온 것은 포상금 지급대상 기준에 미달된다는 내용의 통지 뿐이었습니다.
자신의 제보를 통해 과세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포상금이 지급되지 않자, A씨는 억울함에 이의신청을 통해 즉각 불복하고 심판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 과세관청 "포상금 기준금액에 못 미쳐" = A씨는 "탈세사실은 사실과 다른 계산서를 발급한 당사자인 축산물 공급업체의 진술서를 통해 확인되고 있으므로, 진술서를 국세기본법 정에 의한 포상금지급의 근거가 되는 '중요한 자료'로 보아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과세기간 전체의 탈루세액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어 "탈루세액을 계산함에 있어 B씨와 C씨의 탈루세액을 합한 전체 탈루세액에 대해 포상금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과세관청의 의견은 조금 달랐습니다.
과세관청은 "A씨가 탈세제보시 제보내용을 입증하기 위해 첨부한 근거자료는 2012년 과세기간의 거래명세표 등으로 기타 과세기간(2008년~2011년)에 대한 근거자료의 제출이 없으므로 '중요한 자료'에 의해 적출한 탈루세액은 근거자료를 제출한 2012년 과세기간에만 한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A씨의 제보내용에 대해 현장 확인을 한 결과, 사실과 다른 계산서를 수취한 행위가조세범 처벌법에 따른 조세범칙행위에 해당되지 않고 포상금지급 기준금액(탈루세액이 1억원)에 미달해 포상금지급 대상으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 만만치않은 포상금 지급요건…심판원, "과세관청 잘못 없다" = 사실관계를 살핀 조세심판원은 포상금 지급 규정에 대한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과세관청의 처분에 잘못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심판원은 "국세기본법상 탈세정보 제공자에 대한 포상금은 세무관청이 모든 납세의무자의 성실납세 여부를 조사할 수 없는 현실적인 여건 아래에서 조세탈루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내부자 등이 구체적인 자료를 제보할 경우에 적용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과세관청 입장에서 많은 비용과 노력이 요구되는 세무조사를 하지 않고도 용이하게 탈루된 세금을 추징할 수 있으므로 이 같은 비용절감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일정한 요건을 갖춘 제보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입니다.
심판원은 "또 A씨가 제시한 탈세제보 근거자료 중 2012년의 경우 구체적인 탈루세액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거래금액 등이 명시돼 있는 반면, 2008년부터 2011년의 근거자료로 제출한 축산물업체의 진술서의 경우 현장확인조사가 종결되고 심판청구가 제기된 이후 작성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를 근거로 세무서장이 현장확인조사시 피제보업체의 탈세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그 내용 역시 피제보업체가 가공의 계산서를 요구했다는 내용 외에 탈루세액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거래금액 등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탈루세액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비용이 필요한 세무조사를 거칠 수밖에 없는 점 등에 비추어 과세관청이 A씨의 탈세제보에 대해 포상금 지급대상 기준에 미달한다며 포상금 지급을 거부한 처분은 달리 잘못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참고심판례 : 조심2014부1540]
